쓱..힘빠진 어깨, 앞만 보다 뒷문 탈났나

노도현 기자 2022. 5. 18. 2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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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선두 SSG, 5월 불펜 평균자책 7점대 ‘꼴찌’
승기 잡고도 연거푸 날려
김광현 등 선발 호투 속 노바 ‘흔들’
상위권팀 연달아 만나 ‘최대 고비’

SSG 선수들이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를 12회 연장전 끝에 9-9 무승부로 마친 뒤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다 잡은 승리를 놓치기 일쑤다. 10승과 20승을 선점한 프로야구 선두 SSG가 개막 후 최대 고비를 만났다. 불펜진에 균열이 생기면서 뒷문이 헐거워졌고, 메이저리그 90승에 빛나는 외국인 투수도 냉탕과 온탕을 오간다.

SSG는 지난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서 12회 연장 승부 끝에 9-9로 비겼다. 4회까지 8-1로 앞섰지만 마운드가 7점 차를 지켜내지 못했다. 11일 대구 삼성전, 15일 인천 NC전에서 5-1로 리드를 잡고도 역전패를 당한 데 이은 충격적인 결과였다. 패배는 가까스로 면했지만 4시간50분의 혈투에서 남은 건 찝찝함뿐이었다.

올 시즌 초반의 파죽지세는 자취를 감췄다. 지난달 19승(1무5패)을 거둔 SSG는 이달에는 17일까지 14경기에서 6승(1무7패)만 챙겼다. 17일 기준 25승2무12패, 승률 0.676으로 2위 LG(23승16패·승률 0.590)에 3게임 차까지 따라잡혔다.

가장 큰 걱정거리는 뒷문이다. 5월1~17일 SSG 불펜 평균자책은 7.80으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지난달 2위(2.31)에서 밑바닥까지 추락했다. 지난 11일까지 평균자책 0을 이어가던 좌완 고효준은 최근 3경기에서 2이닝 8안타 5실점으로 흔들렸다. 강속구를 뿌리는 2년차 우완 조요한도 기복이 있다. 11일 삼성전, 15일 NC전에선 제구 난조로 고개를 숙이다 이날 두산전에선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았다. 박민호는 2군에 내려갔고 김태훈·장지훈의 구위도 예전만 못하다. 신인 윤태현과 올해 처음 1군 무대를 밟은 한두솔은 위기에서 중압감을 견뎌낼 수 있는 경험이 더 필요해 보인다. 그나마 서진용이 평균자책 2.70으로 버텨주고 있다.

SSG가 그간 이기는 경기가 많았던 만큼 리드를 지키기 위한 필승조인 고효준, 서진용, 조요한은 많이 등판해 힘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나머지 투수들 역시 크게 이기고 있는 경기도 지켜내지 못한다는 게 문제다. 설상가상으로 15세이브를 거둔 마무리 김택형이 전완근 미세 손상으로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당분간 ‘집단 마무리 체제’로 간다.

김광현, 윌머 폰트, 이태양 등 선발진이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선발진에도 이반 노바라는 ‘구멍’이 있다. 두산전 대참사의 불씨를 제공한 것도 노바였다. 8-2로 앞선 6회말 무사 1·2루 위기를 만들고 마운드를 고효준에게 넘겼다. 노바는 지난달 5경기에서 평균자책 6.43으로 부진했고, 5월 들어 첫 2경기에서 호투하면서 살아나는 듯했다. 하지만 또 흔들렸다. 제구가 불안하니 이닝을 길게 소화하지 못하고, 불펜의 부담이 가중되는 악순환이 일어난다.

SSG는 이번주 3위 두산에 이어 2위 LG와 3연전을 치른다. 특히 오는 22일 LG전에는 노바의 등판이 예정돼 있다. 이번 6연전 결과에 따라 상위권 판도가 요동칠 수 있다. 김원형 감독은 “위기 뒤에 찬스가 온다. 다시 치고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SSG가 진짜 강팀인지 여부는 이번 위기를 잘 넘기느냐에 달렸다.

노도현 기자 hyun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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