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서 열린 'UFO 청문회'..결론은 "우리도 뭔지 알고 싶다"
[경향신문]
“대답보다는 질문이 더 많이 남은 자리였다.”
미국 의회가 50여년 만에 개최한 미확인 비행물체(UFO)에 관한 청문회를 두고 미 MSNBC 방송은 이렇게 촌평했다.
미 하원 정보위원회 산하 대테러방첩소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미확인 공중 현상(UAP)’에 관한 청문회를 열었다. UAP는 미군이 UFO를 지칭할 때 쓰는 용어다. 청문회에 출석한 로널드 몰트리 국방부 정보·안보 담당 차관과 스콧 브레이 해군정보국 부국장은 현재까지 UAP 추정 사례가 400건이 넘는다고 보고했다. 지난해 6월 발표한 UAP 보고서에서 2004년부터 17년간 144건의 UAP 사례를 관측했다고 한 것보다 더 늘어난 수치다.
비공개로 전환하기에 앞서 청문회에서는 비밀해제된 UAP 영상도 처음으로 상영됐다. 지난해 FA-18 전투기 안에서 촬영된 구 형태의 물체가 보였으며 국방 당국은 이 물체가 무엇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번 청문회는 지난해 정보 당국의 UAP 관련 보고서 발간에 이은 것으로 UAP에 관한 여러 쟁점을 다룰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청문회는 UAP의 기원, 특징 등에 대해서는 분명한 결론을 내놓지 못했다. 브레이 국장은 “UAP가 비지구적 기원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제시하는 어떤 물질적 증거도 가지고 있지 않다”며 영상으로 흐릿하게 포착된 물체를 정확하게 분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했다. 의원들의 추궁이 계속되자 몰트리 차관은 자신이 공상과학(SF) 장르의 팬이자 관련 세미나에 참석한 적이 있다고 강조하며 “우리 역시 의원 여러분처럼 저기(지구)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싶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미 의회 차원의 UFO 청문회 개최는 1966년 이후 약 56년 만이다. 당시 공화당 원내대표였던 제럴드 포드 전 대통령은 미시간주에서 40명 이상이 UFO로 추정되는 물체를 포착한 사건과 관련해 두 차례의 청문회를 열었다.
비행 도중 UAP를 만났다는 군 내부의 증언이 잇따르면서 미 국방부도 UAP를 안보 이슈로 다루기 시작했다. 수년간 UAP 문제를 담당하는 비밀조직을 가동해 왔던 국방부는 ‘비행체 식별·관리 동기화 그룹’(AOIMSG)을 정식으로 설치했다.
지난해 12월 통과된 국방수권법에는 미 국방부가 UAP의 기원과 특징에 관해 조사한 보고서를 매년 발간하고 연 2회 의회 브리핑을 열 것을 의무화한 내용도 담겼다.
김유진 기자 y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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