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완전히 고립" 뼈 때린 군사전문가
[경향신문]
러 국영방송 토크쇼 작심발언
“세계가 반대” 전황 불리 예측
러시아 군사전문가가 국영방송 토크쇼에서 “우리는 지정학적으로 완전히 고립됐다”고 말했다.
1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퇴역한 공군 대령으로 보수성향 군사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인 미하일 호다료녹은 전날 밤 국영방송 로시야네트워크의 인기 시사토크쇼 <60분>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전 세계가 우리에게 반대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군사·정치적, 군사·기술적 자원은 제한돼 있다”고 말했다.
호다료녹은 “솔직히 상황은 분명 우리에게 불리해질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는 100만명을 동원할 수 있으며 군의 사기도 높고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충분한 군사적 지원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호다료녹의 이 같은 발언은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비판이나 전황에 대한 부정적 보도가 사실상 금지돼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끈다. 앞서 러시아 의회는 지난 3월 러시아군 활동에 대한 허위정보 유포나 신뢰 훼손 행위를 형사처벌 할 수 있는 형법 개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러시아의 시사토크쇼는 패널들이 고함을 치며 자기 주장을 내세우는 게 일반적이지만 이날 패널들은 호다료녹의 발언에 토크쇼 진행자 올가 스카베예바를 제외한 모두가 침묵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스카베예바가 인도와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고 있다고 지적하자 호다료녹은 “인도와 중국의 지원은 무조건적인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또 “군사·정치적으로 현실 감각을 가져야 한다”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한 핀란드를 향해 로켓을 흔들면 우스워 보일 뿐”이라고도 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이날 방송 영상은 러시아판 페이스북 브이콘탁테에서 공유되며 380만명 이상이 시청했다.
실제 러시아는 17일 우크라이나 남동부의 전략적 요충지인 마리우폴을 장악하는 데 성공했지만, 제2 도시인 하르키우에 대한 통제권을 잃어버리면서 전장에서의 우위를 확실히 점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는 돈바스에서 펼친 공세에도 불구하고 도네츠크 지역을 아직 차지하지 못했다. 전진 속도는 하루 1~2㎞에 불과할 정도로 매우 느린 데다 사상자도 대거 생긴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보다 사거리가 긴 서방의 포병 장비가 우크라이나에 본격 지원되면 포격 중심의 향후 전황에서 우크라이나가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전쟁이 교착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양측의 평화협상도 지난달 29일 이후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정원식·박용하 기자 bachwsi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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