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하 "삶의 다른 가능성 상상..힘든 현실 견딜 수 있어" (유퀴즈)

김한나 온라인기자 2022. 5. 18.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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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경향]

tvN 방송 캡처


‘유 퀴즈 온 더 블럭’ 김영하가 아이디어를 얻는 법을 밝혔다.

18일 오후 방송된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김영하 작가가 자기님으로 출연했다.

이날 2013년 ‘살인자의 기억법’으로 김영하는 신선한 소재로 화제를 일으켰다. 이런 소재는 어떻게 꺼내냐는 유재석의 물음에 김영하는 “저는 노트가 하나 있다. ‘절대 쓰지 않을’ 이야기들의 목록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뭘 할 때 ‘이거 꼭 해야지’라고 써 놓은 것들이 있지 않으냐. 그러면 쓸 때부터 제한된다. 꼭 가고 싶은 여름 휴가지로 하와이, 괌, 제주도를 적으면 휴가가 짧아서 하와이를 못가고 유럽도 비싸서 못가고 하다보면 현실적으로 생각하게 되고 좁아진다. 우리 가족이 절대 가지 않을 휴가지를 적어보자고 제안한다. 안 갈거니까 신나게 얘기한다”라고 밝혔다.

‘안 갈 곳을 말하면 싸울 일이 없다’라고 말한 김영하는 “그러다 문득 우리는 왜 못 가지? 갈 수도 있지 않을까? 해보다보면 의외로 어렵지 않을 수 있다. 소설가도 ‘꼭 써야지’하고 쓰면 리스트가 제한된다. 어차피 안 쓸거니까 막 쓰는거다. 나중에 이제 쓸 게 없으면 그 노트를 펼쳐본다. 5년 전 못 쓸거라 생각했던 어떤 얘기가 시대가 바뀔 수도 있고 내가 바뀔 수도 있다”라고 전했다.

tvN 방송 캡처


평소에도 재미있는 상상을 많이 하냐는 물음에 그는 “소설은 상상력의 산물이다. 상상을 하는 게 일이다. 오늘도 눈을 떴는데 두 분 얼굴이 떠올랐다. 그때 상상을 하는 거다. 어떤 고등학교에 유재석과 조세호라는 이름을 가진 왕따 둘이 있다면 어떨까? 훨씬 어두운 상상을 할 때도 많다. 유재석, 조세호가 있는 반에 살인 사건이 발생한다던가. 그런데 그 살인 사건을 해결하는 것을 그 둘인 거다. 그런데 조세호가 살인범으로 의심받는다”라며 흥미진진하게 전개를 이어나갔다.

상황을 놓고 상상하는 것이 직업병일 수 있겠다는 유재석에 김영하는 “지하철에서 20대 때부터 많이 하던 버릇이다. 전화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한쪽 얘기만 들리지 않냐. ‘내가 안 한다 그랬잖아’라고 하면 ‘뭘 안 한다는 거지?’라면서 듣기 시작한다. 나머지 반의 얘기를 상상하는 거다. 우리가 남의 전화 통화를 굉장히 거슬려 한다. 왜냐하면 불충분한 정보를 받기 때문에 그렇다. 뇌를 써야한다. 저는 이게 일이니까 혼자 안 듣는척 하면서 다 듣고 상상해본다”라고 설명했다.

김영하는 “자기 자신과 자기 삶에 대해 다른 가능성을 상상해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좋다. 어릴 때 부모님한테 혼날 때 사실 나는 재벌집 아들인데 버려진 거 아닐까?라고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힘든 가정생활을 버틸 수 있다”라고 말해 웃음 짓게 했다.

그는 “가족 로맨스라는 문화 평론 개념이다. 스토리텔링으로 힘든 현실을 견디는 거다.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는 나와 비슷할 수 있었던 누군가의 다른 삶을 상세히 아는 것만으로도 지금 삶이 굉장히 특별해 보인다. 이것이 많은 삶 중 하나고 나밖에 만들어 갈 수 없다고 생각하면 이상하게 견딜만하다”라고 말했다.

한편 tvN 예능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럭’은 매주 수요일 오후 8시 40분에 방송된다.

김한나 온라인기자 klavie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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