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현대제철, 4년 전 보고서 만들고도..사고 되풀이
[KBS 대전] [앵커]
지난 3월 현대제철 당진제철소에서 한 노동자가 작업 도중 실족해 고온의 아연용기에 빠져 숨지는 사고가 났었습니다.
그런데 4년 전에도 해당 공장에서 유사 사고로 다른 노동자가 중화상을 입어 두 발을 잃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KBS가 당시 현대제철의 자체 보고서를 입수했는데, 안전 관리가 미흡하다고 파악해놓고도 4년 동안 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집중취재, 먼저 정재훈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리포트]
현대제철 당진제철소 1냉연공장입니다.
지난 3월, 직원 50대 최 모 씨가 아연 찌꺼기 제거 작업을 하다 중심을 잃고 앞으로 쏠리면서 460도 고온의 아연용기에 빠져 숨졌습니다.
노동청 조사 결과, 추락사고를 방지할 안전난간도 없고 안전대와 생명줄이 연결돼 있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그런데 4년 전에도 거의 같은 사고가 있었던 것으로 KBS 취재결과 드러났습니다.
2018년 4월, 같은 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 60대 김 모 씨가 정비 작업을 하다 고온 아연용기에 빠져 화상을 입고 양쪽 발을 잃었습니다.
사고 직후 현대제철이 작성한 자체 대외비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4년 전 사고의 경우에도 안전시설 설치 상태와 작업표준, 안전수칙 준수 등이 미흡한 게 원인으로 돼 있습니다.
아연용기 주위에 안전난간이 없고 안전대 걸이용 생명줄과 안전대 설치의 적정성이 미흡하다고 돼 있습니다.
또 작업표준과 위험성 평가 항목과 내용도 미흡하다고 돼 있는데, 지난 3월 사고가 난 작업은 아예 작업표준과 위험성 평가 조차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최진일/노동건강인권센터 새움터 대표 : "회사 입장에서 서류상으로만 이런 계획이 있고 이걸 이행하지 않아도 누구도 뭐라고 하지 않는 상황..."]
현대제철은 두 차례 사고를 겪고 나서야 실족 방지용 안전난간을 세우고 생명줄을 추가 설치하는 등 뒤늦은 개선조치에 들어갔습니다.
그동안 안전 문제를 개선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두 사고의 공정과 작업 방식에 차이가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이번 기회에 안전점검과 관리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정재훈입니다.
촬영기자:박평안
정재훈 기자 (jjh119@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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