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원이 노래하는 어른을 위한 옛동요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
[스포츠경향]
이 시대 ‘마지막 음유시인’으로 불리는 통기타 가수 이성원의 동요집이 180g 오디오파일 45rpm LP로 굿인터내셔널 레이블에서 발매가 됐다.
2022년에 오리지널 마스터(1999녹음)에서 새롭게 리마스터링하여 독일에서 마스터 컷팅과 프레싱을 한 음반이다. ‘뒷문 밖에는 갈잎의 노래’는 ‘이성원이 노래하는 어른들을 위한 옛동요’라는 부제가 붙은 음반으로 ‘겨울나무’ ‘엄마야 누나야’ ‘구두발자국’ 등 옛동요 10곡이 담겨있다.
그의 노래는 가뭄 속의 단비처럼 우리에게 잊고 살아온 어릴 적 소중했든 추억을 되살려 준다. 혼자 있을 때 이 음반을 들으면 왠지 힘이 솟구치는 기분이다.
아이들 만큼이나 정직하고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그가 한없이 부러운, 고마움과 신선함이 담긴 음반이다.
이 음반을 만들 당시 초등학교 아이들의 도움을 받기도 했다. 춘천에서도 한참 들어가는 깊은 산골에 있는 추곡초등학교 학생들이 이 음반 첫 곡과 마지막 곡을 불러주었다
한 학년이라야 고작 서너 명, 전교생이 스물 아홉 명에 불과한 작은 학교, 시를 쓰는 교감선생님 협조로 아이들의 때묻지 않은 소리를 실을 수 있었다.
여린 봄 햇살이 수줍게 찾아 든 교실 한 켠에 녹음장비를 설치하고 지도교사에게 시작 신호를 보내자 교사의 풍금소리에 이어 번지는 ‘따옥 따옥 따오기 논에서 울고…’ 아이들의 목소리에 실린 너무도 귀에 익은 풍금소리를 타고 다가오는 어린 시절 추억에 녹음하던 이들은 순간 핑 도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우리는 너무도 많은 것을 잃고 산다는 것을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성원씨의 동요와 또 추곡초등학교 아이들의 노래는 도심의 회색 정글에서 쫓기듯 살아온 날들이지만 아직도 우리의 마음 한구석에 화석처럼 남아있는 아름다운 기억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지요” 이성원의 동요 음반제작을 도왔던 김진묵 음악평론가의 의 말이다.
이성원이 노래하는 옛동요는 초등학교의 선생님과 낡은 풍금소리를 가슴 한 켠에 묻어두고 훌쩍 세월을 넘겨버린 어른이를 위한 동요 음반이다.
손봉석 기자 paulsoh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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