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서 끝까지 투쟁하기 위해" 임종린 지회장, 53일 만에 단식 멈춰

인현우 2022. 5. 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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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 모기업인 SPC그룹 사옥 앞에서 52일 동안 단식 투쟁을 이어온 임종린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 지회장이 19일 단식을 멈춘다고 밝혔다.

임 지회장은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트위터를 통해 "내일 오전 11시 공식 기자회견 후 53일 차 단식을 중단한다"면서 "협상이 잘 끝난 것은 절대 아니고 여러 트친(트위터 친구)분들의 말씀대로 살아서 끝까지 투쟁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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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바게뜨노조 임종린 지회장 단식 장기화
연대자들 "단식 지속할 수 없는 상황" 설득
임 지회장 '단식일기' 등 SNS 공감대 형성
'동네빵집 챌린지' 등 불매운동으로 연결
"투쟁은 계속된다"에 "불매도 계속하겠다" 응원
SPC 파리바게뜨 시민대책위가 지난달 20일 오전 11시 서울 양재동 SPC 본사 앞에서 “임종린 지회장과 파리바게뜨 노동자들을 지켜주세요” 시민선언 결과와 계획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파리바게뜨 모기업인 SPC그룹 사옥 앞에서 52일 동안 단식 투쟁을 이어온 임종린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 지회장이 19일 단식을 멈춘다고 밝혔다.

임 지회장은 18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 트위터를 통해 "내일 오전 11시 공식 기자회견 후 53일 차 단식을 중단한다"면서 "협상이 잘 끝난 것은 절대 아니고 여러 트친(트위터 친구)분들의 말씀대로 살아서 끝까지 투쟁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파리바게뜨 노조 투쟁과 연대하는 시민사회단체 관계자에 따르면 임 지회장은 더 이상 단식을 버틸 수 없는 건강 상태로 알려졌으며, 이들은 임 지회장의 단식을 끝내도록 설득했다.

임 지회장은 이어 "그간 단식을 끝내지 못했던 여러 이유 중 하나는 단식을 끝내면 사람들의 관심도 사라지지 않을까, 회사가 저리 뻔뻔하게 나오는 것도 영원히 단식할 수 없으니 단식 끝나고 이슈가 사라지길 기다리는 거 아닐까 하는 생각이 컸다"고 밝혔다. 그는 단식을 마치지만 "이후에도 투쟁은 계속되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2018년 당시 노사 간담회장에 입장하는 임종린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파리바게뜨 지회장. 연합뉴스 자료사진

앞서 MBC 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 등에 출연한 임 지회장에 따르면 노조의 요구는 △연차 및 복원휴가 사용 △점심시간 1시간 보장 △임신 시 유급휴직 보장 등 적정 노동권 요구였다. 2018년 불법파견 해결책으로 SPC가 약속한 사회적 합의안도 이행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또 임 지회장은 노조의 투쟁이 시작되자 사측의 노골적인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소속 노조원 괴롭힘과 탈퇴 요구 작업이 이어졌다고 밝혔다. 앞서 고용노동부 성남지청은 파리바게뜨 제빵사들이 소속돼 있는 파리크라상 산하 피비파트너즈 측 관계자 3명을 부당노동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측은 이것이 관계자 개인 행동이며 회사의 활동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단식투쟁 53일, SNS 통한 응원과 걱정 쏟아져

임종린 지회장의 '단식투쟁 일기' 일부. 트위터 캡처

그간 임 지회장의 단식 투쟁은 SNS에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노조 측 투쟁의 대상인 SPC는 파리바게뜨를 비롯해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 다수의 소비재 프랜차이즈 업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 초 화제성이 컸던 '포켓몬 빵'을 판매하는 삼립 역시 SPC 지배구조 아래 있다는 점, 또 투쟁의 주체가 파리바게뜨 빵을 만드는 제빵사라는 점 등이 눈길을 끌었다. 임 지회장이 트위터와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한 '단식투쟁 일기'도 큰 반향을 불렀다.

시민사회단체를 주축으로 한 '파리바게뜨 노동자 친구들' 웹사이트에 연대자가 모였다. 트위터에서는 SPC 아래 브랜드를 공유하고 불매운동을 벌이자는 운동을 넘어 '#동네빵집_챌린지'라는 해시태그가 등장했다. 프랜차이즈 빵집인 파리바게뜨를 이용하는 것을 피하자는 의도에서 출발해, 즐겨 이용하는 동네 빵집을 서로에게 추천하자는 아이디어다. 17일에는 역시 트위터를 기원으로 하며 현재는 국내 유명 디제잉 파티로 정착한 '슬픔의 케이팝 파티' 팀이 연대 공연을 벌였다.

시민사회의 SNS 투쟁을 다룬 임종린 지회장의 '단식투쟁 일기' 부분. 트위터 캡처

연대자들은 트위터를 통해 "SPC 불매 운동을 계속하겠다" "투쟁을 끝까지 지켜보겠다"며 단식을 마치는 임 지회장을 위로했다.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은 이날 부산역에서 SPC에 항의하는 1인 시위를 마치고 "임종린 지회장이 20㎏ 가까이 빠지고 더 이상 안 빠진다는 것은 이미 장기가 망가지는 것이다. 이 지경인데 회사는 단체로 야구 구경을 가고 시사직격 인터뷰에 고소 고발을 예고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단식 종료 소식을 접한 후 임 지회장에게 "단식이 길었던 만큼 보식을 잘하셔야 한다"고 격려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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