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리그] '상대와 압도적 전력 차'+'짧은 개인 출전 시간'+'부족한 동기 부여', 고려대의 대처법은?

손동환 2022. 5. 18. 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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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는 매 경기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 하지만 그게 꼭 좋지만은 않을 수 있다.

고려대학교(이하 고려대)는 2013년부터 2015년까지 3년 연속 대학리그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2016년에도 대학리그 정규리그와 MBC배 대학농구대회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2010년대 중반 대학리그 최강자로 군림했다.

그러나 2016년 대학리그 챔피언 결정전부터 연세대에 ‘최강’이라는 자리를 내줬다. 2021년 대학농구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 트로피를 획득했지만, 연세대라는 강력한 경쟁자 없이 차지한 우승이었다. 우승한 고려대도 큰 의미를 품지 않았다.

그리고 2022년. 고려대는 막을 수 없는 팀이 됐다. 단국대와 맞붙기 전까지 9전 전승. 단국대와 경기 전까지 평균 득실 마진은 무려 +34.2였다.

최강 라이벌인 연세대와 맞대결하지 않았다고는 하나, 경희대와 동국대 등 중상위권과의 대결이 포함된 수치다. 3위 경희대(7승 2패)와는 평균 +31.5의 득실 마진을 기록했고, 5위인 동국대(5승 4패)에는 38점 차 완승을 거뒀다.

고려대가 압도적인 이유. 여러 가지가 있다. 먼저 여준석(202cm, F)의 가세다. 높이와 스피드, 힘을 모두 겸비한 여준석은 입학 전부터 ‘탈대학리그’ 선수로 꼽혔다. 대학교 입학 후에도 선배들을 넘어선 기량을 보이고 있다. 코트를 긴 시간 밟지 않아도,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여준석의 존재만 있는 게 아니다. 문정현(193cm, F)이라는 뛰어난 연결 고리가 있고, 박무빈(185cm, G)이라는 대학 무대 최고의 슬래셔가 있다. 여기에 학년별로 탄탄한 선수층을 자랑한다. 주희정 고려대 감독이 매 경기 엔트리를 고민해야 할 정도다.

단국대전도 마찬가지였다. 경기 초반 단국대의 3-2 지역방어와 조재우(200cm, C)의 골밑 공격에 고전했을 뿐, 2쿼터부터 상대를 압도했다. 이전보다 적은 점수 차로 경기를 끝내기는 했으나, 경기에 거의 뛰지 않았던 멤버들이 4쿼터에 대거 출전. 단국대 또한 일찌감치 압도했다. 85-59로 경기 종료.

위에서 이야기했듯, 고려대는 분명 대학리그 최고의 전력을 자랑한다. 현 시점에서 가장 뛰어난 대학 팀이다. 매 경기 압도적인 결과를 내고 있다. 선수들의 집중력과 치열함이 떨어질 수도 있다.

물론, 열정을 보인 선수들이 많았다. 주인이 정해지지 않은 볼에 몸을 던졌고, 이를 공격권과 득점으로 연결됐다. 하지만 ‘압도적 경기력’과 ‘다수의 엔트리 활용’, ‘짧은 개별 출전 시간’이 잘못 결합되면, 팀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흔들릴 수 있다.

주희정 고려대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연습 때 집중력 있게 하려고 한다. 운동 시간을 길게 하는 것보다, 할 것부터 집중하려고 한다. 포인트를 짚어서 운동하려고 한다. 그런 분위기가 매 경기 좋은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한다”며 준비 과정부터 중요하게 여겼다.

수훈 선수 중 한 명이었던 문정현 역시 “1~20점 차로 이기면 잘 못했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그 점이 부담이 됐다. 하지만 다들 점수 차 신경 쓰지 말고, 우리 농구를 하려고 했다. 그게 매 경기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위에 언급된 요소들보다 ‘고려대 농구’를 더 중요하게 여겼다.

그러나 계속 이야기했듯, 30분 내외로 코트에 출전하는 선수가 고려대에는 거의 없다. 1~20분의 출전 시간을 받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경기 감각과 경기 체력을 쌓기 어렵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본다면, 좋은 현상은 아닐 수 있다.

하지만 주희정 감독은 “(많이 뛰는 선수가 기량 발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이론적으로는 맞다. 그러나 정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많이 뛰어서 기량이 는다고 하면, 3~40분 뛰는 다른 학교 선수들은 모두 프로에서 성공해야 한다”며 반론했다.

이어, “잠깐 뛰더라도, 무엇을 해야 할지 알고 들어가는 게 중요하다. 거기에 맞춰 집중력을 보여줘야 한다. 코칭스태프도 선수들에게 맞는 포인트를 세밀하게 짚어주려고 한다. 그래서 지금 고려대에 있는 선수들이 10분만 뛰더라도, 자기 역할을 거의 해낸다고 생각한다”며 선수들에게 주입하는 요소들을 덧붙였다.

문정현 또한 “우리 앞에서 전투적인 팀도 있지만, 경기 전부터 기가 죽어있는 팀들이 많이 있다. 그런 게 동기 부여에 어려움을 줄 때도 있다. 하지만 우리의 궁극적인 무대는 ‘프로’다. 프로에서 해내야 할 것들을 생각하며 농구한다”며 ‘압도적인 전력 차’와 ‘짧은 출전 시간’, ‘동기 부여’에 관한 생각을 말했다. 주희정 감독의 의견과 거의 비슷했다.

고려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기본에 충실하려고 했다. 그 기본은 이랬다. 아무리 짧더라도 코트에 나가는 시간만큼은 집중하고, 팀에서 원하는 역할을 정확히 수행하는 것이었다. 고려대 선수 대부분이 그런 마음과 행동을 보여줬기에, 고려대는 10경기 모두 상대를 압도할 수 있었다. 그리고 최대 라이벌인 연세대와 26일에 비정기전을 치른다.

[고려대, 2022 대학농구리그 경기 결과]
1. 2022.03.28. vs 한양대 : 91-55 승
2. 2022.03.31. vs 경희대 : 87-65 승
3. 2022.04.06. vs 상명대 : 99-81 승
4. 2022.04.12. vs 한양대 : 91-63 승
5. 2022.04.26. vs 경희대 : 110-69 승
6. 2022.05.03. vs 상명대 : 99-47 승
7. 2022.05.10. vs 성균관대 : 111-79 승
8. 2022.05.12. vs 명지대 : 90-49 승
9. 2022.05.16. vs 동국대 : 113-75 승
10. 2022.05.18. vs 단국대 : 85-59 승


사진 제공 = 한국대학농구연맹(KUB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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