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 대통령 첫 '민주의 문' 입장.. 임을 위한 행진곡 논란도 마침표

김미경 2022. 5. 18. 20:2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보여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행보는 그동안 보수정부의 관례를 깨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보수진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5·18 유공자 유족 등과 함께 국립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문을 통해 입장했다.

그러나 이날 기념식에 앞서 유족과의 비공개 환담을 가진 윤 대통령은 매년 기념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환담이 끝난 뒤 5월 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민주의문을 넘어 기념식에 참석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5월 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정문인 '민주의문'을 통해 입장하고 있다. 공동취재=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보여준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행보는 그동안 보수정부의 관례를 깨는 파격의 연속이었다. 윤 대통령은 우선 광주까지 대통령 전용 헬기가 아니라 KTX 특별열차를 이용했다. 열차에는 대통령실 수석비서관 등 참모진과 추경호 총리대행을 비롯한 부처 장관, 국민의힘 의원 100여명 등 대규모 인원이 함께 탑승해 이동했다. 이처럼 보수정부에서 5·18 기념식에 당·정·청 지도부와 의원들까지 모두 참석한 것은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에 앞서 국민의힘 측에 의원 전원이 참석했으면 한다는 뜻을 전달했고, 개인사정으로 불참한 일부 의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원이 참석했다. 지난 2004년 8월에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가 소속 의원 100여명과 함께 5·18 민주묘지 참배에 나선 일은 있으나 대통령으로서 기념식에 대규모 인원을 동원한 것은 윤 대통령이 최초인 셈이다. 더불어민주당도 이날 국회의원 100여명이 기념식 행사에 참석해 국회의원 3분의 2 이상이 기념식을 방문한 이례적인 기록을 남겼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날 보수진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5·18 유공자 유족 등과 함께 국립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문을 통해 입장했다. 지금까지는 문재인 전 대통령만 2017년 5·18 기념식 때 민주의문으로 입장했다. 윤 대통령은 3·9 대선 후보시절인 지난해 11월10일과 올해 2월6일 2차례 5·18민주묘지를 찾았으나 '전두환 옹호발언'과 '개사과 사진' 등이 논란이 되면서 유족들의 반발에 부딪혀 추모탑 공식 헌화나 분향 없이 묵념만 하고 돌아서야 했다.

그러나 이날 기념식에 앞서 유족과의 비공개 환담을 가진 윤 대통령은 매년 기념식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환담이 끝난 뒤 5월 단체 관계자들과 함께 민주의문을 넘어 기념식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또 5·18을 상징하는 '임을 위한 행진곡'도 제창(다함께 부르기)했다. 윤 대통령은 유족 등 옆좌석 참석자들과 손을 맞잡고 앞뒤로 팔을 크게 흔들면서 노래를 불렀다.

그동안 보수정부가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 방식으로 축소해온 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2008년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이 북한에서 불리는 노래이고, 국론을 분열한다는 이유로 '합창' 방식으로 변경했다가 2009년 기념식에서는 공식 식순에서 제외했다. 박근혜 정부도 '합창' 형식에 머물렀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제창'으로 다시 바뀌었다. 윤 대통령이 직접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한 만큼 몇해동안 반복되온 보수와 진보진영 간의 '합창'이냐 '제창'이냐 공방에 마침표를 찍었다는 평가도 뒤따르고 있다.

윤 대통령은 이날 5·18 기념사도 7~8번을 직접 수정하면서 공을 들였다. 기념사 마지막에는 원고에도 없던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시민"이라는 문구가 추가돼 눈길을 끌었다. 대통령실 측은 "윤 대통령이 광주로 향하면서 떠오른 생각을 즉석에서 포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1963년 6월 베를린을 방문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연설 중 '나는 베를린 시민'이라는 문구에서 영감을 받아 마지막 문장을 추가했다. 당시 케네디 전 대통령은 "2천년 전 가장 자랑스러운 말은 '나는 로마 시민이다' 였으나 이제 자유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말은 '나는 베를린 시민'"이라며 "모든 자유인은 그들이 어디에 살더라도 베를린 시민이라 할 수 있고, 저 역시 자유인의 한 사람으로서 자랑스럽게 말하겠다.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라는 유명한 연설을 남겼다.

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Copyright © 디지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