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어학당 주관식 시험 없앤 이유..강사 수당 때문?

김혜린 2022. 5. 18.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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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 시험이 주관식에서 객관식으로 급작스레 바뀌었는데요.

어학당 강사들은 자신들의 수당을 지급하지 않기 위한 학교 측의 꼼수라고 주장하고 있고 학교 측은 이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어쨌든 피해는 학생들에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김혜린 기자입니다.

[기자]

연세대학교 한국어학당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강사 A 씨.

하루 평균 4시간의 강의를 위해 2시간 정도는 수업 준비를 위해 씁니다.

과제 첨삭과 시험 출제·채점, 그리고 회의 등 강의 외에도 할 일이 태산입니다.

[A 씨 / 연세대 한국어학당 강사 : (준비 없이는) 수업을 진행할 수 없을 거예요. 안 하고서는 저희가 부끄러워지는 상황이 생기는 거죠. 학생들에게.]

하지만 수업 준비를 위해 쓰인 시간은 강사 개인의 노력일 뿐, 노동의 대가로는 인정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학교에서 오직 강의 시간에 대해서만 평균 3만 원 남짓한 시급을 지급하기 때문입니다.

강사들은 강의 준비 시간도 노동시간으로 인정해달라고 요구하며 무급 노동에 대한 파업을 선언했습니다.

[B 씨 / 연세대 한국어학당 강사 : 수업의 질을 위해서 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학교에서 시간 외 노동을 인정하지 않아도 할 수밖에 없는 일이고요. 정당한 노동에 대해서 인정해달라고 저희가 요구하고 있습니다.]

학교 측은 문제 해결 대신 업무에서 이 강사들을 배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더해 강사들이 주관식으로 출제하고 채점하던 시험은 사라졌고, 최근 치러진 기말시험은 학교 측이 만든 객관식으로 대체됐습니다.

[연세대학교 관계자 : (시급은) 수업하는 내용에 대해서만 포함된 게 아니라 시험 출제라든가 채점에 대해서도 포함된 금액입니다.]

피해는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돌아왔습니다.

학생들은 시험 일주일 전에서야 주관식으로 치러진 중간시험 성적이 삭제되고, 기말시험이 100% 객관식으로 치러진다는 공지를 받았습니다.

비자 연장을 결정짓는 어학 성적이 단 한 번의 시험으로 판가름나게 된 겁니다.

[C 씨 / 연세대 한국어학당 학생 : 모든 부담이 기말시험에 쏠릴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학생들을 이렇게 평가하는 학교에 실망했습니다. 소위 명문대에서 하는 일이라기엔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앞서 법원은 한국어 강의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업무에 필요한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내 한국어교육원 대부분이 강의 외 노동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YTN 김혜린 (khr08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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