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SKB, '망 사용료' 소송 여전히 평행선 달려

이기범 기자,이준성 기자,최현만 기자 2022. 5. 18. 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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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SKB 항소심 2차 변론기일 진행..각자 입장 되풀이
재판부 "추후 주요 쟁점별로 논의 좁혀 재판 진행할 것"
서울고등법원에서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항소심의 2차 변론기일이 18일 오후 진행됐다. 이날 재판이 끝난 후 SK브로드밴드 측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가 브리핑을 하는 모습. 2022.5.18/뉴스1 © News1 이기범 기자

(서울=뉴스1) 이기범 기자,이준성 기자,최현만 기자 =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망 사용료'를 둘러싼 법정 공방이 여전히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양측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는 상황에서 재판부는 주요 쟁점별로 재판을 이어갈 예정으로, 최종 판결까지는 당초 예상보다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18일 오후 서울고등법원 민사19-1부는 넷플릭스가 SK브로드밴드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 확인 소송 항소심의 2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망 사용료 갈등으로 SK브로드밴드와 법적 분쟁을 벌이다 1심에서 패소했다. 넷플릭스는 판결에 불복, 지난해 7월 항소를 제기했고 SK브로드밴드는 같은 해 9월 반소(맞소송)로 맞섰다. 지난 3월16일에는 항소심 첫 변론기일이 열렸다.

2차 변론에서는 콘텐츠사업자(CP)와 인터넷서비스사업자(ISP) 간의 망 이용 및 대가 지급에 관한 기술적 내용이 다뤄졌다. 앞서 1차 변론기일 당시 재판부는 양측에 Δ넷플릭스의 SK브로드밴드 망 이용 여부 Δ양사 간 연결상태 유지에 대한 합의 존재 유무 ΔSK브로드밴드가 국내 CP로부터 대가를 받는 기준 등에 관한 자료를 요청했다.

이번 재판은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가 각각 주요 쟁점별 자사 입장을 프레젠테이션(PPT) 형식으로 발표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넷플릭스 측은 망 연결에 대한 무정산 방식을 사전에 전제한 상태에서 SK브로드밴드가 2018년 뒤늦게 망 사용료를 요구하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또 기존처럼 넷플릭스는 접속료와 전송료를 구분해 전송료에 돈을 내지 않아도 된다는 주장을 반복했다. 인터넷망에 접속하기 위한 비용(접속료)을 지불하고 나면 이후 최종 이용자에게 '세계적 연결'을 제공하는 건(전송료) 통신사의 책임이라는 주장이다.

이와 함께 상호무정산 원칙인 '빌앤킵'(Bill and Keep) 정산 방식을 강조했다. 기업이 서로의 이득을 위해 직접적인 대가를 주고받지 않고도 정산한 것으로 '퉁치는' 관행을 재차 언급했다. 빌앤킵 방식이 망 사업자(ISP)와 콘텐츠 사업자(CP) 간이 아닌 ISP 간 성립되는 관행이라는 반박에 대해선 "ISP 사이뿐만 아니라 인터넷 구성하는 모든 네트워크 사이에 적용되는 관행"이라고 재반박했다.

또한, 자체 개발한 오픈 커넥트 어플라이언스(OCA) 기술로 불필요한 지출 없이 트래픽을 줄일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에 대해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최초엔 퍼블릭망을 이용해 자사 정책상 비용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2018년부터 전용망을 사용하면서 망 이용대가 문제가 발생했다고 반박했다.

또 망 이용대가와 기술적 문제에 대한 논의는 별개로 진행돼 왔다고 주장했다. 망의 품질 문제가 발생하는 상황에서 망 사용료 협상을 추후에 진행한 것이라며, 이를 교통사고를 당한 환자가 응급실에 실려 온 상황에 비유했다.

또한, 상호접속고시를 들어 망 이용대가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없다는 넷플릭스의 주장과 달리 국내법상 망 이용대가에 대한 규정이 마련돼 있다고 짚었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가 빌앤킵 원칙을 무리하게 적용하기 위해 송신 ISP와 착신 ISP라는 자의적 개념을 들고나왔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빌앤킵은 ISP 간 상호 접속 대가에 대한 정산 방법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넷플릭스가 강조하는 OCA에 대해선 설치 시 서버 관리 안정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재판부는 넷플릭스와 SK브로드밴드의 무정산 합의 존재 여부를 주요 쟁점으로 꼽으며 다음 재판 기일에는 이 부분에 대해서만 변론과 심리를 집중해 진행하기로 했다. 추후 쟁점별로 재판을 진행하겠다는 얘기다. 다음 변론기일은 6월15일 오후 5시에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재판과 관련해 SK브로드밴드 측인 강신섭 법무법인 세종 대표변호사는 "재판이 양측의 각자 주장으로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며 "주요 쟁점을 위주로 하나의 선을 넘어야 다음 진행이 가능해 재판이 길어질 가능성이 있다. 재판부도 이 사건이 세계적 주목을 받고 있다는 점을 알고 충분히 심리를 진행해 판결을 내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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