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다음 국회 연설땐 야유 받을지도"..광주행 '당정 열차' 얘기꽃(종합)
"野 한덕수 인준 해줄 것, 안되면 대행체제 불가피".."강용석과 전혀 연락한 적 없어"
(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조소영 기자,이균진 기자,이밝음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은 18일 아침 일찍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광주행 KTX 특별열차에 몸을 실었다. 이날 열차에는 수석비서관 등 대통령실 참모들과 정부 부처 장관들은 물론 국민의힘 의원 전원에 가까운 100여명도 함께 탔다. 이날 기념식을 국민통합의 장으로 만들기 위해 윤 대통령이 특별이 당과 정부에 요청해서 만들어진 '당정 열차'였다.
특별열차 6량 가운데 1호칸에는 대통령이, 3호칸에는 당 지도부가 탔고, 4호칸에는 대통령 참모들과 국무위원들이, 5~6호칸에는 의원들이 각각 탑승했다. 윤 대통령은 식당칸인 2호칸에서 국민의힘 '호남동행 의원단'과 샌드위치 조찬을 했다. 호남동행 의원단은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시절 구성됐다. 이날 KTX 조찬에는 김예지·김용판·전주혜·정운천·윤영석·이채익·하태경 의원이 함께 했다.
참석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국민의힘 의원 전원의) 5·18기념식 참석은 처음이지만, 이게 당연하게 될 때까지 계속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참석자들도 모두 동의의 뜻을 밝혔다.
지난 16일 윤 대통령 시정연설도 화제에 올랐다. 당시 윤 대통령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계열 넥타이를 매고 '협조'를 부탁하며 통합 메시지를 던졌다. 연설 후에는 본회의장에 상당 시간 머물며 야당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해 눈길을 끌었다.
한 의원이 '야당 의원들과 악수한 것이 좋게 보였다'고 하자, 윤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이) 다 그렇게 한 줄 알았는데 안했다는 게 놀랍다"며 "처음 인사드리는 것인데 당연히 인사를 드려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야당 의원들도 본회의장에서 대체로 호의적인 모습을 보인 데 대해서는 "이번에는 박수를 받았지만 다음에는 야유를 받을 것"이라는 농담을 건네며 자세를 낮추는 모습이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본회의 투표(20일)를 앞두고 기대감도 내비쳤다.
윤 대통령은 한 후보자가 노무현정부 총리 출신인 점을 거론하며 "이해찬 전 총리 때 국무조정실장을 했고, 정세균·이낙연 전 총리하고도 교감을 많이 갖고 있다. (야당에서) 당연히 인준해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그분을 인준해주지 않으면 더 이상 좋은 분을 어떻게 모시겠나. 그러면 대행 체제로 갈 수밖에 없다"며 "20일날(본회의날) 인준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이러한 발언은 '한 후보자를 정부 초대 국무총리로 반드시 인선하겠다'는 의지로, 국민의힘을 향해 민주당을 꼭 설득해달라는 에두른 주문으로도 읽힌다.
윤 대통령은 강용석 무소속 경기지사 후보와의 전화통화 논란에 대해서는 "연락한 적이 없다"며 "강 후보자가 출마한지도 몰랐다. 전화를 한 적이 없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강 후보에 대해 "사법연수원 동기이긴 하지만 교분이 없었다. 과거에 특별하게 연락하고 지낸 사이도 아니고, 최근 전혀 통화한 적도 없는데 여러 이야기가 나왔다"며 당황스럽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참석자들은 전했다.
앞서 강 후보는 지난 13일 언론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이 당선인 시절 자신에게 전화를 해 김은혜 국민의힘 경기도지사에 대한 공격을 안 해줄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전화통화를 했다고 주장했다. 대통령실은 이를 반박했으나, 강 후보 측은 전날에도 전화통화를 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날 '당정 열차'에선 시각장애인 김예지 의원의 안내견 '조이'도 화제에 올랐다. 반려견 4마리와 반려묘 3마리 등 7마리의 반려동물을 키우는 윤 대통령이 조이와 동행하지 않은 김 의원에게 이유를 물었다고 한다.
이에 김 의원은 "조이가 아침잠이 많다"고 답했고, 윤 대통령은 "친구가 안내견에서 탈락한 반려견을 분양받았는데 너무 똑똑하더라"라며 관심을 보였다.
pkb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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