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국내 전기차에 21조 투자.. "2030년 144만대 생산"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첫 투자 발표
글로벌 총 323만대.. 국내서 45% 담당
국내 생태계 고도화·혁신허브 역할 강화
기존 공장 전기차 전용라인 증설도 추진
기아, 연 15만대 규모 PBV 전용공장 신설
"생산·연구개발·연관산업 선순환 촉진"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이 18일 취임 후 첫 행보로 국내 대규모 투자를 결정한 현대차·기아의 화성공장을 찾아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와 기아가 향후 8년 내 국내 전기차 분야에 총 21조원을 투자한다. 이를 통해 전기차 생산량의 45%에 달하는 물량을 국내에서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윤석열정부 출범 후 나온 첫 번째 대규모 투자 발표 사례로, 미래 모빌리티 산업 생태계 구축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18일 현대차그룹은 현대차·기아 양사가 2030년까지 전기차 분야에서 국내에 총 2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올해 35만대로 예상되는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은 2030년 144만대까지 확대된다. 이는 2030년 현대차·기아의 예상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의 약 45%에 해당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2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을 약 12%로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이 같은 대규모 국내 전기차 분야 투자는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미래 자동차산업 혁신을 선도하는 허브 역할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며 “국내 전기차 생산·연구개발·인프라·연관산업 등의 선순환이 촉진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현대차·기아는 우선 국내 전기차 생산능력 확대를 위해 PBV(목적 기반 차량)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한다. 또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점진적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을 추진한다.

이와 관련해 기아는 이날 오토랜드 화성에 수천억원 규모를 투입해 연간 최대 15만대 생산 능력을 갖춘 국내 첫 신개념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신설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PBV 전기차 전용공장은 ‘EV 트랜스포메이션(전기차 전환)’을 상징하는 대표적 미래 자동차 혁신 거점으로, 2023년 상반기 착공 뒤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PBV 전기차 전용공장은 글로벌 PBV 시장 1위 브랜드에 도전하는 기아 ‘Plan S’의 큰 축”이라며 “기아는 단기적으로는 파생 PBV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용 PBV와 자율주행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에 PBV 공급 물량을 점차적으로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기차 기반의 PBV는 로보택시, 무인화물 운송 등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2025년에 선보일 전용 PBV 라인업의 최초 모델 SW(프로젝트명)는 중형급으로 개발된다. 이후 음식·생활용품 배송에 최적화된 무인 자율주행 소형 PBV와 일반 물류 배송, 다인승 셔틀, 이동식 사무실·점포로 활용 가능한 대형 PBV로 제품군을 확장할 방침이다.

현대와 기아는 전기차 생산 혁신과 최적화 차원에서 미래 제조 혁신기술 인큐베이터인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유연 생산 시스템, 맞춤형 물류 시스템, 디지털 제조 시스템 등을 국내 공장에 단계적으로 도입한다.

전기차 차세대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2025년 도입하는 승용 전기차 전용 ‘eM’ 플랫폼을 비롯해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IMA)’ 체계 하에서 차급별 다양한 전용 플랫폼을 순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국내 투자와 연구개발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물결에 민첩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백소용 기자 swini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