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는 둔촌주공, 타워크레인 해체 시작

서현정 2022. 5. 18.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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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중단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타워크레인 해체에 돌입했다.

시공사업단과 재건축조합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며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입주 시기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시공사업단은 공정률 52% 수준이었던 지난달 15일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현장에서 유치권을 행사 중이다.

한 달이 넘었지만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여전히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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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워크레인 57대 철거 후 재설치에만 6개월
8월 만기 도래하는 7,000억 사업비 대출 연장도 난항
일부 건설사가 타워크레인 해체를 시작한 18일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 연합뉴스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 공사가 중단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타워크레인 해체에 돌입했다. 시공사업단과 재건축조합의 갈등이 극단으로 치달으며 둔촌주공 재건축사업은 입주 시기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태가 됐다.

1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둔촌주공 재건축 현장에는 총 57대의 타워크레인이 설치됐는데, 이날 일부 건설사가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에 착수했다. 나머지 건설사들도 대여 기간이 이달 말 만료되는 타워크레인 철수 준비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도 "이르면 오는 7월 말까지 타워크레인을 비롯한 중장비를 다 현장에서 뺄 계획"이라고 밝혔다.

타워크레인 철수는 사태 장기화에 대비한 조치로 해석된다. 시공사업단에 따르면 공사가 중단되면 중장비 대여료와 유치권 관리 용역비 등을 합쳐 월 150억 원에서 200억 원이 들어간다.

일단 타워크레인이 현장에서 빠지면 그 자체로 공사기간은 최소 6개월 이상 지연된다. 대규모의 타워크레인들을 다시 임대하는 데 시간이 걸리고 재설치에만 6개월가량 소요되기 때문이다. 만약 타워크레인 수급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공기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둔촌주공 재건축사업. 그래픽=김대훈 기자

건설업계에서는 타워크레인 철거를 두고 사실상 '결별' 수순으로 해석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타워크레인은 하나하나씩 쌓아 올라가는 것이라 대규모 타워크레인들을 다시 날짜를 맞춰놓고 세팅을 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며 "타워크레인 철거까지 간 경우는 없다고 볼 만큼 이례적"이라고 밝혔다.

조합원들은 사업비와 이주비 대출 연장 문제에도 직면했다. 사업비 7,000억 원의 대출 만기는 오는 8월, 이주비 대출 1조4,00억 원 만기는 7월이다. 조합은 24개 금융사로 꾸려진 대주단에 사업비 대출 연장을 요청했으나 대주단은 시공사업단과 조합 간 합의를 이뤄야 연장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시공사업단은 "조합이 사업비를 갚지 않으면 우리가 대위변제를 하고 구상권을 청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공사업단은 공정률 52% 수준이었던 지난달 15일 공사를 전면 중단하고 현장에서 유치권을 행사 중이다. 한 달이 넘었지만 조합과 시공사업단은 여전히 협상에 난항을 겪고 있다. 2020년 6월 시공사업단과 이전 조합 집행부가 공사비를 2조 6,708억 원에서 3조2,294억 원으로 약 5,600억 원 증액하기로 계약했으나 현 집행부는 해당 계약이 무효라고 주장하고 있다.

둔촌주공은 당초 계획대로면 내년 8월 준공과 함께 입주가 시작돼야 하지만 공사가 멈추며 입주 시점은 물론 일반분양 일정마저 불확실해졌다. 둔촌주공은 일반분양 4,800여 가구를 포함해 1만2,032가구가 들어서는 국내 최대 규모 재건축사업이다.

서현정 기자 hyu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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