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 닮은 이재명·안철수 선거 전략..상대 후보는 찬밥 신세?
내일(19일)부터 지방선거 선거운동이 시작되죠. 민주당 이재명 선대 위원장과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는 자신의 선거 외에도 수도권 지방선거에 상당히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선 후보까지 지낸 거물급 주자들인 만큼 전체 판세를 이끌어가는 데 주력하는 모양새인데요. 관련 내용을 '줌 인'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아는 형님' 출연진의 닮은 꼴 찾기 시간이었는데요. 닮은꼴로 지목된 이들은 배우 배종옥 씨가 직접 찾은 해외 배우들이라고 합니다. 우리 복 국장도 닮은꼴이 하나 있습니다. '패트와 매트'라는 캐릭터인데요. 특히 이 왼쪽에 계신 분은 저도 처음 봤을 때 국장인 줄 알고 무심결에 인사드릴 뻔했을 정도입니다. 참고로 닮은꼴 제보자가 '백모씨'란 건 비밀입니다. 오늘 '줌 인'은 닮은꼴 두 사람의 소식을 전해드리려고 하는데요. 외모가 닮았다는 건 아니고요. 전략이 똑 닮은 정치인들입니다. 민주당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과 국민의힘 안철수 후보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지난 16일) : 저는 안철수 후보가 경기도 선거에 별로 도움 안 될 거라고 봐요. 10년 동안 새 정치 우려 드셨는데 지금 맹물밖에 안 나올 거 같습니다. 그나마 맹물밖에 안 나오는 우려먹은 사골 통째로 보수정당 구정치 세력에게 갖다 바쳤지 않았습니까.]
[안철수/국민의힘 성남 분당갑 후보 (지난 15일) : 이곳 성남은 조커가 판치는 고담시와 같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공용 개발의 탈을 쓴 채 헐값에 토지를 수용한 '성남의 조커'가 누굽니까? (이재명!)]
두 사람, 같은 지역구에서 맞붙는 것도 아니건만 서로를 향해 거친 발언을 쏟아냈죠. 진짜 '배트맨과 조커'마냥 서로가 서로에게 필연적인 관계라도 되는 걸까요?
둘 모두 대선 후보였다는 공통점이 있죠. 그리고 쉼표 없이 대선 2달여만에 치러지는 재보궐 선거에 재등판했다는 것도 똑같은데요. 거기다 본거지를 바꿨다는 점까지 판박이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 (지난 8일) : 저의 모든 것을 던져서 인천부터 승리하고, 전국 과반 승리를 반드시 이끌겠습니다 여러분.]
[안철수/국민의힘 성남 분당갑 후보 (지난 8일) : 분당갑 지역은 저에게 제2의 고향입니다. 저의 분신이나 마찬가지인 안랩이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닮은 점도 많고 체급도 비슷하기 때문일까요? 둘 다 지역구 선거보다는 수도권 지방선거 지원에 공을 들이는 모양새인데요. 특히 이재명 위원장은 직책이 직책인 만큼 국민의힘 전체를 상대하고 있습니다. 국민의힘, 이 위원장의 출마를 연일 방탄 출마라고 비판하고 있는데요. 이 위원장은 방탄이 필요한 건 오히려 국민의힘이라고 맞섰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아니 총알도 없는 장난감 총으로 겨눈다고 방탄이 필요합니까? 진짜 방탄이 필요한 건 국민의힘이죠. 뇌물 받아먹고 국민의힘 한번 보십시오. 대장동 업자 도와준 것도 국민의힘이고 거기서 뇌물 받아먹은 것도 국민의힘이고, 아니 자기들이 돈 받아먹은 뇌물 공범들이 저한테 막으려고 했던 저를 모함하는 게 이게 말이 되냐.]
이 위원장이 줄곧 주창해온 '진짜 도둑론'이죠. 오늘은 무차별 폭격 말고 정밀 타격을 택했습니다. 이준석 대표를 정조준한 건데요. 이 대표의 성 상납 의혹을 거론했죠. 적어도 이 대표는 민주당의 성 비위 문제를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쏘아붙였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만약에 민주당 당대표가 성 상납 의혹을 받았다. 그런 구체적인 근거가 제시됐다고 하면 아마 민주당은 해체됐을 겁니다. 국민들께서 비판하는 것은 겸허하게 100% 받아야 되고 책임져야 되는데 최소한 성상납 의혹 받는 여당 대표, 또 성추행, 성희롱, 지나가는 부부를 성희롱했던 그런 여당의 원내대표 이런 분들이 할 얘기는 최소한 아니다.]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에게도 은근슬쩍 견제구를 뿌렸습니다. '세금둥둥섬'으로 한 차례 선제 타격을 가했건만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오 후보의 아픈 과거를 들쑤셨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한명숙 총리하고 오세훈 시장이 처음 서울시장 선거에 맞붙었을 때 여론조사에서 18% 진다고 해서 다 놀러 갔습니다. 그런데 그날 밤 개표해 보니까 0.6% 졌다는 것 아닙니까? 땅을 치고 후회했죠. 종로의 정세균, 오세훈 후보가 이번에 보궐선거에서 경쟁할 때 오세훈이 십몇% 앞섰잖아요. 결론은 정세균 후보가 13% 넘게 이겼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의 추이를 보면 대체로 오 후보가 민주당 송영길 후보를 크게 앞서는 분위기인데요. 하지만, 이 위원장은 결국 투표함을 개봉하기 전까지 승부는 알 수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나 봅니다. 여권과 선명한 대립각을 세우며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목적일 텐데요.
반면 인천 계양을 재보선 경쟁자인 윤형선 국민의힘 후보에 대해서는 한 마디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14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시작으로 지역을 구석구석 누비고 있죠. 늦은 밤 지역구 내 상가를 돌며 게릴라 유튜브 라이브도 진행하고 있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 (유튜브 '이재명' / 어제) : 매일 안 보니까 너무 보고 싶어서 오늘 늦은 시간이지만 이렇게 다시 한번 왔어요. 그렇죠? 자, 우리가 선량하고 품격 있고 그리고 이번 선거 반드시 이겨야죠? (네.)]
지역주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즉석 연설도 하는 모습입니다. 상대인 윤형선 후보에 대한 언급은 없었습니다. 윤 후보, 이 위원장의 의도적인 무시에 독이 올랐나 봅니다. 도발을 감행했는데요.
[윤형선/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16일) : 우리 성남 분당에서 아주 유명하신 분이 거기에서 도전하지 못하고 우리 계양을 정말 만만하게 보고 방탄조끼를 입겠다고 오신다고 합니다. 우리 계양 정말 특정 정당의 놀이터도 전유물도 아니죠.]
이걸로는 수위가 좀 낮다 싶었을까요? 이 위원장이 듣기 싫을 법한 말만 골라서 쏟아내기도 했습니다.
[윤형선/국민의힘 인천 계양을 후보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지난 16일) : 이번 선거 공정과 상식 대 범죄 피의자의 선거입니다. 계양구민의 자존심과 도망 온 자의 선거이고요. 25년간 계양을 고민한 사람과 계양에 온 지 25일도 채 안 됐고 언제 계양을 떠날지 모르는 사람의 선거입니다.]
이 위원장, 평소 같으면 바로 카운터펀치를 날렸을 텐데요. 그런데도 이번엔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오늘도 지역구 주민 스킨십에 나섰는데요. 윤 후보는 일절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인천 계양을 후보 (유튜브 '이재명') : 제가 인천에 와서 하고 싶은 일이 몇 가지가 있는데, 첫째는 일단 인천 계양이 매우 저발전 땅에 낙후돼있어서 계양 테크노밸리를 판교 테크노밸리처럼 만들어서 계양을 판교처럼 만들어보자.]
안철수 후보도 경기 성남 분당갑의 경쟁자인 김병관 민주당 후보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고 있습니다. 대장동을 중심으로 '이재명 때리기'에 집중하고 있는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성남 분당갑 후보 (유튜브 'YTN news') : 정말 여러 번에 걸쳐가지고 대장동 주민들과 간담회를 했습니다. 이번 사건 같은 경우에 제대로 진실을 밝히는 게 정말로 중요하지 않습니까? 법과 원칙에 따라서 지금 여당이건 야당이건 관련된 사람들은 모두 처벌해야 된다, 저는 그렇게 말씀드리고 싶어요.]
김병관 후보도 윤형선 후보와 마찬가지로 소외감을 느낀 모양입니다. 안 후보의 상대는 자신이라며 '날 봐 철수'를 외치고 있는데요.
[김병관/더불어민주당 성남 분당갑 후보 (YTN '이슈&피플' / 어제) : '안랩이 여기 있기 때문에 여기에 연고가 있다' 이렇게 얘기하기는 조금 궁색하다. '정치인 안철수'는 이제 대한민국에서 사라질 때가 됐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지만 안 후보도 이재명 위원장처럼 도발에 그다지 개의치 않고 있습니다. 김병관 후보도 물러서지 않았는데요. 대장동 관련 맞토론을 제안하며 다시 한 번 관심을 유도했습니다.
[김병관/더불어민주당 성남 분당갑 후보 (YTN '이슈&피플' / 어제) : 저는 맞짱토론을 통해서 제기하고 싶은 문제이고요. 지금 더 이상의 우리 이제 대장동 주민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고담시와 같은 비유, 이런 것들은 저는 그것도 일종의 구태 정치라고 보여지는데요.]
안 후보는 "이재명 위원장과의 진실한 토론이 선행돼야 한다"고 일축한 상황이죠. 그리고 드디어 오늘, 김 후보에 대해 한 마디 내놨는데요.
[안철수/국민의힘 성남 분당갑 후보 (유튜브 'YTN news') : (김병관 후보는) 개인적으로 잘 모릅니다. 그리고 또 이력으로 따지더라도 사실 뭐 여러 가지로 차이점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두 사람이 상대 후보들에 대해 무대응으로 일관하는 이유, 체급이 떨어지는 상대와 다퉈봐야 이득이 없다는 판단 때문인데요. 이 위원장이나 안 후보나 다음 정치적 행보를 고려했을 때 수도권 선거에서의 승패가 더 중요한 듯합니다.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윤형선 후보와 김병관 후보가 상대인 이재명·안철수 두 사람에게 띄우는 노래로 정리합니다.
[신용재/하은 : 아무리 미친 듯이 불러봐도 넌 안 들리나 봐 목이 부서져라 다시 너를 불러도 너는 내게 돌아오질 않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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