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만난 추경호 "납품단가연동제 시범 실시.. 법인세 개편 필요"

18일 중소기업인과 간담회
납품단가연동제, 무역금융 확대 예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중소기업인과의 대화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뉴스1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정부가 납품단가연동제를 시범 운영한다. 법인세 개편과 주 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수정도 시사해 본격적인 기업 부담 완화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8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중소기업인과 간담회를 갖고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중소기업 부담 완화를 위해 하반기 중 납품단가연동제를 시범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납품단가연동제는 원사업자와 하청업체 간 하도급 거래 과정에서 원자재 가격이 바뀔 경우 이를 납품단가에 자동으로 반영하는 제도다. 앞서 윤석열 대통령은 공약을 통해 납품단가연동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추 부총리는 “조정협의제도 개편, 납품단가 연동 표준계약서 마련·보급 등으로 중소기업이 정당하게 제값 받는 관행이 확산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취임부터 규제 완화를 강조한 그는 이날도 “중소기업이 마음껏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민간·시장을 중심으로 과감한 규제개혁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중소기업이 경영 애로를 호소하는 주 52시간제나 중대재해처벌법과 관련해선 “당초 입법 취지를 살리면서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에 대한 해결방안을 조속히 마련할 계획”이라며 “창의적 경영활동의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를 빠른 시일 내 제거해 규제개혁으로 체감도를 높이겠다”고 답했다.

법인세율 인하에 대해서도 추 부총리는 "법인세율 체계를 개편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구체적 (개편) 방법론이나 시기에 대해선 별도 검토를 거쳐 말씀드리겠다"고 부연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수출 등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도 확대하기로 했다. 추 부총리는 “물류·수출 애로를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물류비 및 무역금융 지원을 늘릴 계획”이라며 “다만 불공정거래 등 시장 규칙을 위반하는 행위는 엄단해 공정한 시장거래 질서를 확립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같은 정부 방침에 중소기업 업계는 적극 환영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 회장은 "민간·시장 주도의 성장을 주된 전략으로 하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대해 적극 동참하겠다"며 "기업의 발목을 잡는 모래주머니를 벗겨 준다면 중소기업도 활발한 경영을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국가경제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