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9년 전 케네디처럼 '자유' 말한 尹 "국민 모두는 광주시민입니다"

손덕호 기자 2022. 5. 18.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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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의미에서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 시민입니다."

윤 대통령은 "오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시민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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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非자유세계 소련·동구권 겨냥해
"오늘날, 자유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말은
단연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일 것입니다."
2022년 5·18 기념사에 등장..기차 안에서 넣어
野, 불편해 해.."자유·인권 외에 아는 5·18 정신 뭔가"
“그런 의미에서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 시민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기념사는 이렇게 끝났다. 그런데 이 문장은 사전에 배포된 기념사 원고에는 들어 있지 않은 문장이었다. 윤 대통령이 이날 국민의힘 거의 모든 의원과 함께 광주광역시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49년 전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자유’를 강조하며 서베를린에서 한 연설을 떠올리며 막판에 집어넣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2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진행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보수 정당 출신 대통령 중에서는 처음으로 민주묘지 정문인 ‘민주의문’으로 입장했고, 양 옆 유족의 손을 꼭 잡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다.

연설문은 8일 전 ‘자유’를 35번 말했던 취임사처럼 자유를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5·18 민주화운동에 “우리는 42년 전,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를 피로써 지켜낸 오월의 항거를 기억하고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윤 대통령은 ‘자유, 평화, 번영에 기여하는 글로벌 중추 국가’ 비전 하에서 역내에서 공동의 가치와 이익에 기반한 외교를 하겠다는 새 정부의 기조의 뿌리를 5·18민주화운동에서 찾기도 했다. 그는 “오월 정신이 담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세계 속으로 널리 퍼져나가게 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연설에서 ‘자유’는 13회, ‘민주’는 14회, ‘자유민주주의’는 8회(’자유’·'민주’와 중복 집계), ‘인권’은 8회 등장했다.

연설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마지막에 나왔다. 윤 대통령은 “오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며 “그런 의미에서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시민이다”라고 말했다.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1963년 6월 26일 서베를린에서 연설하고 있다. /인터넷 캡처

이 문장은 케네디 전 대통령의 명연설에서 따온 것이다. 케네디 전 대통령은 1963년 6월 26일 서베를린에 방문했을 때, “나는 베를린 사람입니다(Ich bin ein Berliner·이히 빈 아인 베를리너)”라는 연설을 했다. 냉전 시기 동유럽 공산국가가 언제 침공할지 모른다는 불안 속에 살던 서베를린 시민을 격려하고, 소련과 동독에 맞서 대치 중인 서베를린을 지켜내겠다는 단호한 의지를 담은 상징적 표현이다. 해당 부분은 전문은 다음과 같다.

“2000년 전, 가장 자랑스러운 말은 ‘나는 로마 시민입니다(Civis romanus sum)’였습니다. 오늘날, 자유세계에서 가장 자랑스러운 말은 단연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일 것입니다. (중략) 모든 자유민은, 그 사람이 어디에 살건 간에 그 사람은 베를린의 시민입니다. 고로, 자유민으로서, 전 ‘나는 베를린 시민입니다’라는 이 말을 자랑스레 여길 겁니다!”

연설의 마지막 부분까지 ‘자유’를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대통령이 광주로 향하면서 떠오른 생각을 즉석에서 포함시킨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윤 대통령의 연설에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윤호중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강기정 광주시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진행된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윤 대통령의 5·18 기념사를 들으면서 자유, 인권 외에 이분이 아는 5·18 정신이 무엇인지 궁금했다”며 “분명한 진실규명 위에 진정한 화해와 통합이 이뤄지길 희망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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