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9조 추경효과 빼면 2%대 초반 저성장.. 물가 4%대 '경고등' [KDI 성장전망 하향]

김규성 2022. 5. 1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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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성장률 0.2% 내린 2.8%
2차 추경 등으로 민간소비 팽창
미·중 경제불안이 최대 위험요인
기준금리 점진적으로 인상해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18일 '2022 상반기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8%로 제시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전망치인 2.5%보다 높다. 하향조정폭도 IMF는 기존 대비 0.5%p였지만 KDI는 0.2%p에 그쳤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2%로 기존 전망치(1.7%) 대비 2.5%p 올렸다. 올해 원유 도입단가(두바이유 기준)는 배럴당 105달러로 전망했다.

KDI 전망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조짐에다 전 세계가 스태그플레이션 공포에 휩싸인 가운데 나온 수치론 긍정적이다. KDI는 "향후 우리 경제는 대외 위험요인에도 민간소비를 중심으로 완만한 회복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2.8%에는 IMF, S&P는 반영치 않은 59조4000억원 규모의 추경 효과가 포함됐다. KDI는 2차 추경이 올 성장률을 0.4%p 끌어올린다고 추산했다. 제외했을 땐 2%대 초반 성장이다. 미국과 중국 모두 제조업 경기가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어 추경 효과에도 2%대 초반으로 성장률이 추락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민간소비 팽창…"2.8% 성장 주도"

KDI는 지난해 11월 올해 경제성장률을 3.0%로 전망했다. 하지만 6개월 만에 0.2%p 하향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1·4분기 민간소비가 좀 안 좋았고 물가상승 국면 지속, 금리인상, 대외여건 악화 등으로 경기 하방요인이 발생해 이를 반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KDI는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지속할 것으로 판단했다. 가장 큰 근거는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억제됐던 민간소비가 팽창하면서 성장을 이끌 것으로 예측했다. 정 실장은 "민간소비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된 가운데 (2차 추경 등) 재정지원 효과도 반영되면서 올해 서비스 소비를 중심으로 반등한 후 내년에도 견실한 회복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KDI는 올해 민간소비 증가율은 전년 대비 3.7%, 내년은 3.9%로 예상했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크게 웃돈다. 지난해 설비투자 급증으로 올해 4.0% 감소가 예상되는 투자부문의 감소를 민간소비로 메웠다.

소비자물가는 내년 하반기 정도 돼야 물가안정 목표인 2%대 근방으로 내려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전망치는 4.2%로 제시했다. KDI 물가 전망치는 지난 4월 발표된 IMF 4.0%, 아시아개발은행(ADB) 3.2%보다 높다. 물가압력이 갈수록 강해진다는 의미다. 정 실장은 "올해 2·4분기, 3·4분기에 물가는 정점을 찍고 4·4분기 정도부터는 하락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 美·中 경제 불안…잠재 위험요인

한국 경제의 최대 교역국들인 미국과 중국의 경제불안을 KDI는 전망의 위험요인으로 꼽았다. 경기가 위축되는 가운데 고물가는 지속되는 스태그플레이션 전조가 보여서다. 정 실장은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을 부정하기는 어렵다. 그 가능성도 (KDI는)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실제 국제유가가 연일 고공행진 중인 가운데 미국의 제조업 경기가 위축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 뉴욕주의 제조업지수인 엠파이어스테이트제조업지수(5월)는 -11.6으로 전월(24.6) 대비 36.2p 폭락했다. 이 지수는 뉴욕주 지표이지만 미국 전역을 조사하는 공급관리자협회(ISM) 제조업 지수보다 먼저 나와 실물경제의 가늠자다.

KDI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이 가속화되고 신흥국을 중심으로 경제회복세가 제약될 경우 우리 경제의 회복세에도 부정적 영향이 파급될 가능성이 있다"며 "미국 금리인상이 국내 시장금리 상승으로 파급될 경우 민간소비와 기업투자 여력이 제약될 수 있다"고 밝혔다.

KDI는 중국 경기 급락 가능성도 위험요인으로 제시했다. 중국이 코로나 확산 지역을 봉쇄하는 극단적인 방역정책을 지속할 경우 중국 수요 감소에 따른 수출둔화, 중국산 중간재 수급 차질 등으로 우리 경제의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16일 나온 중국의 4월 산업생산은 전년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2020년 3월 이후 최저치다.

■금리인상, 美보다 국내 여건따라

KDI는 이날 경제전망에서 코로나 위기 중 확대된 재정수지 적자폭과 국가채무 증가세를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는 재정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KDI는 "(2차 추경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최근의 물가상승세와 재정상황을 고려했을 때 추가 재정부담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개편해 재정지출 합리성을 높이고 재정건전성을 개선할 필요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통화정책으론 기대인플레이션 안정을 위해 기준금리를 점진적으로 인상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제했다. 다만 미국의 공격적 금리인상을 추종하기보다는 이를 포함한 대내외 경제환경 변화가 국내 물가와 경기에 궁극적으로 미칠 영향을 감안해 기준금리 추가 인상 등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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