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막전막후] SKT 2.0 스퀘어의 시련..실패보다 아픈 불신

김정연 기자 2022. 5. 1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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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SK스퀘어란 회사 아십니까?

작년 SK텔레콤에서 인적분할로 떨어져 나온 투자전문회산데요.

이 회사가 만들어진 지 어느덧 6개월이 지났습니다.

출범 당시만 해도 반도체, 이커머스, 가상화폐, 보안 등 신사업 부문에서 파괴적 혁신의 성과물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습니다.

얼마 전 대기업 중 최초로 가상화폐를 발행하겠다고 해 세간의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엔 그리 달갑지 않은 소식으로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버젓이 기자회견까지 해가며 약속했던 자회사 상장 계획을 잇달아 뒤집었기 때문입니다.

시장의 신뢰를 져버렸단 지적, 여기에 상장을 통한 투자 재원 마련 계획 차질 등 SK스퀘어를 바라보는 세간의 시선도 달라졌는데요.

김정연 기자와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SK텔레콤은 익숙해도 SK스퀘어가 어떤 회산지 아직 낯선 분들이 많은데요.

어떤 회사인지 다시 한번 소개해주시죠?

[기자]

SK스퀘어는 SK텔레콤의 비통신 분야를 떼어 만든 회사입니다.

SK쉴더스와 원스토어, 11번가, 티맵모빌리티 등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데요.

다만 SK스퀘어는 투자 전문회사이지, 사업형 지주회사는 아닙니다.

그래서 사업이 아닌 자회사 IPO로 투자금을 조달해서 기존 사업에 투자하고 인수합병으로 덩치를 키워야 하는 구조입니다.

SK텔레콤을 이끌고 있는 박정호 부회장이 SK스퀘어 부회장직까지 맡으면서 SK스퀘어는 SK텔레콤과 함께 SK그룹을 이끄는 쌍두마차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습니다.

앞서 박정호 부회장은 SK스퀘어의 순자산가치를 오는 2025년까지 현재의 3배인 75조 원까지 키우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앵커]

기업 가치를 키우려면 증시에 상장하는 것만큼 확실한 게 없잖아요?

그런데 최근 뉴스를 보면 자회사 상장 계획을 갑자기 접은 건데, 나름의 속사정이 있겠지만 이 부분이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거죠?

[기자]

네, 최근 SK쉴더스에 이어 대표가 직접 나서 상장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던 원스토어까지 상장 계획을 철회했죠.

주식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 데다 두 기업 모두 공모가가 너무 높게 평가됐다는 분석입니다.

SK쉴더스에서 제시한 기대 기업가치는 약 3조 5,000억 원으로, 매출이 더 높은 에스원의 현재 기업가치인 2조 5,000억 원보다 1조 원이나 많습니다.

원스토어도 공모가 산정 과정에서 동종기업으로 애플, 알파벳, 카카오 등을 제시해 고평가 논란이 불거진 바 있습니다.

결국 두 기업 모두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했습니다.

[앵커]

최근 테라·루나 폭락 사태 같은 가상자산 논란도 SK스퀘어 입장에선 악재라고요?

[기자]

네, SK스퀘어는 3분기 자체 암호화폐를 발행해 거래소에 상장한다는 계획도 밝혔습니다.

하지만 암호화폐 루나와 테라가 사실상 휴지조각이 되면서 가상자산 시장이 혼란에 빠진 상황입니다.

가상자산에 대한 신뢰 자체가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섣불리 나서기 쉽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증시 분위기가 좋지 않은 만큼 투자 재원 마련이 쉽지 않아 보입니다.

그룹 내 다른 계열사 상장 계획도 한동안 차질이 불가피할 것 같은데요?

[기자]

또 다른 계열사인 11번가가 상장을 앞두고 있긴 한데요.

물가가 급등하고 추가 금리 인상이 유력해 증시가 더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고요.

무엇보다도 IB업계가 보는 11번가의 기업가치는 4조~5조 원 수준으로 동종업계에 비해 절반 정도 낮습니다.

11번가는 컬리나 SSG닷컴과 달리 물건을 직접 사서 판매하지는 않고 판매수수료만을 받아 돈을 버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이에 따라 SK이노베이션에서 분할된 배터리 자회사 SK온의 상장 계획도 미뤄질지 관심사인데요.

SK온 측은 IPO에 대비하기 위해 최근 국제 인수합병 전문가 박성욱 변호사를 영입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누구보다 SK스퀘어 대표의 고민이 꽤 깊을 것 같은데요.

SK그룹 내에서 '해결사', '2인자'로 불려 온 박정호 대표이사 부회장.

지금의 이 난관을 인수합병, M&A로 돌파하려 한다고요?

[기자]

박정호 부회장은 SK하이닉스 등 SK그룹의 굵직한 인수합병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보니 인수합병으로 재기를 시도할 것이란 관측이 나옵니다.

지금 SK스퀘어 투자 중 가장 큰 관심을 받고있는 사안 중 하나가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자산 업체인 ARM의 인수 여부입니다.

앞서 SK스퀘어는 인수합병을 위해 회사 내부를 정비하기도 했는데요.

최근에는 해외 공동투자 전문가인 배학진 국민연금 미주사모투자팀장을 글로벌 투자담당 임원으로 영입했습니다.

하지만 인수합병을 위해서는 IPO를 통한 자금조달이던 사모펀드 등 재무적 투자자를 찾던 실탄 마련이 필요합니다.

증권업계에서는 SK쉴더스와 원스토어의 상장 재추진도 내년 이후에나 되어야 가능할 것으로 전망합니다.

구조조정과 신사업 발굴로 SK그룹 2인자에 오른 박정호 부회장이 지금의 위기를 어떤 식으로 헤쳐 나갈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앵커]

자회사 상장 철회 결정 후폭풍이 꽤 거센 모습이네요.

SK스퀘어가 반전의 계기를 어떻게 마련할지 지켜보는 것도 꽤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김정연 기자,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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