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정상회담 D-3] 한미 '확장억제 액션플랜'..전략자산 전개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한미 정상이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에서 실효적인 확장억제력 강화 액션플랜을 논의할 계획이어서 관심이 집중된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간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 가운데 하나는 한미확장억제력 강화 방안이라고 국가안보실은 18일 밝혔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단독회담에서 제일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은 한미간 확실하고도 실효적인 확장 억제력을 어떻게 강화할 건지 액션플랜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확장억제력이란 미국이 동맹국이 핵 공격을 받거나 위협에 노출됐을 때 본토 위협 시 대응하는 핵무기 탑재 투발수단 등으로 지원한다는 개념이다. 핵무기를 탑재한 폭격기와 핵 추진 잠수함 등의 전략자산을 비롯한 미사일방어망(MD) 전력 등이 이에 속한다.
미측은 그간 한미안보협의회(SCM) 공동성명 등에서 공개적으로 한국에 확장억제력 제공 공약을 밝혀오고 았다.
핵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비롯한 단·중거리 탄도미사일 능력을 고도화하며 위협을 키우고 있는 북한에 대응하는 조치로 볼 수 있다. 최근 북한의 도발 수위에 따라 확장억제력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윤 대통령도 후보시절부터 한미동맹 강화로 확장억제력을 더욱 굳건히 하겠다는 안보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군사 전문가들은 한미 정상이 논의할 확장억제력 강화 액션플랜으로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재가동, 미군 전략자산 전개, 실무장 폭격훈련 등 연합훈련 정례화 및 확대 강화 방안 등을 예상하고 있다.
먼저, EDSCG는 2016년 양국 고위급 간에 합의되고 2차례만 열린 후 2018년 1월 당시 문재인 정부의 남북 화해·비핵화 협상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중단됐다.
EDSCG가 재가동되면 한반도 위기 고조 때 미국 전략자산 전개 등을 적시 논의할 수 있어 확장억제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1차장은 브리핑에서 "EDSCG는 북한핵을 억제하는 데 가장 중요한 협의체"라며 "이를 정례화하고 의제 확대해서 확장억제의 실질적인 대응 능력을 강화해 나간다는 논의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또 미국의 전략자산 한반도 적시 출동 방안도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의 핵실험과 ICBM 발사 등 대형 도발 때 미군의 전략자산을 신속하게 한반도에 전개함으로써 북한에 대해 강력한 경고 및 대응 의지를 과시할 수 있어서다.
이에 김 1차장은 "미국 전략자산은 북한의 도발에 즉시 동원할 수 있는 것과 몇 주 걸리는 것이 있는데, 두 가지 모두 고려, 협의하고 있다"며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는데 무엇을 어떻게 한다고 말씀드릴 수 없지만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개가 예상되는 전략무기는 미국 3대 장거리 폭격기 B-52H, B-1B, B-2 등이다.
미국은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46대의 B-52H(스트래토포트리스)와 20대의 B-2A(스피릿)으로 폭격기 비행대를 구성하고 있다. 전략폭격기 B-1B(랜서)는 90대가량을 보유하고 있다.
B-52H는 핵탄두를 장착하는 AGM-129 순항미사일(12발)과 AGM-86A 순항미사일(20발) 등을 탑재한다. 재래식 탄두를 장착한 AGM-84 하푼 공대함 미사일(8발), AGM-142 랩터 지대지 미사일(4발), JDAM(12발), 500 파운드(226.7㎏)와 1천 파운드 무게의 재래식 폭탄 81발, GPS 형 관성유도 폭탄(JSOW) 12발 등 모두 32t의 무기를 적재할 수 있다.
B-2는 무기 탑재량 1만8천144㎏에 가깝다.
모양이 백조를 연상시켜 '죽음의 백조'라는 별명을 가진 B-1B는 적지를 융단폭격할 수 있는 가공할 파괴력을 갖춘 전략무기다. 최대 탑재량이 B-52와 B-2보다 많아 기체 내부는 34t, 날개를 포함한 외부는 27t에 달한다. 한 번 출격으로 대량의 폭탄을 투하할 수 있다.
최대속도가 마하 1.2로, B-52(시속 957㎞), B-2(마하 0.9)보다 빨라 유사시 괌 기지에서 이륙해 2시간이면 한반도에서 작전할 수 있다. 한반도에 가장 빈번하게 출동하는 폭격기다.
항공기 70여 대를 탑재하는 '떠다니는 기지' 핵추진 항공모함과 사거리 2천500㎞에 이르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탑재한 핵 추진 공격잠수함도 한반도에 출동하는 전략자산이다.
이와 함께 고강도의 한미 연합훈련도 확장억제 액션플랜으로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전략자산을 동원한 실무장 폭격훈련은 강력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 수단으로 거론된다.
다만 전략자산 상시 또는 전진 배치 등은 당장 구체화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전략자산을 상시 배치하려면 미군 병력이 추가로 주둔해야 하는데 이는 미군의 해외재배치(GPR) 방침에도 어긋난다. 미국의 정책변화가 수반돼야 하는 부분이다.
전문가들은 전략폭격기나 공격핵잠수함을 한국 기지에 1~2일간 체류하는 것도 강력한 대북 억지 수단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한 핵안보 전문가는 "북한이 핵실험 등 도발을 한다면 한미는 양국 정상이 성명을 내거나 한미안보협의회의(SCM) 등을 계기로 확장억제 공약에 관한 메시지를 내고, 전략자산을 전개하고, 한미 훈련을 복원하는 이러한 대응을 한다는 액션플랜 협의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전략자산 전진 배치, 더 나아가 전술핵 재배치나 핵공유 같은 장기간 준비와 협의가 필요한 부분은 두 정상의 첫 만남에서 다뤄질 수는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tr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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