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오월정신에 자유·인권 담겨..국민 모두는 광주시민"
마스크가 흔들릴 정도로
큰소리로 '임을 위한..' 노래
역대 보수대통령과 차별화
"오월정신의 가치 승화시켜
담대한 경제 성취로 꽃피워야"
野텃밭 광주서 통합 메시지
◆ 尹대통령 5·18 기념식 참석 ◆
윤 대통령의 민주의 문 통과가 주목받은 것은 보수정권 대통령 중 그 누구도 이 문을 걸어서 통과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은 경호상의 이유로 차량을 통해 기념식장에 바로 입장했다. 민주의 문은 5·18 희생자들이 한데 묻힌 민주묘지의 정문으로, 세 칸짜리 기와건물 대문이다. 윤 대통령은 민주의 문 안 방명록에 '오월의 정신이 우리 국민을 단결하게 하고 위기와 도전에서 우리를 지켜줄 것입니다'라고 쓴 뒤 민주광장과 추념문을 차례로 지나 추모탑 앞에서 진행된 기념식에 참석했다.
지난해 3월 정치 참여 선언 이후 세 차례나 민주묘지를 참배했던 윤 대통령은 첫 방문 때만 제대로 참배했고, 이후 두 차례는 이른바 "전두환이 정치는 잘했다" 발언 등의 여파로 시민들의 반발 속에 공식 헌화·분향 장소인 추념탑까지 가지 못해 '반쪽 참배'를 한 바 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장에 도착해 가장 앞줄 정중앙에 앉았다. 윤 대통령 옆에는 정부 주요 인사가 아닌 유족들과 황일봉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이 자리했다. 이는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때 윤 대통령이 유족들의 손을 꼭 잡고 노래를 부르는 장면으로 이어졌다. 윤 대통령은 마스크가 흔들릴 정도로 큰 소리로 노래를 불렀다.
또 "5·18민주화운동은 현재도 진행 중인 살아 있는 역사"라면서 "오월 정신이 담고 있는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의 가치가 세계 속으로 널리 퍼져 나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취임사에서도 강조한 자유민주주의를 한 번 더 언급한 것이다.
또 그 과정에서 희생한 광주를 향해 "이제 광주와 호남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라는 보편적 가치 위에 담대한 경제적 성취를 꽃피워야 한다"면서 "AI(인공지능)와 첨단 기술 기반의 산업 고도화를 이루고 힘차게 도약해야 한다. 저와 새 정부는 민주 영령들이 지켜낸 가치를 승화시켜 번영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하기도 했다. 그는 또 대선후보 시절 손편지를 써 광주시민에게 보냈던 것을 상기시키며 "광주의 미래를 여러분과 함께 멋지게 열어갈 것을 약속한다. 올해 초 손편지를 통해 전했던 그 마음은 변치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열차로 이동하는 동안 직접 작성한 기념사를 계속 보고 수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차 안에서도 몇 번이나 펜으로 첨가할 부분과 뺄 부분을 고민하며 적었다는 후문이다. 통상 행사 시작 전 참고용으로 언론에 배포된 기념사와 최종 기념사는 거의 차이가 없는데, 이번에는 마지막에 '자유와 정의, 그리고 진실을 사랑하는 우리 대한민국 국민 모두는 광주 시민이다'라는 문장이 추가된 것도 윤 대통령이 기념사를 끝까지 고민하며 고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박인혜 기자 / 광주 = 김보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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