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한덕수 인준 고심.."尹, 협치 파괴" vs "일하게 하고 견제"(종합)

고동욱 2022. 5. 18. 1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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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임명 강행에 부결론 힘 실리지만..지방선거 악재 가능성에 고심
박홍근 "버리는 카드라는 것 드러나"..문희상 "해 주는 것이 기본"
20일 오후 의총서 결론.."어떤 선택 하더라도 尹정부 배려" 주장도
한덕수 총리 후보자, 5·18묘지 참배 [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고동욱 박경준 정수연 기자 = 정국의 중대 갈림길로 꼽히는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 인준안 투표가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더불어민주당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167석의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재적 과반 출석, 과반 찬성'을 필요로 하는 인준안 처리의 열쇠를 쥐고 있다.

민주당은 전관예우 의혹 등을 문제 삼으며 일찌감치 한 후보자에 '부적격' 낙인을 찍었지만, 새 정부의 첫 총리라는 상징성과 무게감 등을 고려해 실제 부결 투표를 할지를 두고는 아직 결론을 내리지 않은 채 고민하고 있다.

민주당은 20일 본회의 개최에 앞서 오후 2시 의원총회를 열고 최종적인 표결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반대 투표를 통해 인준안을 부결시키는 쪽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윤석열 대통령의 지난 16일 국회 시정연설에 기립박수로 호응하면서 협치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였음에도 전날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을 강행한 만큼 명분을 잃은 쪽은 윤 대통령이라는 논리다.

공식적으로는 한 후보자와 한 장관의 연계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의총을 통해 모일 의원들의 '총의'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18일 광주 현장 중앙선대위 회의에서 "이쯤이면 총리 인준은 당초 안중에 없었던 것 같다"며 "한 후보자는 '소통령' 한 장관 임명을 위한 버리는 카드라더니 사실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또 "대통령 스스로가 국민 통합을 폐기하고 반쪽 대통령을 선언한 셈"이라며 "모든 책임은 오롯이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감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도 같은 회의에서 "여야의 협치도 윤 대통령의 한 장관 임명으로 파괴됐다"며 "윤석열 정권이 잘못된 인사를 바로잡을 때까지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 앞으로 벌어질 국정운영의 혼란의 모든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고 강조했다.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의총에서 당론을 정할 예정"이라며 "현재는 부적격하다는 의견이 다수"라고 말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부결될 확률이 70∼80% 정도 돼 보인다"고 기류를 전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총회 [연합뉴스 자료사진]

다만 새 정부의 첫 총리 후보자를 부결시킬 경우 '국정 발목잡기'라는 프레임에 말려들 수 있다는 점은 고민거리다.

추가경정예산안 처리와 후반기 원 구성 문제 등 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자칫 정국 경색의 책임을 고스란히 민주당이 떠안게 될 수도 있다.

정부 출범의 컨벤션 효과와 제명된 박완주 의원의 성 비위 의혹 등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6·1 지방선거에 치명타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당 상임고문인 문희상 전 국회의장은 18일 CBS 라디오에서 "총리 인준은 해 주는 것이 기본에 더 부합한다고 생각한다"며 "위기이면서 도전의 시기에 첫 출발을 하는 총리에 대해 너무 정치적으로, 정략적으로만 생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당장의 표심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지방선거 출마자들을 중심으로 인준안을 처리해주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인천 계양을에 출마한 이재명 후보도 이날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정부 출범 초기이니 존중하고 기회를 열어주는 것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광재 강원지사 후보는 논평을 통해 "'일하게 하고 견제하라. 균형감 있게 하라' 이게 민심"이라며 "총리를 일하게 하고 견제할 것은 견제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남은 이틀간 이런 우려의 목소리가 확산할 경우 극적으로 분위기가 변화할 수 있다는 예상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아직 임명되지 않은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나 대통령실 윤재순 총무비서관·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 등 논란을 빚은 인사들의 거취가 흐름을 바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여전하다.

정 장관 등이 낙마할 경우 당내에서도 이를 '출구'로 삼아 한덕수 후보자는 인준해주자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박주민 의원은 KBS 라디오에서 "굉장히 부적격한 인사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고려할 필요 없이 원칙대로 판단하면 된다는 흐름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여론의 추이를 더 살펴야 한다는 흐름도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 선대위 공동총괄본부장인 김민석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부적격 부결, 부적격 인준 두 가지 중 민주당이 어떤 선택을 하더라도 그것은 윤석열 정부에 대한 배려"라며 "실패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부결시키거나, 그래도 사람이 없으니 출발은 시켜야 한다는 마음에서 인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ncwoo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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