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늦어지고 감사까지..술렁이는 금융위·금감원
공식 인사절차는 진행안돼
부위원장 먼저 이례적 취임
전·현정부 인물 '어색한 동거'
정은보 금감원장 사의 표명에
차기원장 검찰출신 거론돼
은행 횡령사태 관련 감사 진행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차기 금융위원장으로 김주현 여신금융협회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재무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김 회장은 금융위 정책국장, 사무처장, 예금보험공사 사장 등을 거친 정통 금융 관료다. 하지만 다른 장관과 달리 금융위원장 인선은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준이 늦어지면서 지연되고 있다. 금융위원회 설치법에 따르면 금융위원장은 국무총리 제청을 통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총리 권한대행 자격으로 제청할 수 있지만 이 같은 방식은 아직 거론되지 않고 있다.
국회 일정을 감안할 때 금융위원장 임명이 예상보다 더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5월 임시국회 회기가 오는 29일 종료돼 대통령의 금융위원장 임명 이후 인사청문회까지 마치려면 남은 시일이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6월 지방선거와 21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 일정 등을 고려하면 금융위원장 인선이 상당히 늦어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금융위원장 인선이 차일피일 미뤄지자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 회장의 금융위원장 내정 철회설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가운데 문재인정부에서 임명된 금융위원장과 새 정부에서 임명된 부위원장의 어색한 동거 상황이 연출되면서 뒤숭숭한 조직 분위기가 전개되고 있다.
금감원도 상황이 비슷하다. 정은보 금감원장이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차기 금감원장으로 정연수 김앤장 변호사, 이석환 법무법인 서정 변호사, 박순철 전 서울남부지검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검사 출신 인사가 금감원장으로 선임된 선례가 없어 금감원 내부는 향후 거세게 불어닥칠 조직의 변화를 예상하며 잔뜩 긴장하고 있다. 한 금감원 관계자는 "금감원이 금융당국인지, 사정당국인지와 관련한 역할부터 재정립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임직원 인사가 대대적으로 이뤄질 것이라는 점도 조직 분위기를 어수선하게 만들고 있다. 정 원장은 작년 8월 취임 후 연말에 임원과 실·국장 인사를 단행했는데, 신임 원장이 취임하며 또 한 번 임원이 대거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위원회 설치법상 금감원 임원 임기는 3년으로 정해져 있다. 하지만 명시된 임기를 모두 채운 사례가 드물어 규정이 유명무실하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특히 정권이 바뀐 후 새로 취임한 금감원장이 임원을 전부 교체하는 선례도 있어 인사 폭이 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금융위원장보다 금감원장 인선이 먼저 이뤄질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금융위원회 설치법상 금감원장은 금융위원장 추천을 통해 대통령이 임명한다. 한편 감사원이 금감원에 대한 감사를 26일부터 다음달 17일까지 진행하는 것도 조직 분위기를 위축시키고 있다. 우리은행 직원의 614억원 횡령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금감원이 우리은행에 대해 11차례 검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정황을 발견하지 못해 감사원이 이를 집중적으로 살펴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정 원장은 경제 불확실성이 크다면서 유동성 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2022년 금융감독자문위원회 전체회의'가 끝난 후 "거시적인 경제 불확실성 상황에서 유동성 관리와 부실자산의 문제가 중요하다"며 "부실 문제와 관련해 (금융회사가) 사전적으로 충분히 관리하고, 금융회사들도 충당금을 많이 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660억원대 우리은행 횡령 사건과 관련해 "이런 사안이 왜 발견되지 못했고 오랫동안 관리되지 못했느냐에 대해 내부통제 문제에 중점을 두고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횡령 규모가 크고 10년 넘게 인지되지 않았던 측면에서 내부통제를 해야 하는 금융회사뿐만 아니라 외부 감사를 해야 하는 회계법인과 이를 감독해야 하는 금감원 모두 주의를 더 기울였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금감원은 10여 년간 3차례에 걸쳐 614억원을 횡령한 우리은행 직원 A씨가 50억원 규모의 추가 횡령을 저질렀다는 정황을 확인하고 지난 16일 검찰에 고발했다.
[김유신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단독] "고용위기 기업 살려라" 정부 핀셋지원
- 추경 빼면 올 2.4%성장…中봉쇄 장기화땐 내년 1%대 추락 위기
- 인사 늦어지고 감사까지…술렁이는 금융위·금감원
- 추경호 "납품단가 연동제, 하반기 시범 운영"
- 이해충돌 방지법 19일 시행…제보자에 최대 30억 보상금
- 강경준, 상간남 피소…사랑꾼 이미지 타격 [MK픽] - 스타투데이
- 전세 대란 돌파구는 ‘로또 분양’, 강동 그란츠·마포자이힐 눈길 [불황에 강한 명품 아파트]
- “급작스런 비극”…가수 故 박보람, “급성알코올중독으로 사망 확인” - MK스포츠
- 이찬원, 이태원 참사에 "노래 못해요" 했다가 봉변 당했다 - 스타투데이
- 양희은·양희경 자매, 오늘(4일) 모친상 - 스타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