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교부장, 일본 외무상에 "미국에 이용당하지 말고 신중하라" 경고
[경향신문]
중국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일본 방문과 쿼드(Quad, 미국·일본·인도·호주 4개국 안보협의체)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에 “남에게 이용당하지 말고 신중하게 행동하라”며 강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중국 외교부는 18일 왕 부장이 하야시 요시마사(林芳正) 일본 외무상과 화상 회담를 하고 양측 공동 관심사인 지역과 국제 문제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왕 부장은 이날 통화에서 “일본 측이 곧 쿼드 정상회의를 주최하는데 미 지도자의 방문이 아직 실현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벌써 소위 ‘미·일 연합’이 중국에 대항해 논조를 조정한다는 얘기로 떠들썩하다”며 “미·일 양자 협력이 진영 대결을 부추겨서는 안 되며 중국의 주권과 안보, 발전 이익을 해쳐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왕 부장은 이어 “미·일은 동맹 관계고 중·일은 평화우호조약을 맺고 있다”면서 “일본은 역사에서 교훈을 얻어 지역 평화와 안정에 초점을 맞추고, 아무런 이익도 없이 남에게 이용당하거나 잘못된 길로 가지 않도록 신중히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는 22∼24일 바이든 대통령의 방일 기간에 맞춰 열리는 미·일 정상회담과 쿼드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국에 이용당해 중·일 관계를 훼손하지 말라고 경고한 것이다. 이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미·일 양국이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행동을 공동으로 ‘억지해 대처한다’는 방침을 공동 성명에 명기하는 것에 대해 조율 중이라고 보도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은 방일 기간 대중 견제 성격이 강한 경제협의체인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도 출벌시킬 예정이다.
왕 부장은 대만 문제 등 중국의 핵심 이익을 훼손하지 말라고도 재차 경고했다. 그는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해서는 방해 요소를 제때 제거해야 한다”며 “최근 일본은 대만 문제 등 중국의 핵심 이익과 중대 관심사에 대해 부정적 움직임을 보이고 일부 정치 세력은 끊임없이 중국을 먹칠하고 공격하며 상호 신뢰를 손상시키면서 양국 관계의 근간을 흔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역사의 교훈을 깊이 새기고 중·일 관계를 훼손하려는 세력이 활개치지 못하도록 하고 중국과의 국교정상화 50년의 귀중한 성과를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베이징|이종섭 특파원 noma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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