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그친 김정은 "방역초기 대응 미숙"

김성훈 2022. 5. 1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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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호 상비약 北주민에 풀고
간부들 질타하며 내부단속
北 발열자 연일 20만명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흡한 코로나19 초기 대처와 관련해 간부들을 연일 질타하며 대책 마련을 다그쳤다. 김 위원장은 자신이 직접 준비한 상비약품을 주민들에게 양보하며 민심 다잡기에 나섰다.

18일 노동신문은 노동당 정치국 상무위원회가 전날 김 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하고 코로나19 사태 속 간부들의 활동상을 평가하고 방역대책을 연구했다고 보도했다. 당 정치국 상무위는 김 위원장과 당·정·군 최고위급 인사들로 이뤄진 북한의 실질적 최고 의사결정기구다. 신문에 따르면 김 위원장이 회의에서 "방역 시련의 초기부터 국가의 위기대응 능력 미숙성, 지도간부들의 비적극적인 태도와 해이성, 비활동성은 (방역) 사업의 허점과 공간을 그대로 노출시켰다"고 지적했다. 그는 간부들의 미흡한 업무처리가 시간이 생명인 방역 초기에 오히려 일을 더 복잡하고 어렵게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건방역제도와 체계를 보강해 방역위기가 국가 방역능력 건설의 발전을 가속화하는 기회가 되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날 신문은 김 위원장을 비롯한 회의 참석자 모두 마스크를 벗은 모습을 담은 사진을 실어 눈길을 끌었다. 북측 보도를 살펴보면 김 위원장이 손에 불을 붙인 담배를 들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는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대한 최고 지도부의 자신감을 강조하기 위한 조치로 읽힌다.

이날 신문은 김 위원장이 가정에서 직접 준비한 상비약품이 황해남도의 일반 가정에 전달됐다고 보도했다. 앞서 김 위원장은 14일 자신의 약품을 본부 당위원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신문은 김 위원장의 '1호 약품'을 건네받은 황해남도 주민들이 크게 감격하며 국가 비상방역 조치를 완벽히 실행하기 위한 결의를 다졌다고 강조했다. 특히 신문은 김 위원장이 주민들에게 보낸 의약품을 '위대한 어버이의 뜨거운 열과 정이 깃든 사랑의 불사(不死)약'이라고 지칭하며 지도자의 애민(愛民) 이미지를 부각했다.

김 위원장은 최근 간부들을 다그쳐 기강을 잡고 주민들에게는 친근한 모습을 강조하며 내부 결속을 다지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최근 정치국회의, 비상협의회, 상무위까지 개최된 것은 북한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정권적 위기가 될 수 있다는 김 위원장의 위기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김 위원장이 간부들을 계속 질책하고 있는 것을 다음달 초 당 전원회의를 통한 대규모 문책성 인사의 전조로 해석했다. 한편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는 16일 오후 6시부터 17일 오후 6시까지 전국에서 23만2880명의 유열자(발열자)가 새로 발생했고 6명이 추가로 숨졌다고 밝혔다. 북측에서는 이번주 코로나19 유증상자가 연일 20만명 이상 나오며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다.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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