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도 빨강·핑크 입는 시대, 전통의 고정개념 바꿔보고 싶었다"
우아한 선을 그리며 절제된 움직임으로 열을 맞추는 쉰다섯 명의 무용수들. 하나로 시작한 열이 다양한 변형을 만들고, 열과 열 사이 만들어지는 선과 여백엔 가장 한국적인 춤이 담깁니다.
여기에 '정구호 스타일'이 만났습니다. 패션 디자이너이자 영화 미술, 무용 연출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가 연출자로 참여했습니다. '전통에 기반을 둔 새로운 창작, 신(新)전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습니다.
다음은 정구호 연출가와의 일문일답.
"한국 무용을 시작하며 제가 추구하는 바는 전통의 가치를 받아들여서 그 가치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새로운 전통으로 연결하는 것입니다. '일무'도 마찬가지죠. 전통의 정신을 이어서 어떻게 발전시키고 계승시켜나갈까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Q. 무대엔 어떤 변화를 녹여냈나
"의상에서 전통을 베이스로 하되 어떤 변화를 줄 수 있는가를 생각했을 때, 문무는 적색의 옷을 입고 무무는 청색의 옷을 입는 고정관념을 한번 바꿔보고 싶었습니다. 요즘엔 남자도 빨강·핑크를 입잖아요. 무대라는 조건에서 생략할 건 생략하고, 강조할 건 강조했고, 머리에 쓰는 관모도 살짝 변화를 줬습니다."
"예전엔 색을 많이 지웠다면 이번 작품엔 색을 많이 쓰려고 했어요. 그러다 보니 무대가 어려웠어요. 가능하면 가장 미니멀한 무대를 만들자 생각했고. 1막에선 기역(ㄱ)과 디귿(ㄷ) 라인 두 개만 가지고 일무가 갖고 있는 줄 맞춤의 형태를 만들려고 노력했고요. 2막 춘앵무 때는 화문석(춤을 추는 돗자리)이 큰 배경이 되면 어떨까란 생각으로 무대를 만들었습니다. 춘앵무가 이번 작품 무대 미술의 꽃이라 보면 될 것 같습니다."
Q. 관객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바는
"유학 시절 우연히 잡지에서 한국 도자기를 보고 반한 적이 있어요. 그때부터 전통문화에 관심이 생겼죠. 그리고 영화 '스캔들'(미술감독)을 하면서 우리 문화예술은 파고들수록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완벽하지 않은 듯 완벽하고, 완벽한 듯 흐트려져 있고, 비정형적이면서 정형적인 매력이 있거든요. 전통을 재해석해서 전통에 관심 없는 분들에게 관심을 갖게끔 하는 게 이번 생에 제 역할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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