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파리는 범인을 안다"..국내 도입된 '법곤충학' 본격 해부

부장원 2022. 5. 18.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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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영수 앵커, 엄지민 앵커

■ 출연 : 오대건 / 법곤충감정실 연구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미국 드라마를 보면시신 주변의 곤충을 이용해사망 시각이나 원인을 추정하는 장면보신 적 있으실 겁니다. 이른바 '법곤충 감식'이라고 하는 미국이나 유럽에서는 보편적인 수사기법이라고 합니다.

[앵커]

우리나라에서도경찰이 본격적으로 도입을 시작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경찰 법곤충 감정실이 국내에 처음으로 설치됐는데 법곤충 감정실의 오대건 보건연구사 화상으로 연결돼 있습니다. 나와 계십니까?

[오대건]

안녕하세요.

[앵커]

안녕하세요. 저희가 법곤충학이라는 용어 생소한 분도 있을 것 같아요. 미국 드라마에서 많이 보기는 했는데 어떤 수사기법이라고 보면 되겠습니까?

[오대건]

일반적으로 우리가 법곤충학이라고 하면 법곤충학 증거를 활용해서 법적인 문제의 해결을 돕는 그런 기법이라고 생각을 하시면 됩니다. 보통 범죄 수사에 있어서는...

[앵커]

사건도 해결하고 그걸 또 증거로 쓸 수 있는.

[오대건]

맞습니다.

[앵커]

법곤충학에서 어떤 곤충이 주로 쓰입니까?

[오대건]

사망시간을 보통 추정하는 데 파리를 이용하고요. 그 파리의 성충보다는 거기에 나타난 구더기 유충 또는 번데기를 이용해서 사망시간을 추정하고 있습니다.

[앵커]

파리를 주로 쓴다는 것은 시신에 가장 먼저 찾아오는 곤충이 파리이기 때문인 건가요?

[오대건]

맞습니다.

[앵커]

보니까 파리도 있고 모기도 있고 다 쓸 수 있다는데 주로 어떤 곤충들이 사용된다 그러셨죠?

[오대건]

처음에 변사사건에서 시신이 있게 되면 여러 가지 곤충들이 접근을 하는데요. 가장 먼저 도착하는 종이 파리고요. 그다음에 딱정벌레라든지 그다음에 송장벌레, 수시렁이. 이런 곤충들이 접근하게 되는 것이죠.

[앵커]

그러면 사례를 살펴보면서 더 자세하게 살펴보겠습니다. 2019년도에 발생했던 사건인데 오산 백골 암매장 사건이라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거기에서도 이 기법이 주로 쓰였다고 하는데 어떤 식으로 활용됐습니까?

[오대건]

경기도 오산에서 일어난 백골 암매장 사건의 경우에는 곤충의 증거물이 발견됐는데 이미 백골의 사체였기 때문에 구더기라든지 성충 이런 것은 발견이 안 됐고요. 그것들이 빠져나간 번데기 껍질들이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이 껍질의 형태학적 그리고 분자생물학적으로 분류해 보니까 3종의 파리가 거기에서 서식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실제로 범행이 언제쯤 발생했는지 확인되는 겁니까?

[오대건]

일단 세 종이 있는데 이 세 종의 파리는 용어가 조금 헷갈릴 수 있어요. 혼동이 될 수 있는데 첫 번째는 큰검정파리라는 게 있고요. 그다음에 큰검정뺨금파리라는 게 있고요. 그다음에 떠돌이쉬파리라는 종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 종이 동시에 이렇게 출현을 하는 게 아니라 계절과 온도 그리고 장소에 따라서 출현을 하는 빈도라든지 우점 종이 달라지게 됩니다.

이 중에서 큰검정파리와 떠돌이쉬파리는 5월쯤에도 발견될 수 있지만 큰검정뺨금파리 같은 경우는 7월에서 10월경에 이게 나타나는 종이죠. 그래서 사체가 발견된, 백골이 발견된 것은 6월쯤인데 7월에 우점종이 나타났다는 것은 이게 그전 해에 사건이 이미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파리도 그냥 파리가 아니라 파리 종류별로 다른 거예요.

[앵커]

그러니까 파리 종류들마다 나타나는 시점이 좀 다르기 때문에 그것 따라서 언제 사망했는지 추정했다는 이야기인가요?

[오대건]

맞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그런데 10월에 발생하는 파리들인데 실제 범행이 2018년 9월에 발생을 했었잖아요. 범행 시점 파악에 구체적으로 어떤 식으로 활용된 겁니까?

[오대건]

그러니까 유해가 매장된 시기를 따지기 위해서 지금 보시는 것처럼 파리의 성장 단계가 나타나게 되는데요. 그 파리의 성장 단계에 따라서 이게 어느 정도 발달 단계에 있는지 여부를 추적하게 되는데 지금 경기도 오산 백골 암매장 사건 같은 경우는 구더기가 아니라 번데기 껍질이 남게 된 것입니다. 그래서 계절적으로 어떤 종이 나타나게 됐는지에 집중을 해서 연구를 한 것이고요. 그래서 10월경에 나타나게 됐다고 감정을 한 것으로 알고 있고 실제로 범행이 9월에 일어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파리 성장 단계 보니까 알을 낳고 성충까지 크는 데 대략 16일밖에 안 걸리는 겁니까?

[오대건]

이게 딱 16일이라고 고정하기는 어렵지만 종마다 또 다릅니다. 그래서 종에 따라서 또는 현장의 온도 상황 그리고 습도 상황 이런 것이 전부 다 종합이 돼서 판단을 해야 되겠죠.

[앵커]

습도 상황에 따라서도 조금 상황들이 다르군요. 이 정보들이 사망 시점을 확인할 수 있다고 말씀을 하셨는데 그밖에도 또 활용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까?

[오대건]

최근 들어서는 노인 인구가 많아지면서 중환자실에 입원하는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노인보호시설 같은 데서 요양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이 경우데도 욕창이 생기거나 상처가 생긴 부분들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그 부위에 구더기라든지 여러 가지 곤충이 알을 낳게 됩니다. 그 경우에도 물리적 학대의 징후로 판단할 수 있게 되는 것이죠.

[앵커]

사망을 하지 않았는데 누워서 계시는데 환자 보호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벌레가 생긴 경우를 말씀하시는 건가요?

[오대건]

맞습니다. 그런 경우도 곤충을 통해서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앵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사례 하나만 더 볼게요. 8년 전 세월호 참사 당시에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 사망 사건과 관련해서 실제로 곤충들이 활용됐다고 하는데 어떻게 활용이 되었던 겁니까?

[오대건]

이 경우는 변사사건이 발견된 후로 45일이 경과한 후에 감정이 된 것으로 알고 있고요. 이때도 마찬가지로 현장에 있었던 살아 있는 구더기는 없었지만 여러 가지 번데기 10점, 그리고 부화되고 남은 껍데기 73점 해서 총 83점과 그리고 나서 국과수 서울연구소에서 시신 및 유류품에서 남아 있던 구더기의 사체를 수집을 해서 그 사체를 가지고 현장 대기 온도 그리고 기상청의 관측 자료, 이것들을 종합해서 사망 시간을 추정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앵커]

주로 지금 사망 시점에 대해서 설명을 해 주고 계신데 혹시 곤충을 통해서 사망의 원인에 대해서도 알 수 있습니까?

[오대건]

곤충을 통해서 사망을 원인을 알기까지는 저희가 아직 연구가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그리고 앞서 법적 증거로 인정해 줄지 여부도 중요하다라는 말씀을 해 주셨는데 미국 같은 경우에는 증거 채택률이 높다고 하던데요. 우리나라는 증거 채택률이 아직은 낮은 상황입니까?

[오대건]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지금까지는 연구나 개발의 차원에서 R&D 분야의 하나로 이런 법곤충 감정이 일어난 게 있고요. 어제 이곳 법곤충 감정실이 개소하면서 오픈을 하게 되었습니다.

[앵커]

반드시 밝혀져야 될 사건이 굉장히 많습니다. 미제사건에 곤충들이 큰 도움을 줬으면 좋겠네요.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경찰수사연구원 법곤충감정실의 오대건 연구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오대건]

감사합니다.

YTN 부장원 (boojw1@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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