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 우리들교회 목세 현장 탐방

서윤경 2022. 5. 18.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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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의 대면 목장모임서 자기 이야기 솔직 고백
우리들교회 김양재 목사가 17일 판교채플에서 진행한 제14회 목욕탕 큐티목회 세미나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기도하고 있다. 세미나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경기도 김포의 A교회 목사 부부는 심각한 표정으로 “영화 같다”고 말했다. “어디서도 들어보지 못한 이야기”라고도 했다.

지난 17일 경기도 용인의 김상건 장로의 집에서 열린 큐티엠 부부목장 탐방 프로그램에 참석해서 한 말이다. 이날 목장 모임엔 김 장로 부부 등 세 커플과 두 명의 집사 등 8명이 참석했다.
A교회 목사 부부는 큐티엠과 우리들교회(김양재 목사)가 지난 16~19일 판교채플에서 진행하는 제14회 목욕탕 큐티목회 세미나(목세)에 참가했다.

우리들교회는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지키기 위해 목욕탕 목세를 온라인으로 개최하다가 2년여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었다.
‘큐티와 스토리텔링 설교’ ‘큐티와 구속사’ 등 김양재 목사의 강의는 물론 자신의 교회에 큐티목회를 접목한 목회자들의 이야기와 말씀묵상으로 살아난 사람들의 간증도 들었다.

둘째 날엔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이 있었다. 이날 참가자들은 김 목사 강의를 들은 뒤 저녁 식사시간에 맞춰 목장에 참여했다.
목세 참가자들이 모임 장소로 떠나기 전 김 목사는 “2년 간 대면목장을 못하다가 2주 전부터 시작했는데 이렇게 목장 탐방 가는 거 자체가 기적 같은 일”이라며 “다들 있는 그대로 자기를 보여주실 텐데 위대한 결혼의 주인공으로 살고 있음을 보여줄 것”이라고 밝혔다.

A교회 목사 부부는 김 장로의 집에 초대됐다. 예배에서 김 장로는 이틀 전 주일예배 설교인 ‘성령의 고백’(행 24:10~20)을 정리하며 “사과를 기반으로 오해를 푸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평상시엔 말씀과 질문을 토대로 회개하며 말씀을 실천한 이야기를 나눴는데 이날은 A교회 목사 부부를 배려해 간증 위주로 진행했다.

우리들교회와 큐티엠이 17일 판교채플에서 진행한 제14회 목욕탕 큐티목회 세미나에서 참석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세미나는 16일부터 19일까지 나흘간 열린다. 큐티엠 제공

먼저 목자인 김 장로가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세계적인 외국계 IT기업에서 잘 나가는 인재였던 그는 전처와 결혼, 이혼, 재결합 다시 이혼의 아픔을 겪은 뒤 음주가무에 빠졌고 이마저도 답이 되지 않자 죽음까지 생각했던 걸 상세히 설명했다.

김 장로는 “지금의 아내를 동호회에서 만났고 내 상황을 듣더니 우리들교회에 가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후 목장 모임에 참석해 회복을 경험했고 아내와 결혼했다.
그의 아내는 “청년부였던 저는 초혼이니 주변에서 말렸다. 특히 새로운 결합보다 재결합을 강조하시는 목사님은 결혼식 당일까지 결혼을 말렸다”며 쉽지 않은 과정을 전했다.

이어 김 장로가 목장 멤버들의 면면을 소개했다. 서울의 30대 부부와 대구의 40대 집사 등 세 명은 코로나 기간 중 온라인을 통해 우리들교회 예배와 목장 모임에 참석했다.
김 장로는 “30대 부부는 이혼 서류에 도장 찍기 직전까지 갔다가 목장 모임에 참석한 뒤 현재 회복 중이고 홀로 오신 집사님은 이혼 소송 중”이라고 전했다.

이들은 목장 사람들과 대면으로 만난 적도 없었지만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30대 부부의 남편은 “줌으로 모임하다가 부부싸움도 많이 했다. 그때는 음소거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자 “소리는 안 들리는데 표정을 보면 싸우는 거 같아서 얼마나 궁금해 했는지 아냐”는 김 장로 아내의 말에 참석자들이 웃음을 터뜨렸다.

이날 현장에선 대면 모임의 필요성도 보여줬다. 온라인에선 하지 않던 이야기까지 했다. 30대 부부의 남편은 목장모임에서 약속한 걸 실천했음을 고백했다.
그는 “아버지는 어릴 때부터 엄격했고 체벌도 하셨던 분이라 대화가 거의 없었다. 최근 부모님과 우리 부부가 주일 저녁마다 온라인으로 만나 그날 예배 내용을 나누기로 하면서 대화를 시작했다”며 “부산의 교회에 출석해 달라고도 했다”고 말했다.

이날 모임은 오후 9시까지 진행하려던 시간을 훌쩍 넘겨 오후 11시 30분에 끝났다. 그럼에도 다들 표정은 밝았다.
A교회 목사는 “죄에는 들킨 죄와 들키지 않은 죄, 두 종류가 있다”라며 “우리라고 유혹이 없을까. 교회는 죄를 수용하는 곳이며 정착할 수 없는 영혼들이 오는 곳인데 과연 우리 교회는 어떤가 생각하게 됐다”고 전했다.

성남=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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