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 슈가의 새 편곡.. 대학 축제 사로잡은 싸이의 '댓댓'

양승준 2022. 5. 18.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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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경기 수원 성균관대 자연과학 캠퍼스는 싸이의 신곡 '댓댓'을 따라 부르는 수천 명의 대학생 '떼창'으로 가득 찼다.

싸이가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와 함께 만들고 부른 '댓댓'의 인기가 푸릇한 대학캠퍼스에 쉰을 바라보는 중년의 댄스 가수를 소환한 지렛대가 됐다.

"K팝의 과거(싸이)와 현재(슈가)의 만남"(미국 음악지 롤링스톤)이 일군 성과다.

슈가는 결국 다시 편곡을 했고, 라틴풍으로 바뀐 음악에 싸이는 귀가 솔깃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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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3년 만에 대학 대면 축제 부활
대학 캠퍼스에 소환된 '중년 댄스 가수'
"K팝 과거와 현재의 만남" '댓댓' 인기 지렛대
지난해 가을, BTS 슈가가 먼저 연락
곡 한 번 뒤집고 다시 작업
BTS 'PTD' 뮤비 촬영지서 재회
싸이(왼쪽)와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가 싸이의 신곡 '댓댓' 뮤직비디오 촬영을 하고 있다. 피네이션 제공

"팬데믹스 오버(Pandemic's over), 그래 기분이 오져". 지난 4일 경기 수원 성균관대 자연과학 캠퍼스는 싸이의 신곡 '댓댓'을 따라 부르는 수천 명의 대학생 '떼창'으로 가득 찼다.

일명 '코로나 학번'으로 불리는 20~22학번 학생들은 "흔들어 좌 우 위 아래로"란 노랫말에 맞춰 팔을 같은 방향으로 흔들고, 흥겨운 라틴풍 음악에 연신 방방 뛰며 환호했다. 꼭 냄비 물이 팔팔 끓는 모습 같았다. 코로나19가 발병한 뒤 3년 만에 열린 대학 대면 축제에서 벌어진 진풍경이다.

거리두기 해제로 오랜만에 뜨겁게 달아오른 축제의 달 5월, 싸이는 요즘 대학가 섭외 1순위로 통한다. 18일 소속사 피네이션에 따르면, 싸이는 성대를 비롯해 한국외대(19일), 한양대(25일) 등 10여 대학 축제에 잇따라 초대받았다. 싸이가 방탄소년단 멤버 슈가와 함께 만들고 부른 '댓댓'의 인기가 푸릇한 대학캠퍼스에 쉰을 바라보는 중년의 댄스 가수를 소환한 지렛대가 됐다. 지난달 29일 공개된 '댓댓'은 국내 최대 음원 플랫폼인 멜론 주간 차트(9~15일)와 유튜브 인기뮤직비디오(6~12일) 정상을 모두 휩쓸고 있다. "K팝의 과거(싸이)와 현재(슈가)의 만남"(미국 음악지 롤링스톤)이 일군 성과다.

K팝의 두 역사는 어떻게 만났을까.

싸이와 방탄소년단 측 취재를 종합하면, 싸이는 지난해 가을 모르는 번호로 온 문자를 받았다. '선배님 안녕하세요, 저 슈가인데요. 연락 부탁드립니다.' 이 연락을 계기로 이뤄진 첫 만남의 자리에서 슈가는 직접 만든 곡을 싸이에게 들려줬다. 이 곡을 불러줄 수 있냐는 요청과 함께였다.

후배와의 음악적 교류가 흥미로웠지만, 싸이는 처음엔 이 곡이 마음에 쏙 들진 않았다. 슈가는 결국 다시 편곡을 했고, 라틴풍으로 바뀐 음악에 싸이는 귀가 솔깃했다. 두 가수의 음악 작업을 지켜본 관계자는 "슈가가 '댓댓 아이 라이크 댓(That that I like that)' 등의 후렴을 만들었다"고 귀띔했다. 싸이와 슈가는 비트와 멜로디의 뼈대를 함께 다듬은 뒤 메일을 주고받으며 노랫말을 채웠다. 방탄소년단 소속사 빅히트뮤직 관계자는 "뮤직비디오 촬영은 3월 중순에 이뤄졌다"고 말했다. 촬영지는 인천 영종도 을왕산 일대. 서부 영화의 사막을 떠올리게 하는 이국적인 풍경이 눈에 띄는 장소로, 방탄소년단이 '퍼미션 투 댄스'(2021) 뮤직비디오를 찍은 곳이기도 하다.

서부 영화 속 총잡이 스타일로 옷을 차려입은 슈가는 '싸다9'란 앨범 제목에 맞춰 싸이의 뺨을 때리고, 싸이는 피를 흘리며 쓰러진다. 널부러진 싸이는 나비넥타이를 맨 채 하늘색 정장을 입고 있었다. '강남스타일'(2012) 무대 의상이다. 싸이는 최근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강남스타일과의 작별'이라는 숨은 테마"라고 말했다.

싸이는 '댓댓'으로 대중의 관심을 다시 불러 모았지만, '음악이 납작해졌다'는 비판도 받는다. '강남스타일' 이전 앨범들에서 보여준 노랫말의 해학과 독창적인 멜로디의 힘이 약해졌다는 지적이다. 싸이는 9집의 또 다른 수록곡 '셀럽'과 '나의 월요일', '내일의 나에게'에서 그 돌파구를 찾는다. 통통 튀는 피아노 연주로 '셀럽'에선 아날로그 음악의 멋을 좇고, '나의 월요일'에선 "내가 누구였든 간에 일단 돈 벌러 간다"며 중년 가장의 쓸쓸함을 노래한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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