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으로 재탄생한 종묘제례악 '일무'..세계 무대도 겨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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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예술은 파고들수록 떠오르는 매력이 참 좋아요. 완벽하지 않은 듯 완벽하고, 완벽하면서도 흐트러져 있고 전통문화에 관심 없는 분이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드리는 게 제 생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무용단이 올해 상반기 야심 차게 준비한 대작 '일무'(佾舞)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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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향'·'향연' 크리에이티브디렉터 정구호 연출 "해외서도 많이 봤으면"
(서울=연합뉴스) 김용래 임지우 기자 = "전통 예술은 파고들수록 떠오르는 매력이 참 좋아요. 완벽하지 않은 듯 완벽하고, 완벽하면서도 흐트러져 있고… 전통문화에 관심 없는 분이 관심을 갖도록 만들어드리는 게 제 생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의 의식무인 '일무'는 줄지어 추는 춤이라는 뜻이다.
조선의 왕과 왕후의 신주를 모신 종묘에서 거행되는 제례 의식에 사용되는 기악과 노래, 춤을 말하는 종묘제례악 중에서도 의식무용인 '일무'가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정구호(57)에 의해 현대적 색채로 무대 위에서 재탄생했다.
세종문화회관과 서울시무용단이 올해 상반기 야심 차게 준비한 대작 '일무'(佾舞)가 오는 19일부터 22일까지 나흘간 세종문화회관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공연 개막 하루 전인 18일 프레스콜 행사에서 일부가 공개된 '일무'는 느리면서도 빠르고, 정적이면서도 동적이고, 화려함 속에 절제미가 조화를 이룬 '정중동'(靜中動)의 미학을 가감 없이 보여줬다.
정구호 연출은 "한국무용을 시작한 이후 저는 전통의 가치를 받아들여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또 새로운 전통을 만드는 창작까지 연결하는 일을 계속하고 있다"면서 "일무도 마찬가지로 그 진화 과정의 마지막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패션디자이너에서 시작해 영화 미술감독, 공연의 무대감독으로 점차 활동영역을 넓히며 독보적 위치를 점해온 정구호는 과거 국립무용단과 함께한 '향연'과 '묵향'으로 한국무용계에선 드물게 매진 사례를 기록한 바 있다.
'일무'에 대해 "여태까지 했던 작품 중에서 가장 전통의 색을 유지하려고 많이 노력한 작품으로, 무대 연출이 매우 어려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일무'는 서울시무용단의 올해 첫 작품으로, 세종문화회관도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에 때맞춰 공을 많이 들인 대형 공연이다.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의 주무대와 후무대 등 무대 전체(36m×33m)를 활용하고, 한국적인 선과 색채, 대형 군무를 통해 관객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한다.
현대무용가로 영국 아크람 칸 무용단원으로 활동 중인 김성훈 안무는 전통을 토대로 새로운 언어의 움직임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한다.
"일무를 통해서 처음으로 전통 무용에 깊이 빠져들게 됐습니다. 저희에겐 움직임이 언어이기 때문에 새로운 언어를 만들려고 노력했어요."
지난 석 달간 '일무'를 집중적으로 연습해온 서울시무용단은 코로나19 때문에 공연 준비 과정이 특히 어려웠다고 한다.
정혜진 단장은 "일무를 준비하며 단원들의 3분의 2가 오미크론 변이에 걸렸다. 연습에 상당한 지장이 있었지만 긴 회의 끝에 확진자들은 재택으로 연습하고 나머지는 모두 나와서 연습을 하기로 했다"고 회고했다.
아직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정구호 연출은 조심스럽게 '일무'의 해외 진출 소망을 내비치기도 했다.
과거 그가 연출하고 디자이너로 참여했던 국립무용단의 '묵향'이 2013년 초연 후 꾸준히 사랑받으며 일본, 홍콩, 프랑스, 덴마크, 헝가리, 세르비아 등 세계 곳곳에서 호평 속에 공연된 바 있다.
"제가 작업하는 게 전통에 관한 일이니 어떻게든 기회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항상 있지요. K팝이 열풍이지만 우리 전통문화도 해외에서 많이들 볼 수 있었으면 합니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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