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 "트위터 인수 보류, 사용자 수 점검해야" 오락가락 행보 배경은
[경향신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트위터 인수를 두고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갑자기 트위터 인수를 일시 보류하겠다고 선언하더니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트위터 실제 사용자 수를 조사해달라고 요청하기까지 했다. 미 증권가에서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해지고 있는 가운데, 연일 머스크가 ‘폭탄 발언’을 이어가는 배경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머스크는 17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트위터는 일간 활동 사용자의 95% 이상이 실제 사용자, (봇이 아닌) 진짜 사람들이라고 주장한다. 다들 정말 그렇게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올리고 비공식 투표를 진행했다. 그는 트위터가 “계정 중 ‘가짜’ 계정이 5% 미만이라는 증거를 보여주지 않는 한 트위터 인수 거래가 진전될 수 없다”고도 했다.
몇몇 트위터 사용자가 SEC가 나서 조사를 해야한다는 댓글을 남기자 머스크는 SEC 계정을 태그하며 트위터 실사용자 현황을 조사해 달라고 말했다. 지난 13일 트위터 실제 사용자 수에 관한 의문을 제기하며 돌연 인수절차 잠정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SEC 조사까지 들먹이고 있는 것이다.
미국 월가에서는 머스크가 결국 트위터 인수를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증권 분석가 댄 아이브는 CNN에 “트위터 이사회는 머스크를 붙잡고 싶어 하지만 머스크가 결국 거래를 성사시키지 않고 이별 비용을 지불할 확률이 60% 이상”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언론들은 머스크의 행보가 단순히 인수 가격을 깎으려는 의도라고 해석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이미 3월부터 머스크가 트위터 인수를 위한 논의를 벌여왔다는 보고서가 공개됐다”면서 머스크가 오랜 기간 공들인 트위터 인수를 포기할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트위터 인수 계약을 일방적으로 파기할 경우 10억달러(약 1조2600억원)를 위약금으로 물거나 트위터 측으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포스트도 “SEC는 트위터의 요구에 대해 공식 논평을 하지는 않았지만 실제 조사를 벌일 확률은 낮다”면서 “트위터 주가를 더 떨어뜨려 거래에서 유리한 입장을 가져가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연일 이어지는 머스크의 폭탄 발언에도 트위터는 이날 “트위터 이사회와 머스크는 주당 54.20달러에 인수를 합의했고, 우리는 이 거래를 이행할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이윤정 기자 y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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