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승부수' 현대기아, 전기차 '퍼스트 무버' 선언.."PBV 1위 목표"

권혜정 기자 2022. 5. 18. 1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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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에만 21조 투자 144만대 생산
현대차·기아, 글로벌 323만대 생산 점유율 12% 목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 뉴스1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현대차그룹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First Mover)'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내연기관 시대에 현대차그룹을 따라다니던 '패스트 팔로어'의 수식어는 지우고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바꾸는 '게임 체인저'로서 글로벌 톱이 되겠다는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이를 위해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시장에 21조원을 투자한다.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도 올해 34만대에서 144만대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144만대(PBV 포함)는 2030년 현대차∙기아의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 323만대의 45%에 달하는 물량이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12%를 점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현대차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태생기를 넘어 본격적인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며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국내 투자와 연구개발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물결에 민첩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 국내 전기차 생태계 만든다…전용 라인 증설·초고속 충전기 5000기 설치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시장에 21조원을 쏟아 붓는다. 이를 통해 전기차 생산 능력을 키우고 전기차 라인업 다양화에 나선다. 부품·선행기술 개발은 물론 전기차 충전 등 인프라 조성에도 나섬으로써 국내를 전기차 시장의 '허브'로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국내 전기차 생산-연구개발-인프라-연관산업 등의 선순환을 촉진하기 위한 목적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생산을 늘리기 위해 우선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을 확대한다. 혼류생산은 한 생산라인에서 5종 이상의 차량을 제조하는 방식을 말하는데,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에서 전기차도 함께 생산할 수 있어 라인 증설 없이도 전기차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도 추진한다. 현재 현대차와 기아는 각각 울산공장과 광주·화성 공장에서 전기차를 생산 중이다. 현대차 아산공장은 아이오닉6 생산을 준비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전용 전기차 라인업 강화를 위해 'E-GMP'를 잇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2025년 승용 전기차 전용 'eM' 플랫폼을 선보이고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체계에서 차급별 다양한 전용 플랫폼을 순차적으로 개발한다.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를 적용한 플랫폼은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하기 때문에 제품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보급의 핵심인 '충전 솔루션' 마련에도 나선다. 전기차 생산이 늘어도 인프라가 마련되지 않으면 보급에 속도를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해 3월 전기차 초고속 충전 브랜드 '이피트'를 내놓은 현대차그룹은 롯데그룹 등과 함께 전기차 초고속 충전 인프라 확충을 위한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했다. 이를 통해 최대 200kW급 충전기를 임대하는 사업 모델을 개발해 2025년까지 전국 주요 도심에 초고속 충전기 5000기를 설치한다.

현대차 울산공장 아이오닉 5 생산라인(현대자동차 제공)© 뉴스1

◇국내 PBV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기아, 글로벌 PBV '1위로'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 계획 발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기아의 PBV(Purpose Built Vehicle, 목적 기반 차량) 전기차 전용 공장 신설이다. 기아는 국내 최초 PBV 전기차 전용 공장을 단순 공장에 그치지 않고, 'EV 트랜스포메이션'을 상징하는 대표적 미래 자동차 혁신 거점으로 키운다.

기아는 약 2만평 부지에 수천억원을 투입, 2023년 상반기 PBV 공장을 착공해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산 시점에 연간 10만대 생산 능력을 확보한 뒤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최대 15만대까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기아는 지난 3월 CEO 인베스터데이를 통해 2030년 연간 100만대의 PBV 판매를 달성해 PBV 시장의 글로벌 '넘버원'이 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기아는 2030년 PBV가 글로벌 신차 판매량의 2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연간 2000만대 규모의 시장이 새롭게 탄생할 것으로 봤다. 현대차그룹은 기아를 통해 PBV 전기차 시장을 선점, 글로벌 전기차 시장 1위로의 도약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전기차 기반의 PBV는 다양한 형태와 기능, 서비스를 제공하는 친환경 다목적 모빌리티로 자율주행기술과 결합하면 로보택시, 무인화물 운송, 움직이는 비즈니스 공간 등 인류의 삶을 한 차원 더 풍요롭게 만드는 미래 이동수단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했다.

◇2030년 글로벌 전기차 323만대 점유율 12% 목표…정의선 회장 '뚝심' 세계 전기차 시장에서 '퍼스트 무버'가 되겠다는 현대차그룹의 야심찬 계획에는 정의선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이번 투자에 대해 "미국, 유럽, 일본 등의 업체가 내연기관차 시대를 주도했던 과거와 달리 전기차 시대에서는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세계 전기차 시장의 판도를 뒤바꾸는 '게임체인저'이자 '퍼스트 무버'로 도약한다는 의지"라고 설명했다.

정 회장은 앞서 수차례에 걸쳐 전기차로의 전환, 전기차 시장에서의 퍼스트 무버를 강조했다. 그는 "내연기관차 시대에는 우리가 '패스트 팔로어'였지만 전기차 시대에는 모든 업체들이 공평하게 똑같은 출발선상에 서 있다. 경쟁 업체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성능과 가치로 전세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는 퍼스트 무버가 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전기차를 기회의 영역으로 인식하고 새로운 시장과 산업을 선점한다는 관점에서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적극적으로 바로잡고, 필요하다면 인력과 조직의 변화도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현대차그룹의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5', 'EV6'는 세계 유수의 자동차 대회를 휩쓸며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위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지난 2월 기아 EV6는 한국차 최초로 ‘2022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했고, 4월에는 현대차 아이오닉 5가 ‘2022 월드카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차’를 비롯해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등을 받았다.

현대차그룹의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도 고무적이다. 지난해 25만2719대를 판매해 전세계 전기차 판매 ‘톱5’권에 진입했다. 올해 1분기 전기차 판매량은 7만6801대로 전년 동기 대비 73%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총 323만 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약 12% 수준의 점유율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제네시스 포함 2030년까지 18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올해는 아이오닉 6를 필두로 2024년에는 아이오닉 7이 출시된다. 기아는 2030년까지 13종의 전기차를 내놓는다. 올해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에 이어 내년에는 EV9을 선보인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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