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제주 비엔날레 주제·작가 발표
[경향신문]
‘움직이는 달, 다가서는 땅(Flowing Moon, Embracing Land)’. 11월16일 개막하는 제3회 제주비엔날레 주제다. 인류세(人類世, Anthropocene)라 불리는 지질학적 시기의 인류 생존과 지구 공생, 자연에 관한 예술을 선보이기로 했다.
제주도립미술관은 18일 주제와 전시 작가 등을 발표했다. 미술관은 “태양과 지구 사이 절기(節氣)를 만들고 생동하는 생명을 이어가는 자연의 시간을 ‘움직이는, 흐르는 달’로 개념화했다”고 했다. ‘움직이는 달’은 “자연의 시간과 변화의 속성을 포착한 것으로, 쉼 없이 흐르며 객체들을 잇게 한 순환의 메커니즘”으로 정의했다. 인류 역사·신화의 물리적 지층이자 시대적·역사적 공간·장소의 땅에 주목한 게 ‘다가서는 땅’이다.
미술관은 자연, 인간, 신화, 우주 사이 소통·공존의 경험에 관한 작품을 전시할 것이라고 했다. 박남희 예술감독은 “자연공동체의 신화와 역사를 만들어온 양생(養生)의 땅 제주에서 인간이 자연으로부터 부여받은 본래의 생명 가능성을 예술로 사유하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자연, 인간 등) 모든 객체가 함께 살기 위해 달의 우주적 관용과 땅의 자연적 공명을 실험하는 예술의 장을 열겠다”고 말했다.
참여 작가는 강이연, 김주영, 박광수, 박형근, 이승수, 윤향로, 최선, 자디에 사(Zadie Xa, 캐나다), 레이첼 로즈(Rachel Rose, 미국), 왕게치 무투(Wangechi Mutu, 케냐), 리크릿 티라바니자(Rirkrit Tiravanija, 태국), 팅통창(Ting Tong Chang, 대만) 등 16개국 60여명(팀)이다.
지구 곳곳에서 상처 입은 역사·정치 공간과 사회적 유목민에 관한 ‘노마드 프로젝트’를 벌인 김주영이 비엔날레 주제에 잘 부합하는 작가다. 자연과 인간의 공존은 이승수의 사진작업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는 해녀 잠수복 등을 오브제로, 바다를 배경으로 설치작업을 해왔다. 무투는 아프리카 전통, 국제정치, SF, 패션계 등에서 영감을 받아 흑인 여성, 인종, 젠더, 식민지주의, 전쟁에 관한 작품을 만들어왔다.
주제 전시관은 제주시 제주도립미술관과 제주현대미술관이다. 위성 전시 공간은 가파도 아티스트 인 레지던스와 서귀포시 국제평화센터다. 제3회 제주비엔날레는 2023년 2월12일까지 열린다.
김종목 기자 j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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