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력·거시상황..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은 14년전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의 '데자뷰'?

유희곤 기자 2022. 5. 18. 15:36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경향신문]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금융리스크 점검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윤석열 정부 금융위원회의 초대 부위원장(차관)에 내정된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55)의 이력과 당면과제가 14년 전 전임자였던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62)와 ‘닮은꼴’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사람은 비관료 출신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를 거쳐 새 정부 내각에 중용돼 불안정한 대외경제 상황 속에서 금융 안정을 지켜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김 부위원장은 1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유관기관 합동으로 금융리스크 점검회의를 열고 최근 금융시장 동향과 주요 리스크를 논의했다. 그는 “(지난 17일 임명된 후) 첫 일정으로 점검회의를 개최할 만큼 대내외 경제·금융환경이 녹록지 않다”면서 “복합적인 위기에 적시 대응할 수 있도록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한편 금융회사 잠재리스크와 가계·기업 등 실물부문 리스크까지 꼼꼼히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국내 금융시장은 올초부터 계속된 대외악재에 시달리고 있다. 코로나19로 붕괴된 공급망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고물가 압력이 계속되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지난 5월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75~1.00%로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고, 추가 조치를 할 가능성도 시사한 상태다. 코스피는 지난 12일 2550대를 기록하며 2020년 11월20일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이 총재도 금융위 부위원장에 발탁된 지 닷새 만인 2008년 3월19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과 경제·금융상황 점검회의를 가졌다. 당시는 경상수지 적자, 물가상승, 연준의 금리 추가인하와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지속 가능성 등 대내외 여건이 악화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936원(2008년 2월28일)까지 떨어지는 등 불안감이 커졌을 때다. 그 해 9월 미국 4대 투자은행 리먼브라더스가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코스피는 10월에 1000포인트, 코스닥은 300포인트 아래로 각각 추락했다.

두 사람이 금융위에 오기까지 걸어온 길도 유사점이 많다. 이 총재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은 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를 지냈다. 2007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후 인수위 경제1분과 위원으로 활동한 후 금융감독위원회의 감독정책기능과 재정경제부의 금융정책기능이 통합해 출범한 금융위의 초대 부위원장에 선임됐다.

김 부위원장도 서울대 경제학과 출신으로 미국 예일대에서 수학한 후 서울대 교수가 됐다. 윤석열 대선 캠프를 거쳐 인수위에서 경제1분과 위원을 맡은 것도 이 총재의 경력과 겹치는 부분이다.

역대 금융위 위원장 및 부위원장 16명 중 관료 출신이 아닌 민간전문가 출신은 김 부위원장과 이 총재를 포함해 4명 뿐이다. 두 자리는 기획재정부 등 다른 경제부처와의 협업, 금융 분야의 전문성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이유로 대부분 관료 출신이 맡아 왔다.

금융위 내에서는 정찬우 전 부위원장(2013년 3월~2016년 1월) 이후 6년4개월 만의 민간 출신 부위원장 취임을 두고 우려와 기대가 엇갈리고 있다. 과거 교수 출신 일부 인사 기존 관료들과 마찰을 빚어 조직 전체가 어려움을 겪었던 경험이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김 부위원장이 선거운동 기간부터 대통령과 함께 한 인사인 만큼 새 정부의 국정철학에 맞는 정책 추진이 원활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임 부위원장이 얼마나 빨리 관료사회에 적응하냐가 중요하겠지만 외부 인사로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면이 있을 것”이라면서 “또한 위원장에 관료 출신이 임명된다면 (외부 출신 부위원장으로 이한) 리스크(위험)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왼쪽)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조찬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유희곤 기자 hulk@kyunghyang.com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