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개월 아이 피 뚝뚝 흘리는데..교사들이 5시간동안 방관"

최아영 2022. 5. 18.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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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대문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2살 아이가 다쳐 피를 흘리고 있는데도 교사들이 방관하는 영상이 공개됐다. 서울경찰청은 이 어린이집 원장과 교사 등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어린이집에서 27개월 아이가 다쳤습니다. 도움 요청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과 영상이 올라왔다.

공개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보면 피해 아동은 책장을 정리하고 있는 보육교사를 향해 걸어오다 매트가 들리면서 넘어졌다. 넘어지면서 책장 모서리에 이빨을 부딪친 아이는 주저앉아 울었다.

그러나 교사는 아이를 안아 바닥에 옮긴 후 다시 정리를 이어갔다. 당시 현장에는 이 교사 외에도 다른 보육교사 2명이 더 있었다.

피해 아동의 아버지인 A씨는 "지난달 13일 서대문구 홍제동에 위치한 한 어린이집에서 선생님이 부주의하게 책상을 옮기다 매트가 들려 아이가 넘어지고 이로 인해 아이가 책상 모서리에 부딪히는 사고가 났다"고 밝혔다.

이어 "아이는 앞니 두 개 함입(함몰), 치아깨짐, 윗니가 아랫입술 관통하는 상해를 입었다"며 "조금 더 심했으면 피부를 뚫고 나올 뻔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의 사진과 혈흔이 묻은 옷, 가정통신문, 진단서 등을 함께 올렸다. A씨가 올린 사진에는 아이의 윗입술에 파랗게 멍이 들었고, 아랫입술에는 상처가 난 모습이 담겼다. 수술을 받은 듯 아랜 입술에 꿰맨 자국이 선명했다.

A씨는 "어린이집에선 당일 오후 12시37분에 아내에게 연락했고 그때 아이가 매트에서 뛰다가 넘어져 책상에 부딪쳐 아랫입술이 살짝 찢어졌다고 알려줬다"며 "이후 아이가 잠들어 있다고 말해 오히려 아내가 놀랐을 교사를 위로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하원을 한 뒤 아이 상태를 보고 단순히 뛰다 넘어져 다친 상황이 아니라는걸 인지했다"며 "아이의 앞니가 뒤로 심하게 들어가고 아랫입술은 엄지손가락 이상으로 벌어져 있었다. 입고 간 옷에 묻는 피를 지운 흔적도 있었다"고 했다.

또 "가정통신문을 보니 아이 상태는 '양호'로 기록됐다"며 "바로 CCTV를 열람해 보니 저희 아이는 사고가 난 오전 11시3분부터 오후 3시30분, 그리고 병원에서 급히 응급처치를 받은 오후 4시 30분까지 약 5시간 동안 다친 상태로 계속 울고 있었다"고 적었다.

A씨는 "아이는 사고로 인해 영구치가 손상됐고 사고 후 빠른 응급조치를 못해 치아가 안쪽으로 많이 밀려 들어갔다"며 "(사고 후) 한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트라우마 때문인지 밥을 잘 안 먹고 거부하기 일쑤"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도움을 요청하는 이유는 어린이집 대소사를 관장하는 구청 여성복지과에서 본인들이 할 수 있는 건 '과태료 100만원이 전부'라고 했다"며 "어떻게 처리를 해야 강한 처벌을 할 수 있을지도 진심으로 조언을 구한다"고 호소했다.

[최아영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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