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규 같은 선수가 빠지자 '강철부대2'에 도드라진 문제점
[엔터미디어=정덕현] 채널A 예능 <강철부대2>는 이제 최고의 특수부대를 가리는 최종 미션만을 앞두고 있다. 그 마지막에 선 부대는 UDT와 특전사다. UDT는 지난 시즌1에서도 우승한 팀이고 특전사는 707과 공동3위를 차지한 팀이다. 최종 미션은 '작전명 누리호'로 나로우주센터에서 펼쳐졌다. 선박, 항공기에 이어 우주센터까지, <강철부대2>가 얼마나 스케일을 키웠는가를 실감하게 만드는 미션이다.
그런데 이렇게 블록버스터처럼 꾸려진 미션들에도 불구하고 <강철부대2>는 시즌1만 못하다는 시청자들의 평가를 받고 있다. 대결 부대도 정보사(HID)와 특수 탐색구조대(SART) 같은 만만찮은 부대를 두 팀이나 늘렸고, 출연자들도 시즌1의 학습효과 때문인지 훨씬 준비된 이들이 많아 힘이나 기량에 있어 업그레이드 됐다. 게다가 미션 또한 역대급으로 난이도를 높여 저게 가능할까 싶은 장면들이 여럿 연출되었다. 그런데 왜 이런 '강력함'에도 몰입도는 떨어지게 된 걸까.
강도는 높였지만 미션 소재는 시즌1과 유사해 새로운 기대감을 찾기가 어려운 문제나, 시즌1의 학습효과 때문에 미션 과정에서 '연합'을 하는 모습이 일종의 '담합' 같은 느낌으로 다가와 시청자들을 불편하게 한 지점들이 문제로 지목되었지만 그보다 결정적인 건 매력적인 캐릭터가 부각되지 않은 점이다.
사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매력적인 캐릭터가 없다고 볼 수는 없다. 아니 정반대로 시즌1에 비해 출연자들은 저마다의 매력과 개성이 분명하다. 하지만 중요한 건 이렇게 모두가 '강력하게' 면모를 드러내면서 오히려 상향평준화된 모습은 누구 한 명에 대한 집중을 흩트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는 점이다.
결국 그 매력을 끄집어내는 건 편집과 연출이 상당한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이미 충분한 매력이 있는 캐릭터들이지만, 궁극적으로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해줘야 시청자들은 그들을 중심으로 <강철부대2>에 대한 기대감과 궁금증을 이어나갈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강철부대2>의 가장 아픈 부분은 누구 한 명에 대한 집중을 일관되게 만들어내지 못한 점이다.
여기에는 출연 팀들이 일관된 성적을 내지 못해서 생긴 면들이 적지 않다. 예를 들어 707은 초반에 선전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았고 특히 이주용은 시즌1의 황장군 황충원에 비견되는 용장군으로 주목되기도 했다. 하지만 이런 초반의 선전이 무색하게 중반을 넘어서면서 이주용의 실수가 연달아 터져 나왔고 결국 707은 모두의 예측을 뒤엎으며 특전사에게 패배하고 탈락하는 고배를 마셨다.
<강철부대2>의 후반부에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건 단연 정보사, 그 중에서도 막내 이동규의 맹활약이었다. '괴물'이라는 표현이 정확하게 맞을 정도로 체력과 정신력으로 무장한 이동규는 사격 미션에서도 남다른 기량을 발휘하며 모든 것에서 압도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최종 4강전에서 미션과 상대팀을 선택할 수 있는 강력한 베네핏을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가로림만 미션에 UDT를 상대팀으로 선택하는 무리수로 결국 탈락했다.
상대적으로 UDT는 프로그램 초중반까지 못하진 않았지만 최종 1등을 하는 등의 두각을 나타내지 못해 마지막 최종 결승에 올라서도 그 출연자들이 낯설게 느껴지는 면이 생겼다. 뒤늦게 윤종진에 대한 주목도를 한껏 끌어올리고 있지만, 초중반에서도 어느 정도 이들에 대한 캐릭터를 시청자들에게 낯설지 않게 깔아 놨다면 어땠을까 싶은 아쉬움이 든다. 이것은 특전사의 최용준에서도 똑같이 느껴지는 아쉬움이다.
물론 출연자 모두에게 어느 정도의 공평한 시선을 던져주는 건 중요한 일이다. 하지만 프로그램의 성패를 위해서는 몇몇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성장 서사가 끊기지 않고 이어지게 스토리로 묶어주는 게 편집과 연출의 묘가 아닐까. 모두에게 비춰주는 스포트라이트는 그저 눈이 부실 뿐 그 누구에게도 스포트라이트가 되지 못한다. 만일 시즌3를 하게 된다면 <강철부대>가 염두에 둬야할 교훈이 아닐까 싶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채널A]
Copyright © 엔터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사는 게 너무 같잖은 우리를 보듬는 위로(‘나의 해방일지’) - 엔터미디어
- 막말과 폭력으로 점철된 ‘오은영 리포트’의 민낯 - 엔터미디어
- 20억 거절하고 출산 결심한 임수향의 이상한 선택(‘우리는 오늘부터’) - 엔터미디어
- 이준과 강한나, 이들의 만남에 불꽃이 튀고 눈발이 날리는 건(‘붉은 단심’) - 엔터미디어
- ‘나의 해방일지’ 박해영 작가의 논쟁적인 세계관에 담긴 추앙의 본질 - 엔터미디어
- 엄정화=공주님, 이정은=무수리, 작위적인 설정 불편한 이유(‘우리들의 블루스’) - 엔터미디어
- 나영석PD와 이서진의 먹방 말고 윤여정을 더 보고 싶다(‘뜻밖의 여정’) - 엔터미디어
- ‘나의 아저씨’와 다른 듯 닮은 ‘나의 해방일지’, 엔딩은 어떻게 될까 - 엔터미디어
- ‘나의 해방일지’ 박해영 작가, 추앙받아 마땅하다 - 엔터미디어
- 위안부와 환향녀... ‘내일’이 굳이 아픈 역사를 끄집어낸 건 - 엔터미디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