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일어나길".. 의식 잃은 친구 돕기 나선 충주상고 학생들

신정훈 기자 2022. 5. 18. 1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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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6일 신나래 충북 충주상고 학생회장(사진 왼쪽)이 수막뇌염으로 쓰러져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박근영(1학년)양의 조부모에게 성금을 전달하고 있다./충북도교육청 제공.

“매점 음료수 한 잔 덜 마시고 우리가 힘을 합치면 친구를 살릴 수 있어요”

수막뇌염으로 사경을 헤매는 친구를 위해 직접 나선 학생들이 기적을 바라며 따뜻한 마음을 모으고 있다.

지난달 25일 충북 충주상고 1학년 박근영 학생이 갑자기 의식을 잃었다. 박양은 지난 3월 14일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고 1주 만에 등교를 했다가 한 달 만인 지난 21일 부터 감기 증상으로 다시 학교를 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의식을 잃은 박양은 인근 큰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상태가 악화해 서울 세브란스 병원으로 전원 됐다. 안타깝게도 박양은 아직 의식을 되찾지 못하고 있다.

박 양은 어린 시절 교통사고로 부모님을 모두 잃고 기초생활수급자인 조부모님과 생활하고 있다. 박 양은 내성적이지만 친구들과도 사이가 좋고 은행원을 꿈꾸며 공부도 열심히 하는 성실한 학생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박 양 가족은 어려운 형편으로 5일에 300만원씩 들어가는 치료비를 감당하기 어려워 더욱 힘든 상황이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면서 학생들은 마음을 모으기 시작했다. 충주상고 학생회는 임시 대의원회를 열었고 모금 운동을 벌이기로 결정했다. 최소 금액은 2000원으로 했다. 매점에서 음료수 한 잔 값이다. 학생들은 친구를 살리기 위해 음료수 한 잔 값도 못 내느냐며 너도나도 모금에 동참했다. 아르바이트로 번 돈을 모두 기부한 학생도 있었다.

교사와 학부모들도 힘을 보탰다. 안타까운 소식에 100만 원을 선뜻 내놓은 학부모도 있었다고 한다. 학교도 박 양을 위해 특별장학금으로 100만 원을 마련했다.

학생들은 이렇게 마련한 600만원을 지난 16일 박 양의 조부모님께 전달했다.

신나래 충주상고 학생회장(3학년)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더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이지만 그렇지 못하는 것이 매우 안타깝고 슬프다”라며 “아직도 친구가 깨어났다는 소식이 들리지 않아 속상하다. 우리 마음이 전달돼 근영이를 일으켜 세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박 양의 소식이 전해지면서 충주상고의 모 재단인 충주미덕학원 소속 미덕중학교와 충주중산고등학교도 이날부터 모금 운동에 나섰다.

김영교 교장은 “근영이가 쓰러진 원인에 대해 의료기관에서 코로나와 연관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근영이를 도와줄 독지가는 학교 교무실(043-844-3322)로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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