쿼드러플 희망 이어간 리버풀, 얄궂은 제라드의 운명
[스포츠경향]
2021~2022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우승 경쟁이 끝내 최종전까지 가게 됐다. 무난한 우승을 노리는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와 기적 같은 역전을 꿈꾸는 리버풀이 각자의 시나리오를 그리고 있다. 두 팀 중 어느 팀의 시나리오가 최종적으로 완성될지는 리버풀의 전설의 손에 달려있다.
리버풀은 18일 영국 사우샘프턴의 세인트 메리스 스타디움에서 열린 사우샘프턴과의 2021~2022 EPL 37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1로 이겼다. 전반 12분만에 먼저 선제골을 내줬으나, 전반 27분 미나미노 타쿠미의 골로 경기를 원점으로 돌린 뒤 후반 22분 조엘 마티프의 역전 결승 헤딩골로 짜릿한 승리를 챙겼다.
승점 89(27승8무2패)가 된 리버풀은 선두 맨시티(승점 90·28승6무3패)와 차이를 승점 1로 줄였다. 자력 우승은 불가능하지만, 오는 22일 밤 12시에 일제히 열리는 EPL 최종전 결과에 따라 역전 우승을 할 가능성이 있다. 맨시티가 최종전에서 비기거나 패하고 리버풀이 승리하면 리버풀이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리그컵 우승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에도 올라 있는 리버풀은 ‘쿼드러플(4관왕)’에 도전하고 있다. 그 4관왕 도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 바로 리그 우승이다.
최종전을 앞두고 양팀의 시선은 일제히 한 곳으로 쏠린다. 바로 맨시티의 최종전 상대인 애스턴 빌라다.
애스턴 빌라의 사령탑은 바로 리버풀의 전설인 스티븐 제라드다. 1989년 리버풀 유스팀에 입단해 1998년 리버풀 1군에 데뷔한 뒤 2015년까지 이적 한 번 없이 리버풀을 지켜왔던 제라드 감독은 ‘리버풀의 심장’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이스탄불의 기적’으로 불리는 2004~200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때도 주장으로 팀을 진두지휘하며 기적같은 역전 우승을 이끌었다.
리버풀이 각별한 제라드 감독은 은퇴 후에도 관심과 애정을 수시로 내보이고 있다. 이런 제라드 감독을 향한 리버풀 팬들의 지지는 절대적이다. 이번에는 리버풀의 역전 우승까지 걸려 있어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크다.
리버풀 선수단도 제라드 감독의 애스턴 빌라를 향한 기대감이 크다. 위르겐 클롭 리버풀 감독은 사우샘프턴전이 끝난 뒤 “우리의 우승 확률은 여전히 낮다. 맨시티는 마지막 경기를 홈에서 치른다”며 “하지만 축구는 모른다. 우리가 이기고 애스턴 빌라가 맨시티를 잡아주길 바란다. 어렵겠지만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리버풀의 주장 조던 헨더슨도 “역전 우승이 쉽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우리가 해야 할 일에만 집중하겠다. 나머지는 제라드의 애스턴 빌라가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리버풀이 역전 우승을 하려면 우선 최종전을 이기고 봐야 한다. 리버풀의 최종전 상대는 황희찬이 뛰고 있는 울버햄프턴이다. 울버햄프턴이 8위, 애스턴 빌라가 14위인 것을 감안하면 대진은 리버풀이 맨시티보다 조금 더 험난한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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