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전기차 144만대 생산".. 현대차그룹, 2030년까지 21兆 투자

국내 공장서 글로벌 전기차 생산량의 45% 생산

현대차그룹이 2030년까지 국내에 총 21조원을 투자해 연간 전기차 생산량을 현재 35만대 수준에서 144만대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고도화해 전기차 허브 역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현대차그룹은 미국에 전기차 공장 설립 등을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총 74억달러(약 8조4000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회사 안팎에서는 국내 투자가 부족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는데, 이번에 미래차 사업을 위한 대규모 국내 투자 청사진을 내놓은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전기차 생산 능력을 확대해 2030년 글로벌 시장에서 판매하는 전기차 중 45%를 국내에서 생산하도록 관련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18일 밝혔다. 전기차 생산 능력 확충 외에도 전용 전기차 라인업 다양화, 부품과 선행기술 개발, 충전소 확대, 신사업 모색 등에도 투자를 강화한다.

현대차(005380)와 기아(000270)는 우선 전기 목적기반차량(PBV) 전용 공장 신설과 함께 내연기관차와 전기차의 혼류 생산 시스템 구축, 기존 공장의 전기차 전용 라인 증설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현대차그룹은 미래 제조 혁신기술을 도입해 설립한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의 유연 생산 시스템과 맞춤형 물류 시스템, 디지털 제조 시스템 등을 국내 공장에 단계적으로 도입하기로 했다.

현대차그룹이 싱가포르 혁신센터에 구현할 스마트팩토리 가상 이미지./현대차 제공

현대차∙기아는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개발과 제품 라인업 확대, 핵심 부품과 선행기술 개발, 연구시설 구축 등 연구개발에도 집중 투자하기로 했다. 협력사와 함께 국내 기술 개발도 활성화한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전용 플랫폼 제품군을 다양화하고, 전기차 성능의 핵심인 배터리와 모터 등 구동(Power Electric)시스템을 고도화하는 한편 1회 충전 주행거리 증대 기술을 개발해 전기차의 상품성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차세대 전기차 전용 플랫폼 확보에도 속도를 낸다. 2025년 도입하는 승용 전기차 전용 ‘eM’ 플랫폼을 비롯해 차급별 다양한 전용 플랫폼을 순차적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를 적용한 플랫폼은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제품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전기차 보급의 핵심 기반인 전기차 충전 솔루션, 고객 서비스 등 인프라 부문도 투자 항목이다. 특히 전기차 이용자의 충전 편의를 높이고 충전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해 초고속 충전 인프라를 더 늘리겠다고 했다.

대전 유성구 국립중앙과학관에 설치된 현대차그룹 전기차 초고속 충전소 이-피트./현대차 제공

전기차 관련 광범위한 전략적 제휴도 모색한다. 배터리, 충전, 수명이 다한 배터리를 에너지 저장 장치로 활용하는 UBESS(Used Battery Energy Storage System) 등의 영역에서 국내외 파트너들과 함께 신사업을 추진한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태생기를 넘어 본격적인 주도권 경쟁이 시작됐다”며 “현대차그룹은 대규모 국내 투자와 연구개발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물결에 민첩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국내 부품 협력사들이 전기차 시대에 맞게 사업을 전환할 수 있도록 돕기로 했다. 내연기관차 부품을 맞는 협력사들이 전기차 생산에 필요한 신규 품목을 육성하도록 하고, 신사업 입찰 기회를 지원해 미래차 분야에서 매출을 확대하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한편 기아는 경기도 화성에 PBV 전기차 전용공장 ‘오토랜드 화성’을 설립한다. 약 6만6000㎡(2만평) 부지에 수천억원을 투입해 PBV 전기차 전용공장을 짓는 것인데, 2023년 상반기 착공해 2025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양산 시점에 연간 10만대 생산 능력을 확보하며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최대 15만대까지 확장한다.

기아의 PBV 모델 '니로 플러스'./기아 제공

송호성 기아 사장은 “글로벌 PBV 시장 1위 브랜드에 도전하는 기아 ‘플랜S’의 하나의 큰 축”이라며 “기아는 단기적으로는 파생 PBV로 신시장을 개척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전용 PBV와 자율주행기술을 앞세워 전 세계에 PBV 공급 물량을 점차적으로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기아는 2025년 전용 PBV 라인업 최초 중형급 모델 SW(프로젝트명)를 선보일 예정이다. 스케이트보드 형태의 PBV 전기차 전용 ‘eS’ 플랫폼 기반으로 다양한 종류의 차체를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다. 성인 키 높이의 넓은 실내공간에 뛰어난 적재성까지 갖춰 딜리버리(Delivery), 차량호출(Car Hailing), 기업 간 거래(B2B) 등 각종 비즈니스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 글로벌 시장에 총 323만대의 전기차를 판매해 세계 전기차 시장 점유율 12%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제네시스 포함 2030년까지 18종 이상의 전기차 라인업을 갖출 예정이다. 올해는 ‘아이오닉 6′를 필두로 2024년에는 ‘아이오닉 7′이 출시된다. 기아는 13종의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이다. 올해 ‘EV6′의 고성능 버전인 ‘EV6 GT’에 이어 내년에는 ‘EV9′을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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