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새 랜드마크"..구글 새 오피스, 거북 등껍질 닮았네

실리콘밸리/김성민 특파원 2022. 5. 18.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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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민의 실밸 레이더]
구글이 세운 첨단 오피스 '베이뷰' 가보니
사무실 확장하는 테크 기업들
17일(현지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문을 연 구글의 새 오피스 건물 베이뷰 모습. /구글

17일(현지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캠퍼스 가장 안쪽으로 들어가자 서커스 천막 형태의 건물 3개 동이 모습을 드러냈다. 9만장의 태양광 패널을 달아 공중에서 보면 거북이 등껍질 형태의 독특한 구조물이다. 구글이 이날 문을 연 새로운 오피스 건물 ‘베이뷰’다. 건물 우측엔 샌프란시스코만이 보였다.

사무실 건물이라기보다는 거대한 뮤지엄처럼 생겼다. 기와 같이 지붕을 덮은 태양광 패널이 햇살에 반짝였다. 푸른 잔디밭에 산책길이 조성됐고, 건물 사이엔 구글을 상징하는 ‘G’ 모양의 대형 구조물이 서 있었다. 실리콘밸리에서는 “애플 파크에 이어 실리콘밸리에 새로운 랜드마크가 생겼다”는 반응이다.

건물 앞 야외엔 여러 헬스 운동기구가 놓였다. 선글라스를 낀 한 직원이 누워서 스트레칭 중이었다. 내부 광장엔 나무데크를 설치하려는 작업자들이 바쁘게 움직였다. 야외엔 건물 입구마다 빨간·노랑·파란·초록색이 칠해진 구글 자전거가 가득 세워졌다.

17일(현지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문을 연 구글의 새 오피스 건물 베이뷰 모습. /구글

이 건물은 구글이 직접 지은 첫번째 오피스 건물이다. 마운틴뷰와 서니베일 등 실리콘밸리 곳곳에 구글 건물 100여개가 있지만, 이는 기존 건물을 내부 리모델링한 것이다. 2013년 새로운 오피스 건축 계획을 세우고 2017년 착공해 5년 만에 오픈한 베이뷰는 10만2200㎡ 규모로 2개의 오피스 건물과 1개의 이벤트 건물로 구성됐다.

이는 코로나 팬데믹 이후 적용된 하이브리드 시대에 역설적으로 사무실 공간을 늘리는 테크 기업들의 움직임 중 하나다. 구글은 “이 건물은 구글 직원들이 왜 사무실로 오는지, 팀 동료들로부터 무엇을 원하는지, 회사에 무엇을 원하는지를 고려해 디자인됐다”며 “미래의 일에 대한 비전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17일(현지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문을 연 구글의 새 오피스 건물 베이뷰 모습. /김성민 기자

◇친환경과 하이브리드 고려한 첨단 오피스

이 건물의 특징은 하이브리드 시대를 맞아 근무 환경에 유연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건물 안에는 2개 층이 있는데, 위층은 사무공간, 아래층은 협업 및 교류를 위한 공간으로 구성했다. 위 아래 층을 9개의 엘리베이터가 연결한다. 책상은 모듈식으로 구성했고, 팀 공간은 바닥을 차별해 같은 팀끼리 한 동네로 느끼도록 했다. 팀별로 필요 상황에 맞게 쉽게 이동 및 배치를 변경할 수 있도록 했다.

17일(현지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문을 연 구글의 새 오피스 건물 베이뷰 모습. /구글 유튜브 캡처

내부는 협업을 위한 열린 공간, 화상회의를 위한 밀폐된 공간 등으로 다양하게 구성됐다. 안에는 단기 체류 직원과 방문객을 위해 240개의 숙박시설도 마련했다. 이 건물엔 구글 광고 비즈니스 부문 직원 4000여명이 근무할 예정이다. 데이비드 래드클리프 구글 워크스페이스·부동산 담당 부사장은 “20년, 30년, 50년, 100년 후 사무실이 어떤 모습일까를 자문했다”며 “결론은 ‘우리는 모른다. 하지만 유연성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베이뷰는 태양광, 풍력, 지열 등을 활용한 친환경 건물이다. 공조 시스템은 순환식이 아니라 100% 외부 공기가 유입되도록 했다. 지열 파일 시스템을 적용해 건물 냉·난방에 활용한다. 냉각에 사용되는 물의 연간 전체 사용량의 90%(1만9000리터)를 줄인다. 지붕에 단 용비늘 태양광 패널과 인근 풍력 발전소를 통해 전체 사용 전력의 90%를 공급한다. 구글은 “점차 운영 효율을 높여 2030년엔 필요 전력의 100%를 충당할 계획”이라고 했다.

17일(현지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문을 연 구글의 새 오피스 건물 베이뷰 모습. /구글 유튜브 캡처

내부 공간도 친환경적으로 꾸몄다. 모든 직원이 사무실 책상에서 바깥 풍경을 내다볼 수 있도록 디자인했고, 사무실 군데군데 정원을 조성했다. 건물을 설계한 토마스 헤더윅 헤더윅스튜디오 디자인 디렉터는 “그동안 사무실에 대한 생각은 오랫동안 고착화돼 있었다”며 “이 건물은 개인의 감정과 팀의 상상력, 기존과는 완전히 다른 작업 분위기를 만드는데 초점을 맞췄다”고 했다.

17일(현지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문을 연 구글의 새 오피스 건물 베이뷰 모습. /구글

◇오피스 공간 확장하는 테크 기업들

구글이 새 사무 공간을 확장한 이유는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가 혼합된 하이브리드 근무 체계가 보편화되면서 다양한 목적의 사무공간이 더 필요해졌기 때문이다. 예전엔 책상들만 있으면 됐다면 이제는 화상회의용 전용 공간이 필요하고, 팀원간 협업을 위한 오픈 공간이 더 많이 필요해졌다. 또 쾌적한 사무실을 만들어 재택근무를 선호하는 직원들을 사무실로 끌어내기 위한 측면도 있다.

17일(현지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문을 연 구글의 새 오피스 건물 베이뷰 모습. /김성민 기자

구글은 현재 미국 곳곳에 사무 공간을 공격적으로 확대 중이다. 마운틴뷰 구글 본사 건물 바로 옆엔 베이뷰와 같은 형태의 오피스 건물 1개 동이 내년 완공을 목표로 공사 중이다. 뉴욕, 텍사스, 조지아 등에도 사무실을 확장 중이다. 지난 4월 구글 순다르 피차이는 “올해 미 전역 사무실과 데이터센터에 총 95억달러(약 12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일하는 방식이 더 유연해지는 상황에서 사무실에 투자하는 것이 이상해 보이지만, 이것이 더 나은 제품을 만들고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법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다른 테크 기업들도 사무실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쿠시먼앤웨이크필드에 따르면 올 1분기 기준 미 주요 도시의 사무실 임대 수요가 1년 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샌프란시스코는 144%, 보스톤은 74%, 로스앤젤레스는 36% 증가했다.

17일(현지시각) 미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서 문을 연 구글의 새 오피스 건물 베이뷰 모습. /구글 유튜브 캡처

실제로 아마존은 최근 캘리포니아 남부 산타모니카와 어바인, 샌디에이고 3개 지역에 총 4만800㎡ 규모의 사무 공간을 마련했다. 내년 중반 개장해, 2025년 클라우드·음성인식 비서 알렉사·최첨단 비디오 게임 개발 인력 2500여명을 고용할 계획이다.

메타(페이스북)도 작년 12월 실리콘밸리 서니베일과 벌링게임에 총 9만2890㎡ 규모 사무실 2곳의 임대 계약 체결했다. 애플도 작년 4월 10억달러를 투자해 미 노스캐롤라이나에 새로운 캠퍼스를 짓기로 했다. 애플은 작년 9월 실리콘밸리 쿠퍼티노 빌딩 4개를 4억5000만달러에 매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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