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서 30년 만에 커밍아웃, 17살 영국 선수가 해냈다

박강수 2022. 5. 18.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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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축구가 성소수자 포용을 둘러싼 성장통을 앓고 있다.

프랑스 축구 클럽 파리 생제르맹의 미드필더 이드리사 게예는 15일(한국시각) 프랑스 몽펠리에 스타드 드 라 모송에서 열린 리그1 37라운드 몽펠리에와 방문 경기에 결장했다.

스포츠 성소수자 인권 단체인 루즈 다이렉트(Rouge Direct)는 "성소수자 혐오는 선택이 아니라 범죄다. 프로축구협회와 파리 구단은 신속하게 게예가 해명하도록 하고 필요하면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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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맞은 유럽축구
PSG 게예, 성소수자 지지 유니폼 착용 거부
사흘 뒤 영국 축구선수 다니엘스 커밍아웃
킬리안 음바페(가운데)와 리오넬 메시(왼쪽)를 비롯한 파리 생제르맹 선수들이 지난 14일(현지시각) 프랑스 몽펠리에 스타드 드 라 모송에서 열린 리그1 37라운드 몽펠리에와 방문 경기에서 성소수자 지지의 의미가 담긴 무지개색 등 번호가 들어간 유니폼을 입고 경기를 뛰고 있다. 몽펠리에/AFP 연합뉴스

유럽 축구가 성소수자 포용을 둘러싼 성장통을 앓고 있다.

프랑스 축구 클럽 파리 생제르맹의 미드필더 이드리사 게예는 15일(한국시각) 프랑스 몽펠리에 스타드 드 라 모송에서 열린 리그1 37라운드 몽펠리에와 방문 경기에 결장했다. 리오넬 메시가 두 골을 넣으며 4-0 기분 좋은 승리를 챙긴 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파리 감독은 게예의 결장에 대해 “부상은 아니고 개인적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후 프랑스 매체인 <아르엠시(RMC) 스포츠>는 “게예가 성소수자 혐오에 반대하고 LGBTQ+의 인권을 지지하는 무지개 유니폼 착용을 거부했다”며 명단에서 제외된 경위를 보도했다. 해당 유니폼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5월17일)을 기리고자 성소수자 운동의 상징인 무지갯빛 등 번호를 마킹한 것으로, 프랑스프로축구연맹(LFP)이 지난 시즌부터 진행해온 이벤트다. 해당 매체는 게예가 작년에도 위장염을 이유로 무지개 유니폼을 입은 경기에 결장했다고 짚었다.

게예의 행동은 반발을 불렀다. 스포츠 성소수자 인권 단체인 루즈 다이렉트(Rouge Direct)는 “성소수자 혐오는 선택이 아니라 범죄다. 프로축구협회와 파리 구단은 신속하게 게예가 해명하도록 하고 필요하면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프랑스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섰던 보수 정치인 발레리 페크레스도 자신의 트위터에 “프로축구선수들은 젊은이들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의무가 있다. 게예의 행동을 제재 없이 넘어가서는 안 된다”고 썼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같은 소식을 전하면서 파리 구단의 소유주가 카타르이기 때문에 성소수자 혐오 문제는 파리에게 특히 더 민감한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국부펀드를 통해 파리에 투자 중인 카타르는 다른 걸프 연안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동성애를 법으로 금지하고 있다. 월드컵을 앞두고 성소수자 탄압 국가라는 비판이 거세지는 중이다. 게예의 조국인 세네갈 역시 동성애가 불법이다.

커밍아웃 의사를 밝히며 언론 인터뷰 중인 영국 축구선수 제이크 다니엘스(블랙풀). <스카이스포츠> 화면 갈무리

한편, 게예의 ‘유니폼 거부 사태’ 며칠 뒤 이웃 영국에서는 30년 만에 커밍아웃한 성소수자 축구선수가 나타났다. 주인공은 잉글랜드 남자축구 2부리그인 챔피언십 소속 블랙풀의 17살 공격수 제이크 다니엘스. 그는 17일 구단 누리집을 통해 “그간 경기장 밖에서 내가 진짜 누구인지 숨겨왔다. 나는 내가 성소수자라는 사실을 평생 알고 있었고, 이제 비로소 내 자신이 될 준비가 된 것 같다”고 했다.

다니엘스의 고백에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윌리엄 왕세손, 영국축구협회(FA), 잉글랜드 대표팀 주장 해리 케인 등 각계 인사들은 열렬한 지지를 보냈다. 잉글랜드의 축구선수 출신 방송인 개리 리네커는 “(다니엘스의 커밍아웃은)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져야 하고, 축구계는 오래전에 진작 이 고빗길을 통과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강수 기자 turn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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