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만 있다던 둔치개밀, 전남 화순서 처음 발견됐다

국립생태원, 7329종 생물 서식 조사 결과 발표

둔치개밀. 국립생태원 제공

전 세계적으로 일본에서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둔치개밀이 전남 화순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18일 환경부 산하 국립생태원은 지난해 강릉·거제·제주 등을 중심으로 실시한 제5차 전국자연환경조사 3차년도 조사 결과 189과 2099종의 식물과 572과 5230종의 동물 등 총 7329종의 서식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멸종위기 야생생물은 1급 17종, 2급 81종 등 총 98종이었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은 암매, 풍란 등 식물 2종과 황새, 저어새, 산양, 비바리뱀 등 동물 15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은 가시연, 솔잎난, 복주머니란 등 식물 27종과 애기뿔소똥구리, 하늘다람쥐, 담비 등 동물 54종의 서식이 확인됐다.

이번 조사에서 국내 서식 기록이 없던 둔치개밀 200여 개체가 전남 화순에서 처음으로 발견됐다. 둔치개밀은 전 세계적으로 일본에만 자생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번 조사를 통해 국내 자생 현황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습한 물가 주변에서 자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는 둔치개밀은 건조한 환경에서 자라는 밀의 품종개량을 위한 유전자원으로써 가치가 매우 높다고 인정받는 식물이다.

국내 자생 여부가 불분명했던 개방동사니, 잔나비나물의 자생지도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번 조사를 통해 개방동사니는 제주도 일대에서, 잔나비나물은 전북 완주와 경남 고성 일대에서 자생지가 확인됐다. 개방동사니는 1949년 박만규의 <한국 식물명감>에, 잔나비나물은 1952년 나카이의 <한국 식물상 개요>에 최초로 기록된 이후 이번 조사 이전까지 발견된 적이 없었다.

이밖에 남해안과 제주도에서 드물게 관찰되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붉은해오라기가 충남 서해안 등에서도 발견됐다. 붉은해오라기는 전 세계적으로 1000∼2500여 개체만 생존해 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이다. 이번 조사에서 붉은해오라기는 서해안 2곳, 제주도 2곳 등 4곳의 지역에서 관찰됐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무인감지카메라를 활용한 조사에서 관찰됐다.

개방동사니. 국립생태원 제공

김윤주 기자 kyj@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