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1분기 '선방'..2분기 이후 이익 모멘텀 약해질듯

채새롬 2022. 5. 18.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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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윤선희 채새롬 이미령 기자 = 1분기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악재에도 불구하고 코스피 상장기업의 영업이익이 분기 기준 사상 두 번째를 기록하며 '선방'했다. 그러나 이들 상장사가 거둬들인 순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10% 넘게 줄어들어 우려를 낳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공급난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부담에 2분기에는 실적 둔화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상장사 (PG) [장현경 제작] 일러스트

1분기 코스피 상장사 영업이익 사상 두번째…순이익은 13% 줄어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결산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 608개사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50조5천105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14.43% 늘었다.

이는 분기 기준 사상 두 번째 실적이다. 매출액은 660조9천143억원으로 24.18% 늘었다.

코스닥 상장사 1천50곳의 연결기준 매출액도 62조7천66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20.89% 늘었고, 영업이익(4조2천833억원)은 26.02% 증가했다.

금리 인상, 원자재 가격의 급등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 증대에도 불구하고 많은 기업이 양호한 실적을 낸 덕이다.

다만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 순이익은 41조6910억원으로 13.79% 감소했고, 코스닥 상장사 순이익은 3조3천277억원으로 2.87% 늘어나는 데 그쳤다.

서철수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매출액 대비 순이익이 감소한 것은 인플레이션 영향으로 마진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국내 기업들은 중간재 수출 의존도가 커서 지금 같은 스태그플레이션 유사 환경에서는 매출 증가 속도보단 비용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고 설명했다.

업종별 희비는 엇갈렸다.

코스피 시장에서 연결 결산실적 기준 17개 업종 중 운수창고업(294.16%), 전기·전자(92.28%), 섬유·의복(83.89%) 등을 비롯해 12개 업종의 영업이익이 증가했으나, 전기가스업(적자전환), 건설업(-37.31%) 등 5개 업종은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특히 한국전력이 막대한 적자를 내면서 전기가스업의 영업손실은 1분기에만 8조2천402억원에 달했다.

금융업 중에서는 금융지주(14.45%), 은행(8.73%)의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증권(-34.16%), 보험(-31.80%)은 감소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업종별 실적은 금리 인상이나 원자재, 공급망 이슈에 따라 영향을 받았다"며 "금리 상승 국면에서 은행과 증권사의 희비가 갈렸고 공급망 이슈를 겪거나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 전가를 못한 업종은 1분기부터 이익 둔화가 심화했다"고 말했다.

봉쇄로 텅 빈 상하이 도로 지난 11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봉쇄 중인 중국 상하이 창닝구의 한 도로. 봉쇄로 다니는 차량이 거의 없어 지극히 한산한 모습으로 가끔 이동을 허가받은 배달 오토바이들만 다닌다. 2022.5.11 [촬영 차대운]

2분기 실적 둔화 본격화할 듯…하반기에 개선되나

2분기에는 전 세계 금리 인상과 환율 상승 등 대외 변수에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봉쇄 영향이 반영돼 상장사들의 성장세 둔화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정용택 수석연구위원은 "2분기에 금리도 많이 오르고 환율도 뛰어 수입 비중이 높거나 대외 부채가 많은 기업은 2분기 실적이 악화할 여지가 있다"면서 "중국의 봉쇄 영향이 전체 반영되는 기간은 2분기여서 1분기보다 실적 둔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 역시 "당장 2분기부터 중국 봉쇄 영향이나 본격적으로 시작된 정책 금리 인상에 대한 금융 비용 부담 등이 기업 실적에 영향을 주면서 이익 모멘텀이 약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반기 이후에도 기업 환경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정 수석연구위원은 "지난해를 기점으로 우리나라 이익과 경기 모멘텀이 둔화하고 있다"며 "하반기에 특별히 수요가 진작될 유인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실적 둔화가 하반기까지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에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찍고 내려오더라도 상승세 자체가 둔화하는 것"이라며 "고물가는 당분간 유지돼 하반기 경기 둔화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말했다.

반면 서철수 리서치센터장은 "2분기에 인플레이션이 피크아웃(정점 통과)할 가능성이 있어 보이고, 중국 코로나 봉쇄도 최악은 지나는 등 국내외 악재가 하반기에는 조금 더 안정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 여건이 나아지면 기업 실적도 나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srch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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