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림의 현장에서] 토종OTT '뭉쳐야 산다'?

2022. 5. 18. 11:1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171억원 vs. -1568억원.'

넷플릭스 한국 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와 토종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3사인 웨이브·티빙·왓챠의 지난해 영업이익·손실 규모다.

반면 토종OTT 3사는 156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티빙은 내년까지 4000억원을,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자본력을 앞세운 해외 OTT의 공세가 거세 승산을 장담할 수 없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71억원 vs. -1568억원.’

넷플릭스 한국 법인인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와 토종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3사인 웨이브·티빙·왓챠의 지난해 영업이익·손실 규모다. 넷플릭스는 지난해에만 전년 대비 94% 늘어난 171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반면 토종OTT 3사는 156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올해도 영업손실 증가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적자를 메우려면 가입자를 늘리거나 구독료 인상을 해야 하는데 구독료 인상은 이용자 이탈로 이어질 수 있다. 티빙은 내년까지 4000억원을, 웨이브는 2025년까지 1조원을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투입하겠다고 밝혔지만 자본력을 앞세운 해외 OTT의 공세가 거세 승산을 장담할 수 없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민간 통합OTT’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도 이와 무관치 않다. 애플과 넷플릭스, 디즈니 등 막대한 자본력으로 무장한 해외 OTT에 대응하려면 국산 OTT들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것이다. 방송통신위원회도 앞서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OTT 통합플랫폼 검토 의견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생존을 위한 제휴와 협력은 당연하다는 입장이지만 플랫폼 통합이 무조건 정답은 아니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 기업마다 각각의 설립 이유와 주력 콘텐츠가 있고, 사업 규모도 다른데 이를 하나로 통합한다는 것이 무리라는 이유에서다. 이러한 점 때문에 상당수 업계 관계자는 OTT 통합이 이뤄져도 하나의 ‘바퀴’처럼 원만하게 굴러갈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한다. 각 구성원이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며 ‘산으로 갈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식재산권(IP) 소유자가 불명확해져 투자자들이 되레 떠날 수 있는 점도 통합의 걸림돌로 꼽힌다.

일각에서는 오히려 콘텐츠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각 사의 이해관계가 얽히며 자유롭게 콘텐츠를 만들지 못하는 환경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지금처럼 각 OTT만의 색깔이 묻어나는 다양한 콘텐츠가 나올 수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CJ ENM과 KT가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했고, 다른 OTT 업체도 필요에 따라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며 OTT 통합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내비쳤다.

업계에서는 국내 사업자들이 자체 제작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사격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예산 지원의 차원을 넘어서 콘텐츠 제작 투자를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실제로 미국이나 영국, 프랑스 등에서는 영상콘텐츠 제작비의 25~35%를 세액공제해주고 있다. 이를 다시 미래 투자 재원으로 활용하라는 의미다. 반면 한국의 경우는 공제율이 대기업 3%, 중견기업 7%, 중소기업 10%에 불과한 상황이다. 이마저도 올해 말 일몰 예정이다.

콘텐츠시장은 ‘한방’을 위해 열 번, 스무 번의 스윙이 필요한 곳이다. 지난 2012년 ‘하우스오브카드’ 등을 제작하며 오리지널 콘텐츠에 투자해온 넷플릭스도 처음엔 적자를 면치 못했다. 국내 OTT업계에서도 제2의 ‘오징어 게임’, 제2의 ‘지옥’ 등이 등장하려면 장기간 지치지 않고 방망이를 휘두를 수 있는 체력을 만들어주는 게 우선일 것이다.

rim@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