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위협' 핀란드, 5만개 지하 방공호 갖춰..2층 버스 주차도 충분

정윤미 기자 2022. 5. 18.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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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가 74년 만에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공식화함에 따라 접경국 러시아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용인하고 있지만 양국에 나토군 인프라를 배치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군사적 대응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핀란드 내무부에 따르면 핀란드는 2020년 기준 전국에 5만4000여개 민방위 대피소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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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80% 수용 가능한 민방위 대피소, 전국 5만4000여개 보유
대피소 설치 法의무..평상시 카페·스포츠 등 편의 시설로 활용
핀란드 수도 헬싱키 동부 밀리포르 인근 지하 방공호에 마련된 모터스포츠 경기장에서 사람들이 경주를 즐기고 있다. (헬싱키시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정윤미 기자 = 핀란드가 74년 만에 중립국 지위를 포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공식화함에 따라 접경국 러시아와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러시아는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용인하고 있지만 양국에 나토군 인프라를 배치할 경우 이에 상응하는 군사적 대응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한 상태다.

18일 영국 매체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최근 핀란드 정부가 냉전 시기 핵전쟁 위협으로부터 자국민 보호를 위해 건설한 대규모 민방위 대피 시설이 주목받고 있다.

러시아와 길이 1300㎞ 국경을 맞대고 있는 핀란드는 2차 세계대전 이후 중립국을 선언한 이래 자주국방의 필요성을 느끼고 1960년대부터 민방위 대피소 건설에 착수했다.

안나 레흐티란타 헬싱키시 구조부 대변인은 "핀란드인들은 러시아의 위협에 당황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중립국으로서 항상 스스로 보호할 필요성을 느끼며 그렇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흐티란타 대변인은 "방공호는 소련의 핀란드 침공으로 발발한 겨울 전쟁과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생겨났다"며 "우리 모두는 당시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친척들이 있다"고 밝혔다.

핀란드 수도 헬싱키 지하 방공호에 수영장이 마련돼 있다. (헬싱키시 제공) © 뉴스1

핀란드 내무부에 따르면 핀란드는 2020년 기준 전국에 5만4000여개 민방위 대피소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핀란드 전체 인구(550만명) 약 80%에 해당하는 440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규모다.

핀란드 정부는 법적으로 바닥면적 1200㎡이상 영구 주거·작업·공간 이용 등을 위한 건물에 의무적으로 민방위 대피소를 짓도록 규정했다. 그 결과 전국의 민간 건물 약 85%에 철근 콘크리트 구조의 대피소가 설치돼있다.

특히 수도 헬싱키에는 90만개 건물에 약 5500개 대피소가 있다. 이 가운데 헬싱시 시정부가 소유한 공공 대피소는 50개다.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헬싱키에는 지하 방공호 500개가 존재한다. 깊이 25m의 기반암 900만㎥를 파헤쳐 만들어졌다. 전체 시민(63만명)을 채우고도 30만명을 추가할 수 있는 크기다. 5만대 이층버스 주차도 충분하다.

레흐티란타 대변인은 "당국은 2주 이상 방공호에 대피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경우를 대비해 이곳에서 사람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기록한 문서를 가지고 있다"며 "관리부, 의료진, 어린이 보호자 등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핀란드 대피소들은 평상시 카페, 주차장, 스포츠, 문화시설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주거용 건물에선 보관 창고로 사용된다. 헬싱키시 지하철역 25개는 유사 시 긴급 대피로로 변형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그러면서도 대피소는 군사적 위협에서 민간인 보호가 필요한 긴급 상황 발생 시 72시간 내 용도 변경이 이뤄져야 한다. 정부 당국은 TV, 라디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등을 활용해 긴급 경보를 알려 사람들을 대피시켜야 한다.

younm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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