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글미? 듣는 비글 기분 나빠..반려견 품종-성격 관련 있을까 [한입과학]
이렇게 특정한 개 품종이 고유의 성격을 가졌다는 생각은 오랜 통념인데요, 최근 연구에 따르면 품종과 성격은 사실 큰 관련이 없다고 합니다.
지난 2019년 1월 사전논문사이트인 '바이오아카이브'(bioRxiv)에는 개 품종과 성격이 어느 정도 관련 있다는 내용의 연구가 올라왔습니다. 연구팀은 101개 품종, 1만4000마리의 개의 성격을 유전 데이터와 비교해 DNA의 특정 영역이 개 성격의 약 15%를 결정한다고 주장했죠.
그런데 이 연구는 개를 개별적으로 조사하지 않고, 품종 전체를 조사해 평균을 내서 얻은 결론이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었습니다. 시험 점수의 평균이 90점이라고 해서 모든 과목 점수가 90점이 아니니까요.
그런데 지난달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는 품종과 성격 사이의 관계를 더욱 명확하게 밝힌 연구가 표지논문에 실렸습니다. 캐슬린 모릴 미국 메사추세츠대 의과대학 연구원이 주도한 이 연구에 따르면 개의 품종은 행동에 극히 일부만 영향을 줄 뿐 대부분의 행동은 환경에 의해 결정됩니다.
한 품종에서만 특별히 나타나는 행동은 없었지만, 늑대처럼 길게 울음소리를 내는 '하울링'은 상대적으로 비글에서 흔했고, 핏불과 리트리버는 사교적이고 낯을 가리지 않는 성향을 보였습니다. 그러나 이마저도 개체마다 편차가 커서 품종이 행동에 영향을 줬다고 결론짓기에는 부족했습니다.
푸들, 비글, 핏불 등 우리가 흔히 아는 반려견의 품종은 대부분 지난 200년 사이에 등장했습니다. 그 이전에는 사냥, 집 지키기, 가축 몰이 등 기본적 기능에 집중해 개 품종을 선택했으나 1800년대 들어 사람들은 신체적, 미용적 측면을 고려해 다양한 품종을 만들어내기 시작했죠.
연구에 참여한 엘리너 칼슨 미국 매사추세츠대 의과대학 부교수는 "결국 특정 품종의 성격은 대부분은 수천 년에 걸쳐 늑대가 개로 진화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일 가능성이 크다"라며 "이런 유전적 특성은 현대 반려견 품종이 나오기 전에 이미 형성된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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