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근영 중앙보훈병원장 "공공의료 확대하고 3차병원으로 도약"
[경향신문]
■취임 1주년, 코로나19 위기 상황에서 빛난 ‘리더십’
“국가보훈처 보훈공단 산하의 중앙보훈병원은 코로나 경험과 교훈을 바탕으로 공공병원 역할을 강화해 나갈 것입니다. 공공병원 전환을 위한 정부 차원의 제도적 개선이 필요합니다.”
유근영 중앙보훈병원장(67·예방의학 전문의)은 지난 16일 취임 1주년을 맞아 <경향신문>과 가진 비대면 인터뷰에서 “코로나19 사태를 통해 공공의료 중요성을 절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국가유공자 등 보훈환자 중심에서 공공의료 분야 일반환자 진료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좌표를 재설정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유 병원장은 “보훈 유공자 180만명 중 중앙보훈병원이 90만명을 담당하고 있다”면서 “보훈 유공자들의 고령화와 의료환경 변화로 보훈환자 진료는 한계에 봉착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유 병원장은 “공공병원의 근무 처우와 낮은 임금 등을 반영하지 않은 채 획일적인 전공의 심사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면서 “공공의료 인력 양성과 역할 수행을 위해 공공병원 전공의 정원 외 배정하는 지역통합수련제도 운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훈공단 산하의 6개 의료기관 중 핵심 역할을 하는 중앙보훈병원(서울시 둔촌동)은 1400병상 31개 진료과를 갖춘 대규모 종합병원이다. 현재 의사 308명(정원 341명)과 간호직 856명을 비롯해 2458명의 구성원이 근무하고 있다. 올해 예산은 4959억원이다.지난해 코로나 손실보상금 130억원을 포함해 200억원의 흑자를 달성했다. 하지만 보훈복지의료공단 운영비 지원과 공공기관 규제 등으로 병원에 재투자하기 어려운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올해 의사 5명의 성과급 시범 운영을 통해 급여개선을 도모하고 있으나 한계가 있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공공의료정책에서 중앙보훈병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국회와 정부, 의료계 협조가 절실합니다.”
중앙보훈병원은 공공병원으로 변신을 위해 공공병원 간 공공보건의료협의체를 구성할 계획이다. 병원에서 일반진료를 확대하고, 전염병 등 국가재난 시에도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 완비를 추진 중이다.
상급종합병원(3차 의료기관)으로의 도약도 준비하고 있다. 고도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보훈의료전달체계를 잡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1차 위탁병원→2차 지방보훈병원→3차 중앙보훈병원의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전략이다. 유 병원장은 지난해 8월 취임 100일 인터뷰에서 “국가 유공자 등 보훈대상자에게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군인, 경찰, 소방관 등 공공부문의 국가사회기여자와 지역주민 등 국민을 대상으로 진료를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보다 양질의 진료와 환자서비스를 위해 질환 맞춤형 전문진료센터의 수준을 더 높이고, 상급종합병원(3차 의료기관) 지정에도 다시 도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감염병 등 공중보건의 위기발생 시 중증환자 전담치료 등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특수공공의료 영역의 상급종합병원이 필요합니다. 현재의 상급종합병원 지정 평가기준을 특수목적 병원에 적용하면 급변하는 의료환경을 반영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어요. 특수목적 병원은 별도의 상급종합병원 기준이 필요합니다.”
중앙보훈병원은 지난해 5월 유 병원장 취임 이후 공공병원으로서 공중보건 위기에 선제적 대응으로 코로나19 경증부터 중증까지 단계적 치료체계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4만여 명의 확진자를 치료했다. 또한 코로나19 감염병 환경 속에서도 우수한 의료 및 공공보건 성과를 창출했다.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등급 9개부문(위암, 유방암 포함) 1등급, 4년 연속 보건복지부 공공보건의료계획 시행평가 ‘최우수’ 기관, 4년 연속 호스피스 완화의료전문기관 평가 ‘최우수’ 기관, 간호간병 통합병상 181병상 운영 등 취약분야 공공의료 전담역할, 교육전담간호사 운영 등 간호근무환경 개선으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 코로나 전담치료 140병상 운영 등 지역사회 코로나 대응 유공으로 ‘보건복지부장관’ 표창 수상 등이 꼽힌다.
다양한 국책사업 수행 등 연구중심 환경도 구축했다. 수도권 감염병전문병원 공모에 서울시 대표로 참여, 보건복지부 ‘간호사 교대제개선’ 공모사업, 산업통상자원부 ‘로봇융합실증’ 공모 사업 등 다양한 공모사업에 선정됐다. 주요 정부 국책과제 19건을 수행 중이다. 연구전담 보훈의학연구소에서 자체연구 62건을 수행하는 등 임상연구중심 의료기관으로 발돋움 중이다. 보장구 연구개발을 위한 국책과제 수행 및 어깨외전 보조기 개발 특허 취득 및 개발제품 중소기업 기술이전 등 연구개발 경쟁력 강화와 의료산업 생태계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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