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춘추] 케냐에서의 합주단 공연
1980년대 초 해외 자유여행이 열린 후, 많은 사람들이 앞다퉈 해외여행을 떠난다. 목적은 서로가 다르겠지만, 여행은 모두가 즐거운 것이다.
필자도 군에 있을 때 해외여행을 많이 했다. 당시 한 번 떠난 여행 기간이 세 달이나 된다. 이는 해군사관학교 생도들의 원양훈련 일환으로 동행했던 것이다. 전역 후에도 이런저런 목적으로 해외여행을 하였다. 그 많은 여행 중 잊을 수 없는 것은 2014년 2월 아무르 합주단과 함께 했던 아프리카의 케냐 연주 여행이다. 연주 곡목은 우리나라 곡을 비롯, 케냐의 아리랑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유명한 '잠보'라는 곡도 연주했다.
케냐 전통민요 '잠보'는 '안녕'이란 뜻이다. "안녕 반가워요, 잘 지내세요, 정말 좋아요, 여러분 환영합니다, 우리 케냐 아름다운 나라, 아름다운 케냐 아무 문제 없어!"란 뜻이 담긴 곡이다.
그 때 나이로비와 몸바샤 등 8개 지역에 평화를 기원하는 뜻을 담은 연주 여행이기에 오래도록 잊히지 않는다.
케냐 봉사는 2012년부터 기획해 참가자 개인 자비로 충당하고, 활동성금 마련을 위해 일일 찻집도 운영하며 많은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케냐 빈민들에게 음악과 더불어 먹을 것과 생필품 전달을 꼭 해야겠다는 일념으로 진행된 행사이기에 더 뜻깊었다. 아마도 개인 음악단체가 세계적으로 활동하는 경우는 드물 것이기에 단원들의 자부심은 대단했다.
그때 추억을 더듬어 보면, 첫 봉사 마사이 초등학교 가는 길 차량이 밀림에 빠져 5시간 사투 끝에 현지에 도착하다 보니, 기다리다 지쳐서 학생들이 하교하고 있었다. 가난하고, 배고프고, 교복이 해지고, 맨발로 다니고, 어려운 현실이지만 학생들은 밝아 보였고 환히 웃고 있었다.
나이바샤 교도소에서 연주하며 음악으로 위로했고, 다 함께 모여 공연을 관람했다. 잠시 뒤 빈민가 마을에서도 연주했다. 참 배고프고 가난한 아이들 앞에 울컥하기도 했지만, 이들에게 빵이며 음료수 등을 나눠줄 때 봤던 그들의 모습 또한 잊을 수 없는 추억이다. 5살 아이가 2살 되는 동생을 등에 업고 빵과 음료수를 나눠줘도 줄이 줄어들지 않았다. 가난하고 배가 고프다, 하지만 '예수 사랑하심은' 성경에 쓰여 있다고 따라 부른다. 그 외 빌리지 마켓, 트라이브 호텔, 니쿠르 공원, 멀티미디어 대학 등에서 연주했다. 행복한 시간이었다. 기회가 되면 또 가고 싶은 나라다. 봉사는 정말 즐거운 것인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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