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중국" 뺀 외교부.. '대만=中일부' 삭제 美 눈치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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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외교장관 통화 내용을 두고 양국 외교부가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중전문가는 "정의용 전 장관과 왕 위원의 통화 관련 내용 자료에서도 중국 측은 '하나의 중국'을 언급했지만 우리 외교부는 그 사실을 밝히지 않은 사례가 있다"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만 등 문제가 어떻게 언급될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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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노민호 기자 = 한중외교장관 통화 내용을 두고 양국 외교부가 '온도차'를 드러내고 있다.
특히 중국은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우리 측의 '지지'를 강조한 데 반해 우린 이를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아 배경에 관심이 모아진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 16일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과 우리 박진 외교부 장관의 첫 화상통화 뒤 배포한 자료에서 박 장관이 "한국은 항상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한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나 우리 외교부 자료에선 관련 내용이 빠졌다. '하나의 중국'은 "합법적인 중국 정부는 오로지 하나"란 것으로서 "중국 대륙과 대만·홍콩·마카오는 절대로 분리될 수 없다"는 중국 당국의 대내외 정책기조다.
그뿐만 아니라 왕 위원이 박 장관에게 "신(新)냉전 위험을 방지하고 진영 대치에 반대하는 건 (한중) 양국의 근본이익과 관련돼 있다" "'(한중 간) 디커플링'(탈동조화)의 부정적 영향에 반대한다"고 말했단 사실도 중국 측 자료에서만 공개된 부분이다.
이에 대해 우리 측은 "각국과의 통화 내용에 대한 보도자료엔 각자의 관심 사안을 우선 반영한다"며 "그 과정에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우리 외교부가 오는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최근 미국의 대외정책 방향을 의식한 나머지 한중 외교장관 통화 내용 중 '민감'한 부분을 의도적으로 빼고 공개했을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일례로 미 국무부는 이달 5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게시된 미국·대만 관계 설명자료에서 기존에 있던 '대만은 중국의 일부' '미국은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그러자 중국 외교부는 10일 "'하나의 중국'을 빈 껍데기로 만들려는 잔꾀"라며 반발했던 상황이다.
이에 대해 우리 정부 고위 소식통은 "정부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존중한다고 기회가 있을 때마다 밝혀왔고, 이는 변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윤석열 정부가 '한미동맹 강화·발전'을 대외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꼽고 있고, 중국 당국이 이 부분에 상당히 신경을 쓰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한중 장관 통화 내용 자료에도 이 같은 흐름이 고스란히 반영돼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특히 우리 측 자료에서 '삭제'된 왕 위원의 '한중 간 디커플링 반대' 발언 등의 경우 이달 말 공식 출범할 전망인 미 정부 주도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우리 정부는 IPEF 출범과 동시에 참여하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대중전문가는 "정의용 전 장관과 왕 위원의 통화 관련 내용 자료에서도 중국 측은 '하나의 중국'을 언급했지만 우리 외교부는 그 사실을 밝히지 않은 사례가 있다"며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만 등 문제가 어떻게 언급될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ntiger@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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