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5.4%만 "재택근무 해봤다"..비정규직은 2.4%에 그쳐

박태우 2022. 5. 18.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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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콘텐츠 제작 업체에서 영상편집 업무를 하는 한아무개(30)씨는 코로나19 2년 동안 팀에서 유일하게 재택근무를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최근 일부 정보기술(IT)업체와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택근무 제도화나 '워케이션'(휴가지에서 업무 병행) 결정이 화제가 되고 있지만, 한씨처럼 재택근무를 아예 해보지 못한 노동자가 훨씬 더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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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트 코로나 '뉴노멀' 재택근무]포스트코로나, '뉴노멀' 재택근무
재택근무, 대기업·고소득 업종에 쏠려
게티이미지뱅크

영상콘텐츠 제작 업체에서 영상편집 업무를 하는 한아무개(30)씨는 코로나19 2년 동안 팀에서 유일하게 재택근무를 한번도 해보지 못했다. 다른 직원들은 재택근무를 했지만 한씨만 제외됐다. 회사가 영상자료를 외부로 반출하는 걸 싫어하고, 개인 장비로 편집을 못 하게 했기 때문이다. 한씨는 “원래 폐가 안 좋아서 감염될까 봐 걱정을 많이 했다”며 “인프라만 갖춰졌어도 재택을 충분히 할 수 있는 직무인데도 그렇지 못해 박탈감이 심했다”고 했다.

최근 일부 정보기술(IT)업체와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택근무 제도화나 ‘워케이션’(휴가지에서 업무 병행) 결정이 화제가 되고 있지만, 한씨처럼 재택근무를 아예 해보지 못한 노동자가 훨씬 더 많다. 민주노동연구원이 지난해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고용형태별부가조사 자료를 분석한 내용을 보면, 2099만명에 달하는 임금노동자 가운데 재택(원격)근무를 활용하고 있는 노동자의 수는 전체의 5.4%인 114만명에 불과하다.

재택근무 활용 현황을 사업장 규모별로 보면, 300인 이상 사업장 소속 노동자 가운데 재택근무를 활용하는 노동자의 비중은 16.7%(46만5000명)지만, 100∼299인 9.8%(19만6000명), 30∼99인 6.8%(27만2000명) 등 사업장 규모가 작아질수록 비중이 줄어든다. 업종별로도 정보통신업이 24.8%로 가장 많고, 공공기관이 집중된 전기·가스 등 공급업 18.4%, 금융·보험업 15.7% 순으로 이른바 ‘고소득’ 업종에서 재택근무 활용 비중이 높았다.

고용 형태에 따른 편차도 크다. 통상 ‘비정규직’이라 일컬어지는 임시·일용직, 한시·시간제·호출·파견·용역 노동자들 910만명가운데 재택근무를 활용하고 있는 노동자는 2.4%(21만6000명)에 그쳤다. ‘정규직’ 노동자 1189만명 가운데 7.8%(92만4000명)가 재택근무를 활용하고 있는 것과는 차이가 크다. 특히 한국노동연구원이 지난해 7∼9월 재택근무를 시행하고 있는 사업체 620곳에 대해 조사한 결과, 50%인 310곳이 정규직만 재택근무가 가능한 것으로 조사됐다.

재택근무가 일·생활 양립과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되는 이상, 재택근무가 불가능한 업종·직종이 아니라면 확산 노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기업 보안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사무실과 같은 능률을 올릴 수 있는 장비와 업무 시스템이 필요하고, 사무실이 아닌 곳에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직무를 골라내며, 노동자들의 성과·인사 관리를 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손연정 한국노동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직무 특성을 기준으로 원격근무가 가능한 노동자의 비중이 35%에 달한다는 연구가 있는데 아직 5.4%밖에 안 된다”며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고용노동부는 재택근무제를 포함한 유연근무제 도입 기업에 간접노무비·인프라 지원과 일터혁신 컨설팅 사업을, 중소벤처기업부는 메신저·화상회의·그룹웨어 등을 지원하는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을 지속할 방침이다.

박태우 기자 eh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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